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2집: 21세기 한국의 비전과 남북통일 1986년 03월 14일, 한국 유성관광호텔 Page #324 Search Speeches

지금은 심은 대로 거'" 수확기

그러면 신이 있다, 사람이 있다고 할 때 신인(神人) 합작이 어떻게 벌어지느냐? 이게 문제예요. 남북통일이 아무리 되었다고 해도 여러분의 몸과 마음이 싸우면서 부딪치고 있는데 편안할 수 있어요? 마음에 근심이 있어서 하루 저녁 잠만 안 자도 눈이 쑥 들어가요. 아무리 외적 세계에 평화의 왕국이 도래했다 하더라도 마음세계에서 평화의 기지를 발견하지 못한 사람은 불행한 입장에 설 수밖에 없어요. 불행한 그 입장에서 느끼고 보면서, 모든 불행의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자리로 탈락해 버리고 만다는 거예요. 안 그래요?

여기서 제기되는 문제는 신과 인간이 하나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하나되는 데는 무엇을 중심삼고 하나되느냐? 그게 문제예요. 오늘날 유물사관을 중심삼은 공산세계와 유심사관을 중심삼은 민주세계를 볼 때, 이 역사라는 것은 심은 대로 거두는 것이 아니예요?

인간 자체를 두고 보면 몸과 마음이 싸우고 있습니다. 그것은 오늘 이 시대에 시작된 것이 아니예요. 우리 종주 선조로부터, 성경에 기록된 아담 해와가 타락한 직후로부터 이런 작용이 벌어지고 있는 거예요. 그러한 사람을 심었습니다. 남자를 보게 되면 남자의 내적 사람, 외적 사람이 있으니 둘이 싸우고 있는 거예요. 또 여자에게도 내적 사람, 외적 사람이 있으니 둘이 싸우고 있는 거예요. 그 네 사람이 부부로서 합해 가져 가지고 하나된다는 놀음이 가능하냐 이거예요. 이게 문제입니다. 여덟 식구가 있으면 여덟 식구 모두가 싸워요. 전부가 주장이 달라요. 이것을 어떻게 하나 만드느냐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구요.

역사상의 성현들 가운데 '나는 인류역사에 있어서 인간들을 대표해 가지고 몸과 마음이 싸우지 않고 완전히 통일을 이루었으니 내 본을 받아라' 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학교의 교육이면, 윤리생활에 대해 책임 맡으신 교수님들도 많으실 텐데, 무엇이 중요하냐 이거예요. 몸이 중요하냐, 마음이 중요하냐? 마음도 중요하고 몸도 중요해요. 더 중요한 것은 내 몸 마음의 통일권이예요. 그것이 중요하다구요. 그것이 안 된 사람은 아무리 세계가 통일되었다 하더라도 그는 불행한 사람입니다.

통일된 세계에서 불행한 싸움을 하는 내 자체는 그 세계에 흡수, 소화될 수 없어요. 반발을 받는 거예요. 추방당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여기에 문제 되는 것은 뭐냐? 세계의 통일에 앞서서, 새로운 세계의 이상적 비전을 성취하기 전에, 내 자신이 그것을 받아 소화할 수 있고 화합할 수 있는 자체 발견을 할 수 있느냐 이거예요. 안 그렇겠어요?

그래서 역사는 심은 대로 거두는 거예요. 역사는 심은 대로 거두지요. 싸우는 몸적 사람을 심고 싸우는 마음적 사람을 심은 것이 커 가지고, 어언 끝날에 인간생활의 수확기를 맞이하여 벌어진 것이 유물사관을 중심삼은 공산주의요, 유심사관을 중심삼은 민주주의입니다. 퇴폐사상이 왜 세계적으로 범람하느냐? 윤리 형성 기반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그릇되게 심은 것이 이제 거두어질 때이므로 이런 혼란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인간은 공산주의 때문에 고통을 받고, 민주주의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어요. 그다음 사랑 때문에 고통받는 거예요.

요즘 사회의 모든 불신풍조는 어디서부터 나오느냐? 남자가 여자를 못 믿고, 여자가 남자를 못 믿고, 아버지가 아들을 못 믿고, 아들이 아버지를 못 믿고 있어요. 그 모든 병폐가 어디서 시작되었느냐 이거예요. 가정윤리를 중심삼은 사랑의 근본원칙에 위배된 것에서 시작됐다는 사실들을 잘 알아야 돼요. 학자님들은 지금까지 그것은 내 전문분야가 아니라고 하면서 다 포기해 버리고 자기가 연구하는 경제가 제일이지, 정치가 제일이지 하며 나왔다는 거예요. 우리는 여기서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돼요.

인류가 수확기를 맞이하여 찬서리 몰아치는 설한풍에 잎은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나 줄기까지도 다 꺾여 나갈 비참한 삶이 될 것이냐? 여기서 죽지 않고 뿌리와 연결되어 생명의 진액을 흡수할 수 있는 삶을 살 자신을 갖고 있느냐? 뿌리가 어디예요? 뿌리가 살아 있어요? 줄기가 어디예요? 심각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