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집: 천의를 따르자 1982년 10월 24일, 한국 리틀엔젤스예술회관 Page #138 Search Speeches

젊은 시절의 고민

여러분은 그런 것을 많이 체험했을 거예요. 대학교 총장이라고 해서 훌륭하게 봤는데, 이런 현실문제의 해결 방법을 묻게 될 때는 후퇴할 수밖에 없는 인간에 지나지 않는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월적인 힘, 나 아닌 어떤 힘이 있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을 넘어서 움직일 수 있는 어떤 힘, 대한민국이 모르고 가지 못하지만 대한민국을 넘어서 갈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우리 젊은이들이 애국하는 마음이 불타면 불탈수록 '그곳으로 인도해 주시옵소서!' 하는 숙원의 마음을 갖고 하루하루의 생활을 통하여 대한민국을 잴 수 있어야 됩니다. 그러한 입장에 있는 젊은이들이라면 내적 생활, 혹은 스스로의 하루의 생활이 편안할 수 없음을 느껴야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더욱이 원리연구회 회원으로서 이것을 안 느꼈다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오늘날의 역사, 지금까지 인류역사는 오랜 역사를 거쳐 발전해 나왔는데, 그 과정이 인간만의 역사발전 과정이었느냐? 나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나도 여러분과 같은 젊었던 시절을 이 자리에 와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자라던 때는 일본 제국주의 통치하에 있었습니다. 한국은 식민지 국가의 참상을 면치 못하는, 비통스러운 실상의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우리의 뜻 있는 할아버지, 선조들은 애국 운동을 하다가 투옥당하는 역사를 남겼습니다. 내가 왜정치하에서 철이 든 7, 8세 났을 때 뒷문으로 출입하는 독립군을 목격하던 것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해요.

우리 나라는 왜 일본 나라의 속국이 되었느냐? 거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우리 나라는 누구를 믿어야 되느냐 이거예요. 나라를 대신해서 누구를 믿어야 되느냐 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애국한다고 하다가 감옥살이하는 할아버지의 처량한 생활을 볼 때, 도피의 생활을 면치 못하는 절박한 사정에 부딪치게 되는 걸 볼 때, 그 할아버지도 그 이상 믿을 수 있는 힘의 중심이 못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과연 하나님이 있느냐 하고 생각했던 겁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최후의 문제는 이 역사가 인간들만으로 꾸며져 가고, 시대의 발전이 이루어지느냐? 그렇지 않으면 역사과정에 신의 섭리에 인연된 내용이 있어 가지고 공동 보조 밑에서, 어느 한 부분에 협조될 수 있는 길을 따라서 발전되느냐? 이게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인간만으로 엮어져 간다면, 역사는 전쟁의 역사기 때문에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것은 역사적 필연성입니다.

대한민국, 한반도의 터전 위에 국운을 걸고 있는 이 한국의 경우를 보라구요. 서북부에는 중공이 있고, 그다음에 소련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이 있습니다. 이 조그마한 나라, 훅 불면 날아갈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용케도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민족이라고, 뭐 삼천리 금수강산이니 하면서 말만은 제법 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 진전할 수 있는 미래상은 아무것도 없어요. 이런 문제를 중심삼고 누구보다도 몸부림치는 사람이 있다면 여기에 선 이 사람이 그때에 젊은이의 한 사람일 것입니다. 내가 20대에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갈 때, 서울역에서부터 부산까지 통곡을 하면서 가던 일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대한민국, 너는 어디로 가느냐? 어디로 갈 것이냐? 대한민국 백성만으로 대한민국 역사를 이끌어 간다면 이는 비참한 민족으로 끝날 것이다. 하지만 천의에 의한 한 줄기 인연이 이 민족 가운데 연결되어 있다면, 이 한 줄기 인연을 도화선으로 삼아서 아시아를 폭발시키고 세계를 폭발시킬 수 있는 길도 있을 것이다. 신의를 따라갈 수 있는 새로운 민족 방향이 없겠느냐?' 이런 문제를 걸고 생각하고 가던 옛날을 회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