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집: 나라의 뿌리와 향토애 1988년 08월 28일, 한국 한남동 공관 Page #63 Search Speeches

정적인 신세를 지면 부모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도 앞으로 후손들이 여러분을 찾아와 가지고 `우리 조상이 이러이러한 사실이 있었다' 하는 것을 알고 천년 만년 기념할 수 있는 한 지역을 남기는 이러한 것을 개척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랑스러운 겁니다. 천년 만년 남길 수 있는 그 무엇을 바라기 때문에 정성을 다하고, 자기가 거기에서 찢기고 핍박받고 그러는 일이 있는 것은 좋은 거예요.

내가 일본 식구들을 지금도 고생시키고 있지만, 일본의 한 처녀, 우리 여자 식구 한 사람이 뜻길을 알고 나서는 7년 동안 환드레이징을 했어요. 자기 몸뚱이가 살아 있는 한 몸뚱이까지 제물로 바쳐 가지고 헌신, 충성을 하겠다고 다짐을 하고, 몸뚱이가 살아 있는 한 무엇이라도 바치고 싶은 마음에 사무치는 자신을 깨달아 가지고 무얼 했느냐? 자기에게 있는 모든 것을 전부 다 뜻을 위해 바친 것은 물론이고, 아름다운 청춘시절, 여자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싶겠나요? 일본의 호화로운 문화세계에서 살고 있는 그 환경권 내에서 초조하게 환드레이징을 하면서 누구 하나 동정하지 않고 손가락질하는 환경을 지내 나오는 것만 해도 참기 어려운 것인데, 거기에서 고통길을 자원하는 것입니다. 어떤 일이 있었느냐 하면 옷을 갈아 입지 않았어요. 특히 내의를. 고생하는 일본 여자들 가운데서 내의를 내가 제일 오래 입는 여자가 되겠다 해서 7년 동안 내의 하나를 가지고 입었어요.

땀을 흘리고 입다 보니 구멍이 뚫어지면 깁고 또 깁고 해서 입은 거예요. 그리고 목욕을 안 한다 이거예요. 다른 사람이 목욕을 하는 것을 못 봤다 이거예요. 이상하다 이거예요. 목욕은 안 하는데 빨래는 한다 이겁니다. 그게 뭐냐 하면 말이예요, 그 내의를 누구한테 보일 수 없다 이거예요. 꿰매고 또 꿰매고 또 꿰맨 그 옷을 말이예요. 그 내의를 벗고 벗고 것을 볼 수 없었다는 거예요. 그 내의를 입고 목욕을 하러 들어갈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니 내의를 빨면서 목욕을 하는 거예요. 그렇게 살아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무엇을 연상했느냐? 내가 감옥에 있을 때 입던 옷이라든가 내의를, 3년 반 동안 입던 내의, 이불솜을 빼고 전부 기념품으로 남기려고 했던 것이…. 그게 전부 누더기지요. 그게 연상되더라구요.

자 선생님이 그렇게까지 일을 시킨 장본인이 됐어요. 그런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니라구요. 한두 사람이 아니예요. 위성국가에 나가 전도하던 사람은 사형을 당한 사람이 있어요. 언제 사형된다는 그 날짜를 보고받았다구요. 그런 일들이 얼마나 많으냐 이거예요. 그런 책임자라구요.

부모는 자식들의 신세를 지는 게 아니예요. 정적인 신세를 지는 게 부모가 아니예요. 정적인 짐을 자식들한테 짊어지워 놓으면 안 된다구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걸 생각하면….

또 선교 나갔다가 순교한 사람도 있잖아요? 그의 처가 살아 있고, 그의 아들딸이 자라고 있는 거예요. 그 사람들이 살아 있으면서 선생님이 잘살고 있다고 하면서 원망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런 원망의 대상이 될까봐 두려워하는 사람입니다. 알겠어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민족에게 빚을 지는 사람이 민족의 추앙을 받아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전부 저주의 굴레를 만듭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전부 주권을 가지고 나를 반대했지만 반대한 문총재는 지금 그렇게 안 되어 있거든요. 안 그래요? 그렇게 알고 선한 사람들이 가는 길….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은 전부 다 향토학교를…. 그 향토학교라는 말이 처음 나온 말이지요? 여러분이 고향에 돌아가 보면 학교가 많습니다. 국민학교도 있고, 중고등학교도 있고 다 있습니다. 있지요? 그 가운데 향토학교가 있어요. 그 향토학교는 형편없어요. 그렇지만 난 그렇게 안 봐요. 여러분이 밤을 지새워 가면서 움직이는 것은 지금까지 월급을 받고 가르치는 국민학교 선생이라든가 중고등학교 선생과는 비교가 안 되는 거예요. 땀을 흘리면서 장사해 가지고 가르치려 하고 말이예요. 일화가 많아야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