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집: 우리들에게 맡겨진 사명 1970년 02월 11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95 Search Speeches

선생님과 통일교단이 싸워 나온 길

그렇지만 나는 외로워해서는 안 될 운명이었습니다. 죽어서는 안 될 운명이었습니다. 외로워했다가는 기성교회를 다시 만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외로워도 외로운 마음을 갖지 못하는 입장에 서야 했던 것입니다. 다시 만나게 될 때에 복수라든가 탕감이라는 조건을 남기고 만나면 하늘에 한이 남아지기 때문에, 원수를 위하여 뒤를 바라보면서 복을 빌어야 할 입장에 선 것이 하나님이신 것을 잘 알았습니다.

이런 쫓김의 길, 몰림의 길, 추방의 길을 피해서 이제 해안선에 다달았습니다. 그리고 해안선의 맨 끝에 머물러 섰습니다. 하나님은 거기에서 새로운 한 아들의 모습을 세워 새로운 장비를 주어서 민족대결이라는 운명을 걸어놓고 지금까지 나오셨습니다. 선생님은 원수의 무리를 헤쳐 나올 때마다 하나님의 심정을 생각했습니다. 종의 마음을 가지지 않고는 그런 기반을 닦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수십년 역사과정을 거치면서 그러한 길을 걸어 나온 것입니다.

종의 인연을 벗어날 수 없는 그늘에서 산 사나이였습니다. 나에게 원수가 많더라도 그 원수를 갚아서는 안 되고, 원수를 위하여 기도하여야 할 책임을 느끼며 나왔습니다. 그렇게 하여 오늘 이 대한민국에서 통일교회가 망하지 않을 기반을 닦아 놓았습니다. 이것은 어떤 사람의 협조를 받아서 된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 서 있는 이 사나이가 홀로 모든 정열과 열의와 성의를 바쳐서 갖추어진 기반인 것입니다. 그 기반 밑에는 하나님께서 수고하신 터전이 천길 만길, 천년 만년 깃들어 연결되어 있는 것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여기에서 나 자신이 어떻게 그 수고의 결실에 한 꺼풀 씌울까 하는 문제를 일생의 책임으로 알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기나긴 역사의 그늘 아래서 소생(蘇生)의 한 날을 찾아 나오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며 나온 것입니다. 원수들이 버티고 있는 바위 밑에서 생명을 가진 하나의 씨의 모습을 갖추어, 가느다란 새싹으로 그 바위를 뚫고 햇빛이 스며드는 길을 찾아 나오듯이 통일의 교단을 그렇게 찾았다는 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됩니다. 통일교단이 이루어진 거기에는 바위처럼 울퉁불퉁하게 생긴 모습, 혹은 구부러진 모습이 있습니다. 이것을 바로 세우지 않고는 우리의 가는 길이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해방 이후에 민족의 서러운 역사를 대표적으로 책임지고, 민족이 소망하는 터전을 바라고 나온 길이 있다면 그것은 통일의 길이요, 그러한 모임이 있다면 통일교단밖에 없다는 것을 나는 하나님 앞에 당당히 증거할 자신이 있습니다. 이렇게 나온 통일교회이기 때문에 망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되겠습니다.

우리가 지방에 전도나갔을 때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에게 몰림을 받았습니다. 조롱받는 서러움에 북받쳐 눈물이 이슬같이 맺혀 떨어지는 서글픔을 품고 나왔습니다. 아침 햇빛을 보면서 내일은 광명한 햇빛을 맞을 수 있는 자기의 모습을 소망삼고 오늘은 슬픔의 날, 오늘 이 하루는 인내의 날, 오늘에 찾아오는 밤은 십자가의 시간으로 삼아 이것을 극복하 기를 수 십여 생을 거쳐 지금까지 살아온 것입니다.

이렇게 몰림을 받던 통일의 무리는 무엇인지 모르지만 대한민국에서 애국애족하는 무리로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나라를 위해서 싸우고 나라를 위해서 모두 노력한다는 것을 인정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한국에서 어떤 종교단체를 말한다면 통일교회를 빼 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배척하던 무리들이 무릎을 꿇고 눈물로써 환영할 수 있는 기반을 닦은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 얼마나 수고하셨는가를 알아야 되겠습니다. 때로는 내 자신도 앞이 캄캄한 장벽에 부딪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럴 적마다 하나님은 죽지 않았다고 하시던 그 음성이 나의 뼛골에 아직까지 잠겨져 있는 것을 여러분은 모를 것입니다.

나를 불러 주신 하나님의 서글픈 사정을 나는 잊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너는 나만을 알고 있어야 하고, 나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분부하시던 말씀을 나는 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이 길을 여러분들 마음대로 생각하고 나왔습니다. 스승에 대해서도 평할 수 있는 권위를 갖고 살아 왔습니다. 책임자들을 대신하여 비판할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살아 왔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자격과 비판할 지성을 갖지 못하고 살아 왔습니다. 내가 그런 입장에서 자신이 불쌍한 것을 느끼면 느낄수록, 나보다도 더 불쌍한 분이 하나님이신 것을 이 시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이날 우리는 역사의 분함과 더불어 지금까지 참아오신 아버지의 심정을 무한히도 가슴 아프게 체휼할 수 있어야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역사상의 그 어떤 아들보다도 아버지의 마음을 잘 아는 효자 중의 효자가 되고, 효녀 중의 효녀가 되지 않았느냐? ' 고 하며 당당히 나서서 아버지를 위로해 드릴 수 있는 아들이 되고 딸이 되겠다고,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여러분이 태어나기 전부터 나는 그것을 위해 싸워 나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