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집: 원수를 대한 아버지의 원한 1960년 07월 17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10 Search Speeches

기도

마태복음 23:1-12, 23:29-39

아버님, 지나온 40고개를 생각해 보면 인간적인 입장에서는 지긋지긋하옵니다. 한스러운 날이 지나가는 것은 역사의 필연성이고, 오늘 땅 위에서 행동하는 우리가 비운의 암초에 부딪치는 것 또한 타락한 세상의 곡절을 해결하는 천적인 노정이라는 것을 저희들은 알았사옵니다.

[기 도]

하나님의 대원수를 갚는 길은 심정이 기초가 되어 부모가 없는 이 땅에 부모가 되는 거예요, 형제가 없는 이 땅에 형제가 되는 것이며, 하늘의 백성이 없는 이 천지에 하늘 백성이 되는 것임도 알았사옵니다. 그래서 세상의 부모의 인연을 다 끊어 버리고 세상의 부부의 인연을 다 끊어 버렸사옵니다.

지금 이때와 예수가 살던 시기 사이에는 많은 시간적인 간격이 있으나, 지금 읽은 말씀을 통하여 초조하고 비장한 심정으로 나섰던 예수의 성상을 저희들이 다시 한번 회상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새로운 천적인 정적 인연(情的因緣)이 이 땅에 뿌리 내려야 할 때가 옴으로 말미암아, 오늘날의 사조(思潮)가 그러한 방향으로 활발히 휩쓸려 들어가는 것을 목전(目前)에 바라보고 있사옵니다. 좌우가 투쟁하는 오늘날 하늘은 심정의 중심이 천상(天上)으로부터 지상(地上)에 뿌리 박히는 한 지역을 찾고 계시오매, 그 한 곳이 필시 있어야 천적인 뜻은 이루어질 것이며, 또한 저희들은 하늘의 원한을 해원하여 만민 앞에 승리의 깃발을 높이 세울 날이 반드시 올 것을 아옵니다.

아버지. 4천년 동안 수고하여 이끌어 오신 이스라엘의 종말을 바라보면서 그 민족을 대하여 치하의 말을 하지 못하고 탄식의 말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예수 그리스도의 심정이 얼마나 안타깝고 한스럽고 슬펐으며 얼마나 고통스러웠겠나이까?

그러기에 오늘 이런 심정의 기반을 찾아 헤매는 운동이 외로운 삼천리 반도 위에, 피 흘리며 쓰러지고 남은 이 민족 가운데 벌어진 것을 생각할 때, 아버님, 황공망극하옵니다.

아버지, 사망선상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수많은 백성들을 바라보는 예수의 심중에는, 권고하여도 듣지 아니하고 깨우쳐 주어도 깨우칠 줄 모르는 무지한 무리들을 대하게 될 때, 하늘의 안타까움이 그 일신(一身)에 사무쳤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안타까움이 사무치면 사무칠수록 땅을 대해 원망하고 싶은 마음도 아울러 높아간 것을 저희들은 알고 있사옵니다. 그러나 이것을 억누르고 참으신 그리스도의 심정을 아는 사람은 땅위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제 죽어가는 이 민족 앞에 새로운 생명의 말씀을 전하여야 되겠고, 피눈물로 엉클어진 곡절을 전하여야 되겠사옵니다. 그리하여 수많은 생명들이 새로이 소생함을 받아, 이 민족, 이 세계는 가을 절기에 있사오나, 새로운 말씀을 중심삼고 봄 절기의 기운을 갖추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여름 절기를 향하고 새로운 가을 절기를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의 세계로 전환시킬 수 있는 역사를 다할 수 있도록, 아버지, 피눈물 어린 심정을 갖고 나가는 이들의 발걸음 위에 친히 같이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외로운 노정을 개척하기 위해 수고하시던 그리스도의 성상을 형같이, 아버지같이 모시면서, 그와 한마음이 되어, 그가 눈물짓는 자리에 있으면 같이 눈물짓고, 굶주리는 자리에 있으면 같이 굶고, 헐벗는 자리에 있으면 같이 헐벗고, 매맞는 자리에 있으면 같이 매맞고, 몰리는 자리에 있으면 같이 몰리는 자리에 서지 못한 것이 역사적인 한이었음을 저희들은 알았사옵니다.

맡겨진 40일 노정을 마치고 다시 만나 손에 손을 잡고 마음을 터놓고 내가 민족을 위하여 눈물을 흘리고 이 민족에게 배척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서글프고 원통한 사실이 있다면 '아버지!'하며 오히려 민족에게 복을 빌어 주면서 이 민족을 사랑했다는 산 증거적인 조건을 이들의 가슴 가슴에 품고 돌아올 수 있게 하여 주시옵기를 이 자리에서 아버지 앞에 호소하옵니다.

심정의 세계는 역사적인 거리를 초월한다는 사실을 저희들은 알았습니다. 그러기에 저희들, 이제 심정의 바탕을 찾아 들어가 그리스도의 성상을 붙안고, 그의 사정을 통할 수 있는 심정의 친구가 되어 예수 대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할 줄 알고 예수 대신 갈보리 산상을 향하여 달려갈 줄 아는 당신의 아들딸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런 아들딸이라 할진대, 그는 그리스도의 친구요, 역사를 넘어 하늘의 아들을 모신 자라는 것을 저희들이 체휼하게 하여 주시옵기를, 사랑하는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어려운 길로 보내고 싶지 않은 것이 여기 책임진 자의 마음이오나 천상의 곡절이 남아 있는 연고로 이들을 그 길로 아니 보낼래야 아니 보낼 수 없사옵고, 또한 그 길이 우리들이 가야 할 필연적인 노정임을 아옵니다.

여기에 모인 당신의 아들딸들을 굽어살피시옵소서. 저희들은 가진 것이 없사옵니다. 땅에서 의지할 만한 그 무엇도 갖고 있지 않사옵니다. 이 민족도 그렇지만 저희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자랑할 것이 있다 할진대 주를 위하여, 하늘을 위하여 욕먹고 매맞고 상처입은 남루한 모습밖에 없사옵니다.

그러므로 이들이 있는 정성을 다하여 한 방울의 피라도 아버지 앞에 드리기를 원하고, 한 점의 살이라도 아버지 앞에 드리기를 원하고, 하나의 행동도 아버지를 위하여 하고자 하오니 잘못된 일이 있을지라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이들을 부디부디 품으시사 보호하여 주시옵고 지켜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런 저희들을 붙들고 이런 저희들의 편을 들고자 하시는 당신임을 생각할 때 원통하옵니다. 땅 위에는 잘난 사람도 많고 잘난 민족도 많사온데 이처럼 못난 저희들을 붙들고 사정하셔야 하는 당신의 사정을 통분히 여기는 저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심정을 더듬어 가는 길은 외로운 길이요, 서글픈 길이요, 눈물의 길인 것을 아오니, 아버님, 친히 위로하여 주시옵고 축복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죽든지 살든지 하늘만을 붙들고, 쓰러지는 그날까지 최후의 승리의 영광을 아버지께 돌려 드릴 수 있는 아들딸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예수는 이 땅 위에 와서 수없이 눈물을 흘렸사오나 그 누구도 그것을 몰랐사옵고, 피눈물나는 애통(哀痛)의 심정을 갖고 천성을 대하여 호소하였사오나 그것을 아는 자도 없었사옵니다. 아버님, 오늘날 통일의 신도들을 불쌍한 자리로 몰아 연단시켜 주신 것을 감사드리옵니다. 굶주림 가운데에서 단결시켜 주신 것을 감사드리옵나이다. 아버지, 헐벗으면서도 뜻을 염려하고 매를 맞으면서도 당신을 염려하는 아들딸이 되게 하여주시옵소서.

그리하여 하늘땅을 아버지 품에 안겨 드리고 원수를 굴복시키는 그날까지 행군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기를 바라옵나이다. 아버지께서 이 행군 대열에 천상(天上)을 동원하고 지상(地上)의 양심 있는 자를 동원하여 획기적인 승리의 영광을 노래할 때까지 함께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하올 때,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

이것이 아버지의 소원이요, 이런 모습을 세워 이 민족 앞에 자랑하시려는 것이 아버지의 뜻인 것을 아옵니다. 이제 그런 모습을 찾아 세우기 위한 사명을 할 때가 왔사오니, 이 사명 앞에 저희들이 비굴하지 않게 하여 주시옵고, 이 사명 앞에 주저하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에게 있는 모든 정열과 성심을 다하여 당신 앞에 실적을 남기고 당신의 심정에 기억될 수 있는 아들딸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이제 여기에 나섰사온데 무슨 말씀을 하오리까? 아버지, 원컨대 이 시간 남한 각지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외로운 당신의 아들딸들을 굽어살펴 주시옵고, 피살이 움직이는 심정을 갖고 아버지 앞에 부복하는 곳곳마다 생명의 인연을 두텁게 하여 주시옵소서.

외로운 자의 뒤를 따르는 자도 외로운 자이옵고, 몰리는 자의 뒤를 따르는 자도 몰리는 자이옵니다. 그러나 이것이 하늘을 위한 것이라 할진대, 하늘은 언제나 그들의 편이 되어 주실 것을 믿사오니, 그들이 외로울 때 붙들어 주시옵고, 염려하고 위로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오늘, 하늘을 향하여 엎드린 당신의 외로운 아들딸들의 무릎 무릎을 강하게 하여 주시옵고, 하늘 앞에 머리 숙여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맹세하는 무리들이 되게 인도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지, 이 시간 같이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은 많은 것을 배웠사옵니다. 지나칠 만큼 많이 배웠사옵니다. 천적인 사명을 배우되 인간적인 지식으로 배웠사옵니다. 이제 저희들이 하나님의 심정을 간직하게 하여 주시옵고 천적인 사정을 감득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아버지 이 시간 친히 같이하여 주시고, 전하는 자의 마음이나 받는 자의 마음이 하나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억만 사탄들은 이 시간도 저희들을 노리고 있다는 실감이 골수에 사무치게 하여 주시옵소서. 원수의 장벽을 헤치고 생명의 길을 찾아 전부가 웃으며 아버지의 품에 안길 수 있는 은사를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남겨진 전부를 아버지의 뜻 앞에 드리오니 받아 주시옵소서. 간절히 부탁하올 때,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