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집: 길을 잃은 양과 아버지 1960년 06월 26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43 Search Speeches

목숨이 남아 있" 한 가야 할 우리

우리들은 이 시대의 첨단에 서서 갖은 폭풍을 다 만나고 갖은 시험을 다 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뼈가 부서지고 살이 찢어지더라도 숨이 남아 있는 한, 죽어도 이것이요 살아도 이것이라고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늘이 세우고자 하는 이 민족의 4천년 역사에 빛날 수 있는 자랑스런 아들딸들이 되어 피의 제단이라도 남기고 가야겠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들에게 부여된 사명인 것입니다.

이러한 무리가 이곳 저곳, 방방곡곡에서 나와야 합니다. 황무지와 같은 이 땅 위에 하나의 생명체를 세우지 못한다면 죽음만이 있을 뿐입니다. 살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후대의 인간들 앞에 어떤 표적이라든지, 어떤 전통적인 힘의 원천을 만들어 남겨 놓아야 할 사명이 여기 모인 우리들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가야 되겠습니다. 찾아가야 되겠습니다. 역사적인 눈물의 터를 박차고, 역사적인 피와 땀의 터전을 무시하고 가야 되겠습니다. 내 앞에 적수(敵手)로 나타난 사탄과 최후의 결판을 짓는 자리에서 내가 힘이 부족하여 쓰러지더라도 나를 대신하여 설 자가 있고 형제가 있고 아들딸이 있노라고 주장할 수 있는 참목자는 어디 있느뇨? 그 참목자를 찾아야 민족이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 이 민족은 망하지 않습니다. 시기적인 어떠한 차이는 있을망정, 혹은 한 때의 고통은 있을망정 심정의 원칙으로 이루어진 천정(天情)의 기준을 통한 사람이 민족을 점령했던 역사는 없었습니다.

우리는 가야 되겠습니다. `나의 소원은 살아 생전 아버지를 모셔 놓고 아버지 앞에 승리의 산 제물과 예물을 드리고, 사탄 때문에 맺힌 아버지의 한을 풀어 드리는 것입니다. 아버지, 당신이 찾고 싶으셨던 것이 이것이 아니옵니까? 이것을 받으시옵소서'라고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런 승리의 발판을 1대에 못 남기면 2대(二代), 3대(三代)에 걸쳐서라도 필시 남기겠다는 결심을 하고, 천상 앞에 약속이라도 세워 놓고 가야 되겠습니다. 이런 사명이 우리에게 있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우리는 가야 되겠습니다. 주가 눈물을 흘리던 그곳으로 우리는 가야 되겠습니다. 주가 피땀을 흘리던 그곳으로 가야 되겠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지 않는 한 그 영광이 우리에게 허락되어도 그것은 도리어 고통이 되는 것입니다. 한술의 밥을 먹을 때 가슴을 치고, 한 벌의 옷을 입을 때 몸둘바를 몰라 하는 성도, 주님을 모실 준비를 하는 무리가 하늘은 그립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들은 알았습니다. 무엇을 알았느냐? 하나님의 심정을 알았습니다. 하나님의 사정을 알았습니다. 하나님의 소원을 알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천상천하에 어떠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내 자신이 어떠한 가치적인 존재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이만하면 늠름하다는 겁니다. 이만하면 아버지 앞에 나설 수 있습니다. 이런 나를 아버지께서 바라고 고대하시고 계시거늘, 갖춘 바가 없다고 탄식하지 맙시다.

말을 잘하는 것으로만 세계를 움직이는 것도 아니요, 어떠한 진리로 만사가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슬픔과 피눈물의 골짜기에서 썩어짐을 당하더라도 그 민족의 장래에는 새로운 서광이 비치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것은 천상에서나 지상에서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민족을 위하여 먹어야 되겠고 민족을 위하여 입어야 되겠습니다. 민족을 위하여 살아야 되겠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를 위하여 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빚지고 빚진 자들입니다. 갚고 갚아도, 밑천을 다 털어서 갚아도, 자기의 뼈살을 다 살라 갚아도 1대(一代)로는 청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빚을 진 자들입니다. 우리는 교수대의 이슬로 사라져 가는 살인강도를 대해 그가 내 형제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만한 죄인인 것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에는 수천 수만인을 죽인 것과 같은 범죄의 요소가 있습니다. 그것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