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집: 남북통일은 어떻게 할 것인가 1991년 10월 24일, 한국 리틀엔젤스예술회관 Page #179 Search Speeches

통일의 기원은 신인 관계 설정

그러면 그 신과 우리 인간과의 관계는 어떤 것이냐? 여러분 요즘은 관계의 철학을 논의하는 시대에 왔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중심삼고 전 인류가 형제지관계를 맺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이 관계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여러분 개인에서부터 부부 관계, 부자지관계, 형제지관계, 그 다음에는 친족 관계 등 국가 관계, 세계 관계, 더 나아가서는 천주 관계, 신과 인간과의 관계 등 많은 관계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그 중에 제일 중요한 관계가 무엇이겠느냐?

인간끼리의 관계는 언제나 우리가 살고 있는 무대에서 사방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과 인간과의 관계는 어떠냐?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모르고 있습니다. 제아무리 위대한 성인이라도 그건 몰랐습니다. 지금까지 성인들의 가르침은 대부분 대외적인 사정을 수습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대내적인 근본 문제의 수습을 어디서부터 해야 되느냐? 인간에서부터 해야 됩니다. 인간은 뭐냐? 남자 여자다 이거예요. 그러면 남자 여자 가운데서 누구를 중심삼고 이것을 먼저 해야 되느냐 하는 문제, 그런 모든 것이 남아 있는 과제입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설정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러면 신에 의해서, 신의 뜻에 의해서 지음받은 인간이라 할 때에 신의 몸과 마음세계에 분쟁이 있겠느냐? 이렇게 반문하게 될 때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하겠어요? 이게 간단하지만 중요한 문제예요. 근본문제에 들어가 가지고 문제를 제시하는 요점이 되는 것입니다. 신 자체 내에 있어서 몸과 마음이 영원히 하나 되어 있느냐, 그렇지 않으면 투쟁적인 개념이 있느냐? 투쟁적인 개념이 있다 할 때는 이원론으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하나 된 인격적 신으로부터 연유되어 가지고 신인 관계(神人關係)를 무엇보다도 두터운 자리에서 맺어야 할 상대적 입장에 있는 인간 자체가 오늘날 자기를 더듬어 보게 될 때 내 몸과 마음은 영원히 하나 될래야 하나 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은 무슨 연유냐?

현실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경제문제에 궁핍을 당하는, 그건 자기가 활동하는 주변을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제한된 이 몸과 마음에 통일적 기반을 발견할 수 있는 점은 역사 이래에 아무리 찾아도 없어요. 미지에 남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몸과 마음이 하나 돼 있습니까? 오늘날 제아무리 간판을 크게 붙여 가지고 뭐 남북통일이고 세계통일이고 큰소리했댔자 근본 되는 내 자체에 있어서 통일적 기원을 갖지 못한 그 자들이 주장하는, 바라는 소망적 통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 있다? 어떤 거예요? 없다!

여기서 이런 연유가 왜 생겨났느냐 할 때, 이런 관점에서 인간이 잘못되기 시작했구나, 인간이 그 무엇인가 미치지 못했구나 하는 개념을 여기서 찾자는 것입니다. 종교는 이런 내용을 더듬지 않고 타락이라는 말을 했지마는, 이와 같은 실상권 내의 자아의 미분명한 통일권을 지니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게 될 때, 이 배후에 무엇인가 고장난 사실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럼으로 우리 인간은 타락이라든가 원칙에서 벗어난 탈선이라든가 후퇴라든가 이러한 말을 하지 않고는 도의적인 이념의 기조 방향을 세울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래서 위대한 종교는 인간 세계를 타락한 세계라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특별히 종교 가운데 기독교는 성경 첫 페이지부터 타락이 나오는 것입니다.

'인간은 타락했다.' 이런 말을 볼 때, 그 말이 독단적이기는 하지만 내 자체에 신음하는 통일적 내면을 찾아 헤매면서 고심하는 그 사람에게서는 이게 얼마나 위안되는 말인지 모릅니다. 지금은 타락한 이 편에 있지만 저 편으로 넘어가는 날에는 새로운 통일적 길이 있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