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집: 세계의 어머니 1992년 11월 22일, 한국 한남동 공관 Page #344 Search Speeches

어머님의 특별하신 능력

(모스크바 대회를 청취하고 나서) 우리 엄마는 기쁘겠다. 「아버님도 기쁘시구요. 」 그래요. 처음에 한국에서 이런 대회를 한다고 할 때 어머니가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아빠가 하는 거요, 제가 하는 거요? ' 하고 묻길래 '엄마가 하는 거요. ' 했더니, '어, 큰일났다!' 하더라구요.

그렇게 시작해서 60개 도시를 다 끝내니까 전국에 태풍이 불었습니다. 한국 대회가 끝나니까 이번에는 '일본에 가서 또 해야 돼요. 일본 말로 해야 돼요!' 했습니다. 어머니가 일본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닙니다. 대개 읽을 줄이나 알지요. 몇 개월 동안 기초는 배웠지만, 일본 말을 잘 몰라요. 그런데 일본 말로 강연하라는 것이 큰 위협이지요. '정말 일본 말로 해요? ' 물어 보더라구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처음 몇 구절만 일본 말로 하고, 그다음엔 통역을 쓰겠지? ' 하고 생각했다는 거예요. 그런 어머니에게 '아니, 전문을 일본 말로 해야 돼!' 했습니다.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구요. 일본 말의 발음을 배운다든가 해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코디악에서 전부 다 그 놀음을 한 거라구요. 보통, 원고는 토를 달고 하는데 전부 다 지워 버리고 그냥 백지를 들고 가라고 했어요. 그래서 그 원고를 전부 다 공부해 가지고 간 거예요. 처음에 일본에 가니까, 일본 식구들이 '정말 어머님이 일본 말로 강연하느냐? '고 묻더라는 거예요. 그건 꿈에도 상상하지 못할 일이지요. 여러분, 한 달 동안 공부해 가지고 영어로 강연할 수 있어요? 한두 달 정도 해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어머님은 참 소질이 있습니다. 발음이나 이런 것에…. 여자들은 그런 데 소질이 좀 있지요? 내가 쭈욱 감독하고 코치했는데, 특별히 어머니는 그런 소질이 많더라구요. 일본에서 첫번째 대회 할 때 도쿄돔에 5만 명이 모였습니다. 한국도 아닙니다. 일본 본판으로 들어가 가지고 일본 말로 한다고 하니까 식구들은 전부 믿지 않았다구요. 그런데 어머니가 계속 일본 말을 하는 것을 들어 보니까 발음이 아주 똑똑하더라 이거예요. 그러니까 한두 줄을 읽고 나니까 박수를 하는 거예요. 세상에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청중들도 '일본 말로 할 게 뭐냐? 엉망진창일 것이다. ' 생각했는데, 일본 사람이 못 따라갈 만큼 발음을 깨끗이 해내니까 관중이 함성을 지르는 것입니다.

또, 일본 말을 잘 모르는 사람이 한다고 생각하니까 '어디가 틀릴까, 어디가 틀릴까? ' 하면서 한마디 한마디 읽어 나갈 때마다 전부 따라서 하는 것입니다. 고개를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는 거예요. 청중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모릅니다. 모두 하나의 심정이 되어 가지고 강연을 따라 나와 보니 '야하, 잘했다!' 하는 탄복의 소리가 나오고, 청중들이 일어서 가지고 박수를 보내는 것입니다. 그것이 첫번째 대회였습니다. 모든 일은 첫번이 어려운 것입니다.

그다음에 10개 도시를 완전히 휩쓸었습니다. 이것이 감동적이라구요. 내용이 참 감동적입니다. 인간의 근본문제는 간단하지만…. 그렇게 해서 일본 대회가 끝나게 되었는데, 그다음엔 미국에 가야 된다고 하니까 또 놀라는 것입니다. 거기에 '미국에 가서는 영어로 해!' 했다구요. 영어는 대개 해독합니다.

어머니가 강연하기 위해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하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하는 것을 보게 되면 발음도 참 좋고 유창하다구요. 영어를 하는 사람들이 놀랄 만큼 쭈욱 해 가지고 미국을 전부 다 들었다 놓은 것입니다. '동양 여자가 와 가지고 뭘 하겠느냐? ' 이렇게 생각하다가도 레버런 문이라는 사람이 유명하기 때문에 '그 여편네가 어떤 사람인가 보자!' 하고 오는 거예요.

레버런 문은 독재자 같고 폭군 같다고 해서 '엠(M) 마피아'라고 소문이 났습니다. 그러니까 '엠(M) 마피아'의 여편네는 얼마나 지독할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여편네를 보면 그 남편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래 가지고 여편네라는 사람이 나타났는데, 어머니가 얌전한 거예요. 동양의 미모는 서양의 미모와 비교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말씀하는데, 음성도 좋고 태도도 좋았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30여 년 동안 모든 국제회의를 수천 번 다녔기 때문에 대중 앞에 나설 때의 매너가 훌륭하게 자리잡혀 있었던 것입니다. 태도를 보나, 영어로 말씀할 때를 보나, 박수 받을 때의 포즈로 보나 만점입니다. 거기에 모였던 여자들이 지금까지 계속 그 소문을 내고 있습니다. 레버런 문이 아시아 여성을 내세워서 미국 여성, 서양 여성의 콧대를 꺾었다고 소문이 난 것입니다. (웃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