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집: 아버지와 나 1959년 07월 12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54 Search Speeches

예수님의 심정세계

이러한 견지에서 헤아리게 될 때, 땅의 인간을 위해 왔던 예수님은 무한히 슬픈 분이었습니다. 하늘을 대신하여 오셨던 예수는 무한히 슬픈 분이었습니다. 그의 눈물은 인간의 슬픔을 대신한 눈물이요, 그의 서러움은 하늘의 서러움을 대신한 서러움이었음을 어느 누구도 몰랐습니다. 그의 3년공생애노정에서 겪은 고난은 인간을 위한 고난이요, 하늘을 위한 고난이었음을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의 죽음은 인류를 대신한 죽음이요, 하늘의 심정에 남겨진 피어린 자국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아무도 몰랐습니다.

예수께서 마지막으로 하늘을 향해 기도하실 때 "아바 아버지여 만일 할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26:39)"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모든 사정을 초월하신 기도였습니다. 인간 속세의 일체를 초월한 자리에서 하신 기도였습니다. 나는 아버지의 것이요 아버지는 내것이오매, 내 서러움이 아버지의 서러움이라 생각하신 예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죽음이 억울한 것이 아니요 아버지께서 더 수고하시고 더 아파하시고 더 억울해 하신다는 일체적인 감정을 느끼셨고, 하늘에게는 그렇게 고통을 받으면서도 인간을 붙들고 만민을 구하여야 할 뜻이 있다는 것을 아셨기에 그 길을 늠름히 넘어설 수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되겠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 온 인류를 찾기 위한 뜻을 중심삼고 예수의 심정과 하나님의 심정이 통하였기에 그 뜻을 세우려고 예수님께서는 죽어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다고 하기는 쉽지만 그 내용에 들어가 심정을 통하는 자리까지 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만일에 하나님이 심정을 통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시지 않는다 할진대 참다운 사랑이라는 것도 없어야 할 것입니다.

아버지라 부르시던 예수의 음성, 불쌍한 자녀들을 대하여 외치셨던 예수의 말씀, 그 말씀의 전부가 하나님의 심정에서 우러나서 예수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어늘, 여러분은 성경 말씀을 볼 때에 눈 앞에 계신 듯이, `주님!' 하고 그를 붙들고 싶은 심정을 느껴 봤습니까? 더 나아가서는 `아버지, 저는 아버지의 것입니다. 몸도 아버지 것이요, 마음도 아버지 것이요, 내 사무친 심정도 아버지 것입니다. 아버지 것 외에 제 것이라고는 일체 없습니다'라고 할 수 있는 심정을 통해 보았습니까? 못 통해 봤으면 자녀의 입장에 서지 못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잠을 잊고 밤을 새워 기도하실 때에도 아버지가 같이하심을 알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했다는 것입니다. 30여년의 생애를 거쳐나가는 동안 그 생활 속에 핍박이 몰려오고 어려운 십자가가 가로놓이는 자리에 설지라도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심정을 가지고 사셨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탄이 침범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심정의 세계는 둘로 나뉘어져 머물 수 없습니다. 사정의 세계에는 많은 수가 움직일 수 있으되 심정의 세계에는 둘이 있을 수 없습니다. 4천년 역사의 심정을 받들어 나가는 자리에는 부자의 인연 외에는 일체 내놓을 수 없습니다. 거기에 어떤 다른 논거를 세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한마디 말씀은 아버지의 말씀이요, 예수님의 요구는 아버지의 요구로 나타날 수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만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