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6집: 세계평화를 위한 도전과 가능성 1987년 06월 01일, 한국 서울 롯데호텔 Page #129 Search Speeches

오늘날까지 세계평"의 성취가 불가능하였던 이유

역사를 통하여 볼 때, 인간은 항상 평화를 갈망하여 왔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여 왔습니다. 사람들은 평화를 얻기 위해 남을 정복하기도 하였고 때로는 평화를 위해 항복을 하기도 했습니다. 금세기에 이르러서는 전쟁이 아닌 방법으로 국제간의 대립을 해결하고자 시도한 두 가지 귀중한 실례가 있는데, 그것이 곧 국제연맹과 국제연합입니다.

이런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평화를 이룩하지 못하였고 역사는 분쟁을 반복하고 있으며 파괴적인 폭력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어찌하여 평화를 성취한다는 것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까?

그 이유는 바로 개개인 내부에서의 내적인 투쟁이 해결되지 않은 채 그칠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의 분쟁은 이러한 개인의 내면투쟁의 발로인 것입니다. 인간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 모순이 있으며, 이러한 모순의 초점은 바로 개인의 영육간 투쟁에 있습니다.

인간의 정신은 높은 이상을 추구합니다. 인간의 정신은 곧 하나님에게까지 이르게 됩니다. 육신은 우리의 이상을 구현하는 도구입니다. 그러나 이는 노력과 연단과 자기희생을 요구합니다. 인간의 정신이 추구하는 것과 육신이 추구하는 것 사이에는 긴장이 생깁니다. 정신은 신앙의 영을 찾고 육신은 이성의 세계를 찾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인간의 역사에는 두 가지 평행되는 사조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이성적이며 외면적이어서 육신의 우위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육체적인 만족, 육체적인 미, 과학에 치중하는 것으로, 모두가 신체적 감각에 바탕을 두는 실증을 중시합니다. 또 하나의 사조는 종교적 전통인 바, 이는 인간의 육신을 초월하는 가치를 중시합니다. 정신적 법칙이나 가치, 그리고 하나님의 계시는 과학의 실증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인간생활에서 볼 수 있는 이들 두가지 사조가 바로 오늘의 세계에서 보는 두 개의 대립된 이데올로기의 근원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