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집: 조심히 살펴야 할 신앙의 길 1959년 04월 12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09 Search Speeches

절대적으로 부정해야 할 나

여러분은 지금 자신을 갖고 있습니까? 스스로 장담하고 있습니까? 자신이 있다면 그 자신은 누구를 통한 자신입니까? 개인을 통하고 환경을 통과할 수 있습니까? 사회, 국가, 세계를 통과할 수 있습니까? 더 나아가서 천륜이 있다면 천륜을 통과할 수 있습니까? 이런 문제에 대해 자신을 갖지 못하는 한 여러분은 자신을 절대적으로 부정해야 됩니다.

이러한 입장에 처해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여러분은 항시 천륜이 지향하고 움직이는 방향은 어디며 그 종착점은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인가 하고 찾아 헤매야 합니다. 여러분이 자신있게 주장하고 자랑하는 무엇보다도 그런 마음이 간절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것을 알지 못하고 자기를 내세워 자랑하고 자기를 중심삼고 움직이는 범위가 크면 클수록 끝날에 역사적인 배반자로 등장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생각해야 됩니다.

우리는 부족한 자들입니다. 우리는 몰리고 있고 사정에 휩쓸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가 '천륜아 나를 밀어다오' 할 자신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없습니다. 못 가집니다. 우리의 선조들도 자신을 갖자 못한 걸음으로 하늘을 찾아 나왔습니다. 그러기에 하늘이 명령하는 곳으로 갈 때마다 한 걸음도 조심하고 두 걸음도 조심하고, 한 날의 생활도 조심하고 한 밤의 잠결에서까지도 조심하여 나왔다는 것을 우리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고로 이런 생활을 하지 못하는 자라면 뜻을 받든다 할지라도 최후에는 하늘 뜻에서 이탈하고, 하늘 뜻을 사탄세계에 돌리는 데 공헌한 자로 종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신없는 가정이요, 자신없는 민족이요, 자신을 갖지 못한 국가요, 자신을 갖지 못한 세계이기 때문에, 이 세계의 어떤 무엇, 어느 누구도 천륜앞에 불변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이런 입장에 처하여 있는 우리인 연고로 우리는 하루의 생활을 조심하고, 일년의 생활을 조심하고, 일생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렇게 조심하며 가는 것이 선을 바라보고 나아가는 걸음걸이임을 알고 우리들은 걸어야 되겠습니다.

역사는 발전해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으로부터 씨족을 거쳐 부족으로, 나아가 민족을 거쳐 국가, 세계로까지 발전해 나왔습니다. 과거의 수많은 씨족들은 자기들의 이념과 자기들의 주장을 가지고 있었으나 시대의 흐름에 의해 씨족시대에서 민족시대로 이행될 때에는 씨족시대의 모든 사조(思潮)들이 민족시대의 사조에 휩쓸려 들어갔고, 또 민족시대의 사조는 국가시대의 사조에 휩쓸려 들어갔고, 국가시대의 사조는 세계시대의 사조에 휩쓸렸고, 세계시대의 사조는 앞으로 천륜에 휩쓸릴 것입니다. 역사는 이렇게 하나의 귀일점을 향하여 흡수되어 나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되겠습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을 부정하지 못할진대, 오늘의 나는 어떠한 자리에서 살고 있고, 움직이고 있고, 서있는 나인가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살고 있는 그 자리가 마지막 종착점이라면 문제는 간단하지만, 여기에서 또 변혁되어야 하는 역사가 남아 있다면, 여러분은 역사 이념시대, 혹은 섭리 이념시대, 혹은 신앙 이념시대의 목적지에 당도하지 못하고 중간에서 머무는 자밖에 되지 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