제193집: 아시아 태평양 시대의 주역이 되자 1989년 10월 12일, 한국 서울 신라호텔 Page #317 Search Speeches

대전환기와 한국

잘 아시다시피 오늘날 세계는 미국과 소련을 양극으로 해서 유지되어 오던 동서냉전시대가 이제 더 이상 존속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소련의 개방정책, 중국의 개혁과 민주화 갈등, 그리고 헝가리·폴란드를 비롯한 동구권에 일고 있는 일대 개혁 등, 혁명이라는 말로 표현됨직한 변화들은 공산주의와 그 체제의 한계와 아울러 종래의 양극 이데올로기 대립 구조가 무너지고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국제 경제면에서도 유럽공동체가 1992년까지 단일시장으로 통합되는 등 세계경제가 다원화 블록화 추세로 이행되는 전환기적 상황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와 전환의 시대에 우리 나라는 어떻게 대처하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겠습니까?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지극히 미묘한 위치에 있어서 예로부터 강대국들의 세력 확대를 위한 요지가 되어 역사적인 희생을 치러 왔습니다. 동서 양극시대에 대표적인 고난을 겪은 우리 조국은 다원화와 화해의 시대를 맞았다고 해서 국익이 보장되고 민족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닙니다. 한국을 중심한 4대 강국, 즉 미국·일본·소련·중국은 한반도에 각각 중요한 관심과 이해관계를 가지고 얽혀 있습니다.

본인은 이러한 한국의 상황을, 하나님의 섭리적 관점에서 세계와 역사의 축소체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런고로 모든 역사적 인연과 세계적 문제가 직접 간접으로 이곳 한반도에 연결되어 있으며 따라서 한국은 세계문제의 축소체요, 세계문제의 해결은 한국문제의 해결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만장하신 귀빈 여러분!

본인은 일찍부터 하늘의 소명을 받고 하나님의 뜻을 지상에 실현시키기 위해 생애를 바쳐 왔습니다. 한민족이 하나님의 섭리의 중심민족임을 잘 아는 본인은 역사를 통한 민족 수난의 의미를 남달리 해석하면서, 분단 한국을 통일조국으로 전환시키는 일이 곧 평화세계의 실현과 직결됨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와 그 체제가 황혼기를 맞았다고 해서 현금의 자유세계가 그 사상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서구사회의 모순들은 무엇으로 극복해 나갈 것입니까? 본인은 8·15와 6·25를 통한 분단민족의 비참한 운명을 직시하면서 남북통일시대를 대비할 사상을 정립하고, 국제적 기반을 닦는 일에 내 생애를 걸 것을 하늘 앞에 서약하고 지금까지 40여 년간 노력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