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집: 나는 어떠한 생애를 남길 것이냐 1970년 09월 27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2 Search Speeches

용기 있게 살다 가신 예수

그러면 통일교회를 지도하는 책임자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통일교회를 따르고 있는 여러분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많은 사람이 한 초점에 귀결되어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태어난 것도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태어났고, 사는 것도 그것을 완성하고 성취하기 위해서 살아야 하며, 죽는 것도 그것을 위해서 죽어야 합니다. 이 목적을 위해 온갖 정성을 다 들여야 되며,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투입해야 됩니다. 싸움에 필요한 모든 장비는 이것을 위해 정비해야 된다고 하는 문제가 여기에 귀착되는 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됩니다.

이러한 입장에서 통일교회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통일교회는 망하는 것입니다. 통일교회는 쓰러진다는 것입니다. 최후의 목적을 향하여 여러분을 내몰 때에는 최후의 극한 지경에까지 내몰아야 할 것입니다. 거기에는 많은 희생이 따를 것입니다. 거기서 모두다 쓰러지고 한 사람이 남는다면 그럴 때는 어떻게 될 것이냐? 이것이 문제입니다.

마지막 남은 그 한 사람을 중심삼고 볼 때, 그 사람은 그야말로 우리가 소망하던 실체다 할 수 있는 그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몰리면서도 자신의 책임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 천명을 받들어 자기의 생명을 걸고 싸워 나가야 할 그런 자리에 있다 할진대,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싸우다가 후퇴하겠습니까? 그럴 수 없다는 겁니다. 역사는 언제나 변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변하는 역사이기 때문에 개인이 그런 역사과정에서 희생되었다면 그 역사적 소망과 더불어 반드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한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자기의 마음속에 그 소망에 대한 신념을 철투철미하게 가지고 자기의 온갖 정성을 다 투입하여야 합니다. 원수와 더불어 죽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더불어 죽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인 것입니다. 예수님이 그런 생애를 살고 갔습니다. 예수님은 자기의 있는 힘을 다하여 이스라엘의 모든 전체를 책임지고 몰고 가려고 했으나 전부 다 틀어져 버린 것입니다.

아니 갈래야 아니 갈 수 없는 운명길을 자기의 제자들과 더불어 가기를 바랐지만, 끝내 그 제자들은 전부 다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나라를 위해 죽어간 것이 아니라 자기를 위주한, 자기가 소망하는 길을 갔던 것입니다. 아니 갈래야 아니 갈 수 없는 길을 목숨을 내어 놓고 가야 할 사람은 예수님 혼자뿐이었습니다. 이것을 생각해 볼 때, 십자가의 길을 누구와 더불어 갔느냐?

인간과 더불어 갈 수 없었던 예수님의 정성은 하나님을 따라 나왔던 그 어떤 사람보다 더 강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역사과정에서 수고한 어떤 사람보다도 더 수고해야 하는 책임을 느끼고 있었으며, 목적관을 중심삼고도 어떤 사람보다도 강한 목적관을 가지고 있었던 예수님이었습니다. 그런 예수님은 십자가의 길을 혼자 가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과 더불어 갔던 것입니다.

그 길만이 역사를 이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전통의 인연을 사망의 세계에, 원수의 세계에 뿌리내릴 수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예수님의 최후의 운명이 결정되는 과정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아바 아버지여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막 14:36)"라고 했던 여기에는 모든 내용이 포함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제 아버지 앞에 갑니다. 가는 데는 비굴하게 가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뜻과 더불어 가게 하시옵소서. 지금까지 갔던 수많은 인류는 당신이 소원하시는 모습으로 가지 못했지만 저는 당신의 소원하시는 모습으로 깨끗이 가게 해 주십시오. 가는 데는 역사시대에 있어서 당신이 바라시는 아들로서 이렇게 가야 된다는 그 기준 앞에 일치될 수 있는 기점을 남기고 가게 해주십시오. '라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입니다.

그와 같은 외로운 자리에서도 예수님은 언제나 늠름했던 것입니다. '아버지, 저들의 죄를 용서하시옵소서' 라고 기도한 것은 패자의 기도가 아닌 것입니다. 자신은 하나님 앞으로 돌아가지만, 세계를 제패할 때가 기필코 온다는 것입니다. 또한 승리의 그때가 오더라도 이 세계를 원수와 같이 취급하지 않고 원수를 용납할 수 있는 세계관을 심어 놓았던 것입니다. 그러한 희망을 가진 자기 자체는 죽어서 물러가지만, 미래의 승리권을 자신하는 예수님의 입장에서 미래에 패자의 서러움을 당하게 될 로마 악당의 무리를 대해서, 반대한 무리들을 대해서 여유있게 축복을 해줌으로써 그들을 안팎으로 점령하게 된 동기가 되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