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집: 가야 할 험한 길 1969년 11월 09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48 Search Speeches

아브라함이 넘어야 했던 -한 고개

그러면 아브라함을 중심삼고 볼 때, 아브라함이 가는 길이 평탄한 길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와 관계맺고자 할 때 하나님께서 그가 처해 있는 환경에서 모든 인연을 그냥 그대로 환영하고, 인정하는 자리에서 인연맺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러나 그런 자리에서는 그와 인연을 맺을래야 맺을 수 없는 것을 아시는 하나님은 그에게 모든 인연을 끊으라는 명령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친척과 아비가 살고 있는 본토인 갈대아 우르에서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타향살이의 길을 떠나라고 명령하셨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도 그 일이 어렵다는 것을 아셨습니다. 아브라함 자신도 하나님께서 알고 계시는 기준만큼은 못 될지라도 자신이 그러한 한때를 반드시 거쳐 가야 한다는 내심적인 믿음이 있었기에 천명을 받고 갈대아 우르를 떠나 집시의 생활을 하였던 것입니다. 이것은 아브라함에게는 말할수 없는 험한 길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이 험한 고개를 앞에 놓고 과거의 인연을 아쉬워하고 남겨진 자기의 인연을 중심삼고 슬퍼했더라면, 제1의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의 이름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위에 남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뜻 앞에 나서는 길은 평탄한 길이 아니라 그 길 앞에는 험한 고개가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이것을 볼 때, 험한 고개를 넘지 않고서는 결코 하늘을 찾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동기와 기원은 어디에서 생기느냐? 아브라함으로부터 생긴 것이 아닙니다. 아브라함 자신으로 말미암아 이런 길이 생겼기에, 그 험한 길을 가야 할 운명이었다면, 거기에서는 자기의 잘못을 자극하면 할수록 그에 비례되는 결의를 가지고 험한 길을 넘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 자신으로 볼 때에는 그런 험한 고개를 넘어야 할 아무런 사연이 없었습니다. 자기 스스로 저지른 역사적인 죄과나 혹은 과거에 저끄린 허물이 없는 입장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부름받은 아브라함은 제1의 믿음의 조상이 된 것입니다.

아브라함에게 있어서는 평탄한 길을 가야 할 텐데도 불구하고 험한 고갯길을 가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되었을 때, 이것은 아브라함 자신에게는 말할 수 없는 시련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선조의 모든 인연을 벗어날 수 없는 후손으로 태어난 아브라함이었기 때문에, 하늘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선조가 저끄린 험한 고개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밟고 넘어서지 않고서는 하늘로 돌아갈 수 없는 고로 하나님께서는 번번이 공식과 같은 이런 내용을 가지고 이 고개를 넘어가라고 명령하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이 고개를 넘어가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부모를 버려야 되고 사랑하는 형제를 버려야 되는 것입니다. 또, 지금까지 자기가 소유하고 있던 모든 재물은 물론이요, 자기가 그 땅에서 소원하여 인연으로 남기고 관념으로 남겼던 모든 사연을 일소해야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늘로부터 새로운 인연, 즉 새로운 부모와 새로운 형제의 인연 속에, 새로운 마음, 새로운 이념을 갖고 그런 환경을 밟고 넘어서지 않고는 새로운 출발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인간으로는 갈 수 없는 어려운 고빗길을 제시했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알아야 되겠습니다.

만일 아브라함이 이것을 일소하고 고향산천을 뒤로 하고 황무지와 같은 광야를 향해 떠나지 않았다면, 오늘날 우리는 복귀섭리의 한때를 맞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그런 시련과 고통을 당하는 어렵고 험한 길이었지만 그 고갯길을 무난히 넘을 수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역사적인 새로운 기원이 마련되었다는 것을 우리들은 알아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