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집: 우리들의 각오 1960년 11월 06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64 Search Speeches

기도(Ⅰ)

마태복음 10:32-42

[기 도(Ⅰ)]

아버지! 6천년 동안, 잃어버린 본연의 아들딸을 찾으시기 위해 당신께서 겪으신 슬픔을 저희들은 알았사옵니다. 이 인간을 어느 한 날 당신이 축복할 수 있는 아들딸이라고 해보시지 못하고 붙들고 사정을 나누어 보시지 못한 아버지라는 것도 알았사옵니다.

수많은 민족 가운데서 불쌍한 이 민족을 사랑하시고, 특별히 이 땅과 이 국가를 사랑하시는 아버지! 불쌍하고 보잘것없는 민족이오나 참을 따라 살고자 하는 숨은 무리들이 이 민족 가운데 있는 것을 아옵니다. 헐벗고 굶주리며 초가삼간이나 초막에서 슬픈 심정을 품고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새 나라와 새 약속을 고대해 나온 이 민족이옵니다. 벌거숭이와 같은 모습으로 아버지 앞에 호소하는 민족이기에 이 민족을 버릴 수 없는 심정의 인연이 두터울 것을 아옵고, 고생하고 굶주리는 자리에서 당신을 향해 호소하는 민족이기에 같은 심정으로 호소하더라도 불쌍한 자리에서 호소하는 자들을 더 귀히 여기시는 아버지께서는 어느 민족보다도 이 민족을 더 귀히 여기신다는 것을 아옵니다.

저희들은 그러한 심정으로 아버지 앞에 엎드렸사옵니다. 저희들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사옵니다. 자랑할 것도 없사옵고, 당신께 드릴 예물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드리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오나 드릴 것이 없사옵고, 당신의 위신과 환경을 지켜 드리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오나 그럴 수 없는 입장에 있는 저희들을 용납하여 주시옵소서.

그러나 저희들의 마음은 어느 누구보다도, 어느 민족보다도, 어떤 신자보다도 더 당신을 위하고 싶사옵고, 모시고 싶사옵고, 당신의 슬하에서 당신과 더불어 모든 싸움을 치루고 싶사옵니다. 수많은 민족 가운데서 불러 주신 이 민족이었사옵고, 수많은 신도 가운데서 불러 주신 당신의 아들딸이오니, 이들의 마음을 미쁘게 보시어 찾아 주시옵기를 감히 바라옵나이다.

오라 하시는 당신의 명령을 저희들이 알았사옵고, 이 길을 개척하라고 몇 번이고 저희를 내모시는 뜻도 알았사옵니다. 낙망할 때 권고해 주시고 슬픈 자리에 있을 때 `내가 여기 있다'고 하시며 위로해 주시던 당신이심을 알았사옵니다. 과거에도 그러하였고, 이 시간에도 그러하오며, 내일도 그러할 줄 알고 있사옵나이다. 편안한 자리에서는 당신과 인연맺을 수 없고, 평탄한 길에서 당신을 만날 수 없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이것은 아직까지 당신이 편안한 자리에 계시지 못한 연고요, 아직까지 당신이 평탄한 길을 가시지 못한 연고인 것을 아옵니다.

아버지의 슬픔을 자신의 슬픔으로 감당하려 하고 아버지의 고통의 길을 대신 걸으려 하는 자라야 당신이 친히 대할 수 있고, 자연스런 심정의 발판에서 당신의 사정을 터놓고 토로할 수 있다는 것을 저희들은 배우고 깨닫고 체험하였사옵니다. 또한 이것이 가장 귀하다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아버님! 이 시간을 당신이 각별히 기억해 주시옵소서. 수많은 인간들에게 축복하여 주시옵고 그 가운데서도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수많은 교단 위에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더우기 당신의 심정을 붙들고 몰리고 있는 자들을 축복하여 주시옵고, 피와 땀과 눈물을 개의치 않고 하늘의 산 제물로 드려지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나선 자들 위에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당신이 그들과 함께하여 주실 것을 믿사옵고 그들과 함께 싸워 주실 것을 믿사옵니다.

외로운 길을 가시는 당신의 걸음을 따르는 자들도 외로운 자들이옵니다. 당신이 그러하시기에 그러한 자리에 있는 자들을 거두시기에 밤낮을 개의치 않는다는 것을 아오니, 이 시간도 같은 사정과 같은 심정과 같은 소망을 갖고 하나의 뜻을 위해 뭉쳐 있는 당신의 아들딸 위에 친히 보호의 손길을 펴 주시옵고, 같은 은사로써 안위(安慰)의 터전으로 옮겨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이제 이 한 시간을 아버지 앞에 맡기옵니다. 여기 모인 무리들을 굽어 보시옵소서. 당신이 친히 좌정(坐定)하신 가운데 저희의 몸 마음이 자기도 어찌할 수 없는 감동에 사무쳐 솟구쳐 나오는 본연의 심정을 붙안고 회개의 심정을 갖추어 당신만을 의지하고 받들 수 있는 아들딸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만일 그렇지 못한 자들이 있다 할진대 당신께서 재창조의 능력의 손길을 가하시옵소서.

회개하는 심정을 갖고 나타나는 자들을 당신은 절대로 버리시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부족한 자신을 깨닫고 부족한 자신을 뉘우치어 간곡한 마음으로 `아버지, 굽어보아 주시옵소서' 할 수 있는 각자 각자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하늘이 허락하신 은사권내에 잠겨, 높고 귀하신 당신의 인연을 그 마음 몸에 다시 한번 체험할 수 있는 이 시간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사망의 철망을 끊어 버리고 생명의 동산으로 들어갈 수 있는 부활의 역사와 재창조의 역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이 시간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저희의 몸에 뿌리 박힌 악의 근성과 악의 쓴 뿌리를 제거시키시어서, 당신과 화(和)할 수 있는 선한 마음이 이 시간 싹틀 수 있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성삼위신이 친히 같이하여 주시옵소서.

첫시간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맡기오니 당신만이 주관하여 주시옵고, 당신의 권한만을 여기에 나타내시옵소서. 불의한 모든 것을 제거시키시옵소서. 실체적인 선(善)의 기대(基臺)를 갖추어 이 시간 산 역사를, 산 증거를 남길 수 있는 각자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오며, 모든 말씀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