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1집: 최고의 사람이 되는 길 1986년 02월 21일, 한국 리틀엔젤스예술회관 Page #145 Search Speeches

인간은 본질적으로 영원불변한 걸 좋아해

여러분도 그렇잖아요? 우리 아낙네들은 보물을 좋아하지요? 다이아몬드를 좋아하시지요? 잘 못사는 집의 주인된 남편 노릇하며 아낙네를 모시고 사는 신랑 되시는 분이 가라사대 '우리 마나님에게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 못 사 줬어! 아이구,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 못 사 주고, 종로 거리나 명동 거리에 나가면 그렇게 흔한 조그만 진주알 하나 못 사주고, 금목걸이 하나 못 해줬어' 그런다구요.

그거 왜 그러냐 하면, 부인네들은 보물을 좋아한다 그 말이예요. 그래요, 안 그래요? 대답을 안 하면 말을 안 할 거예요. 그래요, 안 그래요? 저 아저씨들, 좀 미안합니다. 지금 이 시간은 부인네들 보고 얘기하는 것인데, 부인들 교육하기 위해서 하는 얘기니 듣고 싶으면 듣고 말고 싶으면 말아요. 부인네들은 보물을 좋아합니다. 왜? 여기 부인네들이 많구만요.

오늘은 내가 어느 입장에서 얘기하겠다고 그랬어요? 아버지 입장, 어머니 입장―어머니는 아니지만 말이예요―오빠 입장, 할아버지 입장, 동생 입장에서 얘기하는 거예요. 그래 가깝게 얘기하자구요. 그래 물어 보면 대답을 해야 될 것 아니예요? 「그거 좋아합니다」 여러분은 앉아 가지고 서서 말하는 양반 힘든 줄 모르고 그렇게 불공드려서야 되겠어요? 「누구나 좋아합니다」 그래 알았다구요. 그렇게 대답할 줄 알고 물어 본다구요. (웃음) 그래, 다 웃는 데도 너도 웃고 나도 웃어야 다 좋잖아요?

그러면 한국 속담에 여자의 마음은 무엇과 같다고 그랬어요, 노래로? 갈대와 같다고 했어요. (웃음) 변하기 좋아하는 것이 여자라구요.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변하기 좋아하는 여자를 한국에 있어서 뭐라고 할까요? 뭐라고 해요? 뭣이라고 그래요? 내가 말한 것이 아니예요. 우화라든가 전설의 말이 아니라는 거예요. 오늘의 시대적인, 이 시대를 걸어 놓고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나 민요 가운데, 동요 가운데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예요, 그게. 안 그래요? 그렇게 공개하더라도 서울에 천이백만이 산다면 육백만이 여자들인데, 그 여자들이 데모도 하지 않고 그 노래를 부르면서 히죽히죽 웃으면서 그러고 있더라구요. (웃음) 그러니까 그건 부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거든요. 그렇게 변하기 좋아하는 요사스러운 편에 가까우신 분이 부인들인데, 이 부인들이 좋아하는 것이 변하는 것을 좋아해야 할 텐데 다이아몬드는 왜 좋아하고, 금은 왜 좋아하고, 진주는 왜 좋아하느냐 이거예요.

이율 뭣이란 말이 있지요? 이율 뭔가요? 이율상반인가 이율배반인가 하는 말이 있지요? 그런 말처럼 할 수 없이 시대 환경에서 변할 수 있는 여성의 모습을 갖지만 그 본심만은 변하지 않아요. 그래, 변하는 남편 좋아해요? 아니예요. 본심만은…. 역사적인 변명이라도 해서 말은 그렇게 할 수 있는 내용은 남겼지만 본심만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여자들은 다이아몬드 같은 보석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보석이라는 종류는 어떤 특성이 있느냐? 다이아몬드는 어떠한 풍화작용에도 침해를 받지 않아요. 힘의 강도에서는 어떠한 것이 그 자리를 점령할 수 있는 절대적인 권위를 갖고 천년 전이나 천년 후나 역사는 변하고 사회환경은 진전되더라도 그 갖고 있는 굳은 특성에는 영원히 불변입니다. 물론 거기에는 야광의 빛을 갖고 있지만…. 또 금 가운데 24금이 굳어요, 만만해요? 우리 남자 손톱으로 싹 하면서 엑스(X) 자를 쓰면 써져요. 이것을 뭣에 쓸 것이냐? 밥바리(그릇)도 못 만들고 젓가락도 못 만드는 것입니다. 소리 안 나게 가만히 놓으면 되지만 힘들여서 놓으면 구부러진다구요. 놓기를 조금만 기분 나쁘게 놓게 되면 구부러지는 거예요. 그건 젓가락으로도 못 쓰고, 숟가락으로도 못 쓰고, 밥바리로도 못 쓰니 뭘 만들어 쓸데가 없다구요. 그렇지만 왜 보물 취급하느냐? 누른 빛에 있어서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절대적인 불변의 속성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그다음에 진주를 말이예요, 여자들이 진주 참 좋아하지요? 우리 집사람도 진주 좋아하는 것 같아서…. 오늘 머리에 진주를 달고 나왔다구요. (웃음) 솔직이 얘기하면 다 같지요 뭐. 그래 지금 승공가족이라고 말하잖아요? 가족끼리 나왔으니 뭘 가리겠어요? 동생에게 '이 쌍것아, 시집이나 가지 뭘하고 있어?'라고 욕을 해도 통하는 게 가족이지요, 뭐.

그러니까 여러분, 오늘 무슨 체하는 것 있으면 다 빼 버리자구요. 가정의 입장에서 얘기한 것으로 알고 돌아가서 '문총재는 농담도 잘 하고 훌륭하다' 하고…. 내가 훌륭한 자리에 있으면 떡떡 몇 마디 하면 다 끝나는 것입니다. 그럼 가까와져요? 인사를 해도 '먼 길을 왔소!' 하며 악수 한번 해 가지고 눈만 껌벅껌벅하면 되겠어요? 그런 인간세계는 재미가 없다는 거예요.

그래 부인들이 왜 진주를 좋아해요? 진주를 갈게 되면 닳아져요, 안 닳아져요? 다이아몬드는 안 닳아지지만 진주는 자꾸 갈게 되면 자꾸 닳아집니다. 나중에는 거의 전부, 절반 이상 없어져 가지고 동그란 핵까지 다 갈아치우더라도 갈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갈아진 면을 보게 되면 겉의 빛이나 안의 빛이나 저쪽 끝의 빛이나 전부 다 화합, 화음색이라구요. 음악으로 말하면 화음절 색이고 또, 그다음에 조화의 색…. 모든 조화의 색을 갖춘 데에 있어서는 그 누구도 침범 못 하는 거예요. 그 조화의 빛깔에 있어서는 그 누구도 그 불변의 조화의 빛을 점령할 수 없거니와 침범당하지 않는 불변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보물로 등장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겁니다.

그것은 무엇을 말하느냐? 자고로 동서양은 딱 마찬가지더구만요. 인간은 공통적으로 그 마음 자체가, 사람 자체가 변하는 것을 싫어하게끔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태어났어요.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든가 무슨 반지를 했으면 '나도 요렇게 변하지 않는 사람이요' 하며 그것을 신호로 보여 주는 거예요. 또, 진주를 달랑달랑 달아 가지고 요렇게 변하지 않는 여자가 되었으니 봐 달라, 봐 달라, 그렇게 알아 달라 하는 그 말 아니예요? 그리고 황금 목걸이를 걸고 이렇게 봐 달라 봐 달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자는 끼워서 살고, 달려서 살고, 걸려서 사는 거예요. (웃음. 박수) 왜 여자들이 박수를 하나요, 기분 나쁜 말인데? 가만히 생각하면 문총재가 지나가면서 슬쩍쓸쩍 말했는데 가만히 돌이켜 보면, 변소에 앉아서 힘을 주며 생각하더라도 기가 막히거든요. (웃음) 연구해 보라구요, 그런 것을.

내가 지금까지 많은 말을 하며 세계를 돌아다니고 살아온 사람인데, 생각을 안 하고 말하겠어요? 웃을 줄 뻔히 알고 말하는데 안 웃을 수가 있어요? 안 웃을 수가 없어서 웃는 게 아니예요. 웃고 싶지 않지 않아서 웃지요. 무슨 말을 이렇게 듣기 어렵게 하노? 그러기에 머리 나쁜 사람은 내 말을 못 알아듣는 것이….

자, 그만했으면 알았지요? 시간이 없다구요. 벌써 30분이나 됐어요, 30분. 이제 40분 남았으니 30분 만에 결론지어야 할 텐데 큰일났구만요. (웃음) 그래서 사람은 본질적으로 변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입니다. 옛날 사람이나 지금 사람이나 억천만세의 후대 사람도 변하는 것은 싫어하는 거예요. 두 마음 가진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아침에 이랬다저랬다하는 남편 좋아요? 그런 부인좋아요? 그런 요사스러운 것은 흘러가는 거예요. 그런 변하는 것은 흘러가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