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집: 축복가정이 가야 할 본질적 사랑의 길 1983년 05월 05일, 한국 중앙수련원 Page #86 Search Speeches

어려운 사람"을 위해 희생하" 사람이 돼야

우리 어머니도 애기 참 많이 낳았어요. 나를 낳은 육신의 어머니도 애기를 참 많이 낳았다구요. 열 셋을 낳았으니까 어지간히 낳았지요? 그런데 다섯 형제는 영계에 가고 팔 남매가 남았어요, 팔 남매. 형님 한 분이 있고 누님 동생들이 있지요. 그런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 가정에서 내가 이렇게 될 줄은 누구도 생각지 못했지요.

또, 그다음에는 학교 다닌다고 왔다갔다하면서 그저 감옥에 다니고…. 우리 어머니만 해도, 1940년대, 그때만 해도 흥남감옥에 있을 땐데 천리길이 멀다 않고 매달 면회 오갔지만 감옥에 있었어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다구요. 그런 얘기하면 한이 맺힌다구요. 그렇지마는 내가 아무 집의 아들이지만 그 아들은 어머니 아버지가 걱정할 수 있는 아들이 아니다 이거예요.

그건 내 자신이 아는 거예요. 부모라서 뭘해 가지고 오면 말이예요, 좋은 옷이나 먹을 것을 한 보따리 해오면 옷도 안 입고 다 나눠 주고, 먹을 것도 다 나눠 주는 거예요.

옷을 입은 거 보니까 전 달에 나눠 주었는데도 정갱이가 보이거든요. 겨울이고 바람이 부는데 펄럭거리고 살이 보이는 옷을 입고 들락날락하는 걸 길가에서 봤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어머니가 얼마나 화가 나겠어요. 그것이 자기 아들이니까 화날는지 모르지만, 내가 요전번에 해다 준 그 옷은 다 어떻게 했느냐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어떡하긴 뭘 어떡해? 나보다 더 불쌍한 사람 나눠 줬지' 그랬다구요. 답변은 간단한 거예요. 나보다 불쌍한 사람 나눠 줬지.

그리고 '미싯가루는?' 하고 묻길래 '미싯가루도 전부 배고파 하니 한번 실컷 먹으라고 다 나눠 줬지' 했어요. 그런 식이었어요. 그러니 그 눈에서 눈물이 쑥쑥쑥쑥 떨어져요. 그건 뭐 내 어머니, 일대일의 어머니의 심정은 그럴 수도 있지만 천정을 논하는 이 자리를 중심삼고 볼 때 나는 잘했다고 본다고 하면서 어머니 왜 우느냐고, 내가 당신의 아들이지만 쩨쩨한 아들이 아니라고, 어머니가 눈물 흘려 가지고 동정받을 수 있는 그런 비굴한 아들이 아니라고 책망하니까 날 보면 무서워했다구요. 어머니가 나를 무서워했어요. 당장에 눈물을 거두라고 하던 그 일이 엊그제 일 같아요.

아버지보다 나를 더 무서워했거든요. 어머니의 남편 되시는 분이 그럴 때는 '예이, 이놈의 영감쟁이' 하고 따지려 들고 별의별 타박을 다 했을 테지만 아들이 한번 서릿발 같은 눈을 해 가지고 호되게 해 놓으니까 쓱 돌아서 눈물을 흘리는 거예요. 그런 게 엊그제 같아요.

그게 불효지요? 불효자였어요, 효자였어요? 어디 나이 많은 아저씨들, 한번 대답해 보소. 거 불효자였소, 효자였소? 여기 온 아저씨 아줌마, 아들딸이 그러면 어떻게 하겠나요? 어떻게 해요? 설명도 없이 그래 놓으니 그 어머니 마음이 어떻겠어요? '아이고, 천리길을 찾아갔더랬는데 그놈의 자식 같으니라구─그때는 그놈의 자식이지요─에미의 마음을 이렇게 두고 말이야, 어미를 그렇게 매정스럽게 대하는 법이 어디 있냐' 이거예요.

그래 가지고 돌아와 가지고는 형제들을 모아 놓고 그저 눈물 콧물을 흘리고 네 다리를 뻗고 울고불고했다는 거예요. 내가 감옥에서 나와 가지고 형제들을 만나서 그런 말을 듣게 될 때 안됐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나로 말미암아 화를 받았다든가 한 일이 없었어요. 어떠한 시대를 막론하고 그러한 일 때문에 내가 잘못했다고 책망할 사람은 한 사람도 없어요. 그런 자신 있는 생활을 거쳐왔어요. 거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예」

자, 그런 걸 생각할 때, 집의 가훈이 그렇고, 내 자신이 배고픈 사람을 놔두고 자기 혼자 살겠다고 하면 가훈의 도리를 보더라도 그것은 안 되는 거라구요.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 나는 몸이 튼튼해서 추위를 덜 탔는데 뼈밖에 없어 가지고 오돌돌 떠는 사람들을 좌우지간 무엇이든 솜을 넣은 거 입혀 주는 게 인간의 도리예요. 그런 등등을 하다 보니 하나님이 날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시겠어요, 무슨 말인지? 하나님이 나를 좋아하는 것 같더라 이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남들이 죽으라 하는 골짜기에서도 죽지 않고, 죽었다고 내버린 그 자리에서도 살아 났고, 그러면서 이 자리까지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