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집: 너는 누구의 것인가 1958년 03월 16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98 Search Speeches

부자관계의 회복을 위한 종교의 가르침

원래 인간이 타락하지 않았다면, 선의 가치를 지닌 하늘의 상대적인 입장에 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타락함으로 말미암아 선의 부모와의 인연이 끊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인간은 슬픔의 길을 걸어오게 된 것입니다. 인간은 죽음의 고개를 넘어서라도 이 선의 부모와 끊겨진 인연을 회복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인연을 어떻게 맺을 것인가? 그 인연은 어떠한 세계적인 주의 주장이나 어떠한 국가이념, 사회적인 어떠한 체제로 맺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여러분의 마음에서 맺어져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의 마음속에서부터 그 한 사실이 결정되지 않는 다면, 아무리 이 세계가 행복스러운 세계, 선의 세계가 된다 할지라도 여러분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게 된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여러분의 욕망은 여러분 한 개체를 넘어서 국가, 혹은 세계를 향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소유의 욕망을 지니는 그 자체도 귀하겠지만 그보다 더 귀한 것은 무엇일 것인가? 먼저 자신을 영원 불변의 주체에 속한 자체인 것을 인정하고 그 다음 우주적인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바로 그러한 사람이 있다면 이 땅 위에는 그를 칠만한 어떠한 권세나 세력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인간들은 이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주장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만물을 취하고 우주를 주관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인간세계에 있어서 천주적인 이념을 나타내는 주의 주장이 있다면, 그것은 종교입니다. 종교 이상의 주의 주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창조주를 대해 그분이 우리 아버지요, 우리는 그의 아들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 그리고 뗄래야 뗄 수 없는 부자의 인연과 그 가치를 토대로 출발한 것이 종교입니다. 따라서 참종교는 단지 어떠한 민족을 지배하는 차원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의 국가, 미래의 세계, 더 나아가서는 천주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창조주는 이상을 통해 지음받은 땅과 인간이 삼위일체적인 관계로서 하나되고자 하는 목적을 향해 움직여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을 찾아 회복하기 위한 것이 종교이기 때문에, 종교는 지금까지 주종의 관계를 중시하여 나왔습니다. 또한 무엇이 먼저이고 무엇이 나중이라는 선후의 관계 등으로 질서적인 인연을 맺어 나왔던 것입니다. 천륜이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악이라는 것은 어디에서 출발되었는 가? 천륜을 중심한 질서적인 인연을 벗어나는 것에서부터 악은 출발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늘은 여러분이 만우주의 것이요, 창조주의 것이요, 여러분 자신의 것이라 할 수 있는 그 한 기준을 세워 주기 위해 오늘날까지 수고해 나오신 것입니다.

여러분은 미래의 중심이 되고자 원합니까? 하나님과의 인연이 없이 세워진 인간세계의 중심은 영원하지 못합니다. 혹은 민족이 중심이 되고 싶습니까? 여러분의 뜻대로 민족의 중심이 되었다 하더라도, 여러분은 타락한 인간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한번 꺾일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 앞에 당당하게 나섰다 하더라도 한번 꺾일 때가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종교의 길, 즉 도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을 버리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그 말씀은 언제나 버리라는 것은 아닙니다.

타락한 인간이 선의 노정을 거쳐나가는 데 있어서는 말할 수 없는 우여곡절의 노정을 거치고 혁명과 투쟁의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과정을 거쳐야 할 인간들이기 때문에 어떤 민족이든지 어떠한 주의에 치우쳐 고착되어 버리면 그것이 깨질 것을 아시고 그 모든 것을 버리라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기독교가 이 땅 위에 하늘을 운운하면서 나타나게 될 때에 말할 수 없는 핍박을 받은 것입니다. 또한 어느 시대에 있어서나 하늘을 내세운 개인이나 민족은 환영받지 못했던 것입니다. 2천년 전에도 예수님께서 신약의 복음을 들고 나섰지만, 그를 국가적으로 세계적으로 다 몰아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예수님 이후 지금까지 어느 시대에 있어서나 기독교를 핍박하지 않은 민족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 땅 위에 기독교의 이념을 세우기 위하여 어떠한 국가의 정책적인 이념이든지 예수님께서 주장하는 내용과 일치되지 않을 때는 용납하지 않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