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집: 개척자 1971년 07월 11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313 Search Speeches

진정한 개척자

내가 어제 밤에 그렇게 잠을 잤고 밥도 그렇게 해먹고 지냈으니, 오늘도 그렇게 해야 되고, 또 내일도 그렇게 해야 된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전체가 어제라는 기준을 중심삼고 측정했다가는 전진이 없는 것입니다. 오늘이라는 기준을 중심삼고 측정했다가는 전진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척자는 항상 자기 생명을 위험의 첨단에 내세우는 것은 물론이지만, 자기의 인생관이나 우주관 전체를 보따리 싸서 걸어 놓고 예스냐, 노우냐 하는 이자택일을 결정지어야 하는 순간에 있는 것입니다. 개척자는 과거에는 이러했다는 공인된 것을 취합하지 않고는 보다 가치 있는 전진적인 개척의 무대를 개척해 낼 수 없다는 걸 여러분이 알아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한 가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세상으로부터 백 퍼센트 매장되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 매장되는 일이 참이라면, 도리어 세상을 매장시킬 수 있는 역사시대의 새로운 전통의 기원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천년 후에 그 일이 인류 앞에 필요한 일로 등장하게 되면, 천년 역사의 승리의 터전을 맞는 그 날에 가서 천년 전 비운에 사라진 그 불쌍한 운명의 개척자는, 천년 역사의 영광을 대신하여 찬양받을 수 있는 자리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개척자가 가는 길은 언제나 모험의 길입니다. 그 모험이라는 것은 지금까지 갖추어 온 인격기준을 중심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에 가서든지 미래의 기준을 중심삼아 가지고 보다 높은 가치의 내용을 추구해 나가는 길이지, 현재의 입장에서의 가치를 보고 가는 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여러분은 알아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이렇게 가야 한다고 나왔을 때는 가는 것입니다. 망해도 가야 되는 것입니다.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해야 될 일은 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직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보세요. 이 지구를 몽땅 붙안고 뒤넘이쳐 가지고 갖겠다는 사람, 지구의 중심을 꿰어 가지고 그 양끝을 쥐고 늘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지구의 주인입니다. 그런 사람이 천국 간다 하면 지구의 구멍을 뚫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놀음을 해야 됩니다.

그러면 보다 가치 있는 개척자는 어떤 사람이냐? 현실에서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서 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는 사람 입니다. 현실보다도 미래에 무한한 가치를 두고 거기에 전심을 쏟고, 거기에 생명을 걸어놓고 무한히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죽음길이 있어도 그것을 응당한 일로서 받아들이기를 결의한 사람들만이 개척자로서 역사의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자격자입니다. 현실기준과 더불어 미래를 남기겠다는 사람은 개척자가 될 수 없습니다. 개척자는 언제나 현실을 부정하고 또 부정하고 가야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통일교회가 걸어 나온 길이 그러하며, 앞으로도 통일교회가 가는 길은 그러할 것입니다. 통일교회 문선생이라는 사람이 세계적인 개척자의 사명을 감당할 자신이 있느냐 할 때, 나는 그럴 자신이 있습니다. 모험의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통일교회를 사랑하고 이끌고 가야 할 책임이 내게 있지만, 이것을 미워하고 저버리고서 더 빠른 길이 있다면, 미워하고 저버릴 수 있는 그런 놀음도 해야 됩니다. 자기에게 있는 것을 가지고 안 되게 될 때는 무자비하게 끊어야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은 과연 그럴 수 있느냐? 자문해 보라는 것입니다.

아무개의 남편, 아무개의 아내, 혹은 아무개의 아버지로서는, 하나님께서 개척자들을 통하여 창건되기를 바라는 이상의 터전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개척자의 힘과 권위를 이어받고 남기기 위해서는 그 모든 것을 부정하고 나서야 합니다. 부정뿐만이 아니라 파탄시키고 나서야 할 때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파탄시키고 부정하고 나설 때에는 그 이상의 가치를 보고 느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모르고 그러는 사람은 바보요 미친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틀림없이 '이것이다' 하는 가치적인 내용을 내가 알고 있고, 하나님도 틀림없다고 알고 있고, 40억 인류도 틀림없다고 알고 있으면 그 가치가 현재의 가치적인 내용을 능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가라고 내모는 것입니다. 이런 일들이 개척의 노정에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