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집: 행복한 무리들 1960년 05월 01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29 Search Speeches

불행한 인간"

하나님이 계시다 할진대 그 하나님은 피조물이 어떠하길 바라셨을 것인고? 하나님이 계신 곳에 그 지음받은 것들도 같이 있기를 바라시고, 하나님이 기뻐하면 그 지음받은 것도 역시 같이 행복하기를 바라셨습니다. 이러한 입장에서 모든 피조물을 지었다고 우리는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인연인지 알지 못하나 이 땅 위에 태어났습니다. 이러한 우리를 종교의 명사를 빌어 말하면, '지음받은 우리'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피조물이라면 이를 창조하신 절대자가 있어야 할 것이니, 그를 일컬어 하나님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과 그 하나님으로부터 지음을 받은 우리 인간은 도대체 어떤 관계가 있기에 오늘날의 인간들이 이렇게 되어 있는가? 하나님이 불완전하게 우리를 지으신 것인가, 아니면 지으신 하나님이 불완전하신 것인가?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는 곡절이 현 인간들에게 내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지고지선(至高至善)한 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고지선'이라는 말을 하려면 거기에 우리 생애의 이상적인 모든 요소가 다 내포되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마음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지정의(知情意)의 감정을 충만히 충당시킬 수 있는 내용이 갖추어져 있어야 된다고 우리는 단정지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하나님께서 우리의 절대적인 주체자요, 절대목적의 중심으로 계실 수 있고 나아가서는 실체로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인간이 지고지선의 존재, 최고의 절대의 기준에 계신 존재와 인연되지 못하는 어떤 조건이 개재되었는데 그 조건을 악이라고 하고, 그 조건이 생긴 것을 타락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천지만물 중에 목적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습니다. 아무리 미물(微物)인 세균 하나라도 어떤 목적을 위해 그 생을 영위하게끔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부모의 혈육을 받아 태어난 그 시간부터 자신은 모른다 할지라도 나를 살려 주고 나를 가르쳐 온 대천륜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재료로서 존재해 나왔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인식하여야 되겠습니다.

어떠한 목적을 위한 재료, 이 재료와 어떠한 목적의 실체와 하나될 수 있는 때가 온다면, 그때에 비로소 재료로서 백퍼센트의 가치를 발휘할 것이고, 그때에 비로소 재료로서 자기의 요구조건과 자기의 목적하는 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에게도 그런 때가 와야 비로소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들은 마음을 헤쳐 놓고, 심정을 헤쳐 놓고 생활의 어떠한 분야를 세부적으로 분석해 볼 때, 행복이란 명사는 있을망정 자신이 행복하다고 자랑할 그 무엇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행복하다고 스스로 자랑할 그 무엇을 갖지 못했을 뿐더러 남이 행복하게 볼 수 있는 귀한 그 무엇도 갖지 못하고 있는 우리입니다.

하나님께서 대우주의 목적을 세우시고 피조만물을 지으셨을 텐데, 지음받은 인간이 그 목적을 달성한 뒤에도 슬픔이 다시 연속된다면 나는 그런 창조 싫습니다. 고통이 개재되는 창조목적 달성이라면 모두 싫어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창조목적이 이루어진 후에 비록 슬픈 일과 고통스런 일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을 슬픔과 고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기쁨을 자극시킬 수 있는 재료가 되고 생명을 형성할 수 있는 하나의 요소는 될 수 있을지언정 생명을 지배하고 행복한 기쁨을 유린하는 요소는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입장에 처한 사람이 이 땅 위에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될 때에, 땅 위에 사는 사람들은 전부 불행하다고 결론을 지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치에 세워진 자신들인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우리들이 무엇을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자신을 자랑하고 있으되 자신을 자랑할 아무것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내 생명이 있다 하여도 그 생명이 대우주의 이념, 혹은 대우주의 행복세계 앞에 어떤 재료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갖춘 인격과 내가 갖춘 이념과 내가 자랑할 그 무엇을 갖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들이 대우주의 이념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기 때문에 우리들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