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집: 지도자의 갈 길 1971년 08월 17일, 한국 청평수련소 Page #287 Search Speeches

어떤 어려운 상황-서도 기쁘게 살라

가만히 앉아 가지고 '아, 점심 때가 됐구나, 밥을 먹어야 하는데 쌀이 있어야지…' 이런 사람은 쫄쫄 굶어야 됩니다. '내가 전도하러 나왔는데 배가 고프니 선생님 밥 먹게 해 주소. 내가 뜻을 위해 살았으니 본부에서 후원을 해줘야지' 이러는 사람이 있다면, 후원은 무슨 후원입니까? 배를 가르고 밸까지 끌어내야 됩니다. 후원해 주고 싶은 것이 선생님의 생각이 아니라는 걸 알라구요. 알겠어요? 선생님은 무자비한 사람입니다. 이거 좋은 거예요, 나쁜 거예요?「좋은 겁니다」 좋은 건데 왜 안 하겠느냐 말이예요. (웃음)

선생님이 제일 처음에 집을 나왔을 때 형편이 어떠했는고 하면 위신도 체면도 없었습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 것입니다. 닥치는 대로 하는 거예요. 그저 먹고 사는 게 아니예요. 배워 가지고 할 게 뭐예요? 어떤 시련이 오더라도 실천을 하는 거예요. 젊은 사람들은 못할 게 없습니다.

자기의 입장에 따라서 살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오늘 아침부터는 고구마를 먹는 것입니다. 고구마 박사가 되어야 된다구요. 보리밥 박사도 되어야 됩니다. 제일 싼 것이 고구마 아닙니까? 고구마를 먹는 것이 싫으면 먹지 마세요. 「감자를 많이 먹습니다」 감자 같은 것은 더 좋습니다.

여러분 강원도에 가면 옥수수를 많이 먹지요? 옥수수를 먹는다고 타박하지 말라는 거예요. 깊은 산골에서 옥수수에 인분을 줘서 키우면 그 옥수수는 꿀옥수수가 됩니다. 이 다음에 한번 해보라구요. 옥수수 재배는 강원도에서 많이 하지요? 강원도에서는 옥수수의 거름 중에 인분이 제일 좋은 것입니다. 인분을 안 주면 잎사귀가 얇아요. 그러나 인분을 줘 가지고 심어서 비를 맞으며 잘 자라게 되면, 거기에서 나온 옥수수를 삶아서 한 줄을 쭉 파 먹어 보세요. 따끈따끈할 때 먹으면 요게 참 맛있다구요. 이것은 복귀노정에서 개인복귀, 가정복귀, 종족복귀하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웃음) 딱 맞아요. 그 다음에는 통거리 복귀예요. 한꺼번에 천주를 복귀하는 거라구요. 이렇게 여러분은 복귀의 심정을 가지고 식사를 하는 것입니다. (웃음) 민족복귀의 심정을 가지고 먹는 거예요. '이것은 아담복귀형이다' 하면서 한 줄 먹고 '이것은 재차 아담복귀형이다' 하면서 한 줄 먹고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배가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감자가 나쁜 것이 아니예요. 감자나 고구마 같은 것은 구워 먹으면 맛있습니다. 구우면 겉껍질은 새까맣게 타고 속은 익게 되는 것입니다. 그 속이 아주 맛이 있습니다. 그런 것을 여러분은 모르지요? 구워 먹어 보면 알게된다구요.

이렇게 구워 먹으려면, 고구마를 살 줄도 알아야 됩니다. 어떤 고구마가 맛있느냐? 모래가 섞인 밭이나 돌이 섞여서 물이 잘 빠질 수 있는, 그런 모래가 섞인 밭이나 돌밭에서 나온 고구마는 찰고구마입니다. 참 달다구요. 한번 먹어 보라구요. 맛이 있나, 없나? 그런데 진흙밭에서 나온 고구마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이것은 삶아 놓으면 전부 물러집니다. 고구마를 무르게 삶아 가지고 2층이나 3층에서 딱 때려 던지면 뭐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웃음) 삶아 놓으면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보면 아는 것입니다. 껍데기를 모래로 싹 한번 문질러 보면 안다는 것입니다. 단 건지, 어떤 건지…. 그리고 단단해야 됩니다. 고우면 안 돼요. 울룩불룩하면서도 털이 없어야 돼요. 껍질이 두껍지 않아야 됩니다. 이런 고구마가 참 맛있어요. 이런 것도 다 연구해야 됩니다. 많이 사 먹어 보면 아는 거라구요. (웃음)

어느 동네 아무개네 집의 고구마가 제일 좋은가를 알아 가지고, 제일 쌀 때에 몇 가마니 사 놓으면 봄이 될 때까지 먹을 수 있습니다. 이왕 사 먹을 것, 고구마를 먹어야 할 팔자라면 빚을 내서라도 싸고 맛있는 고구마를 사는 거예요. 맛있는 고구마 한 가마니만 있으면 한달도 버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미리 준비해 가지고 일년 동안 고구마만 먹어도 죽지 않습니다. 알겠어요? 고구마 먹고 살찌는 것도 복이라는 것을 알아야 됩니다.

여러분, 맨처음으로 고구마 먹을 때는 참 맛있지요? 안 그래요? 내가 맨처음에 고구마를 먹었을 때의 이야기를 해주지요. 우리 동네에는 고구마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외가집이 20리밖에 있었는데 거길 처음으로 갔을 때 고구마를 처음으로 봤습니다. 거기에서는 고구마를 '지과'라고 했습니다. 땅의 열매라고. 그것의 본래 이름이 고구마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기 때문에 고구마라고 했지. 처음에는 지과, 땅의 열매라고 했다구요. 아, 외가 집에 처음으로 갔을 때 그걸 주는데, 도대체 이게 뭐야 이게….

외가에서 돌아다니다 떡 보니까 덩굴이 뻗어 나가는 것이 있기에 이게 뭐냐고 했더니 지과라는 거예요. '지과가 뭐야?' 처음 듣는 이름인데, 어떻게 먹는 거야? 했더니 캐서 쪄 먹는 거래요. '열매 같은 거냐. 따 먹게 되어 있느냐. 지금도 파면 나오느냐. 한번 파 보자'고 하면서 밑 구덩이를 파 뒤집었더니 뿌리 한 댓 개가 나오는 거에요. 고구마 덩굴을 뽑아 놓았으니 캐지 않고 그냥 둘 수 있어요? (웃음) 그걸 삶아 달라고 해서 먹는데, 처음 먹으니까, 아, 그 고구마 맛이 얼마나 감칠 맛인지…! 그래서 혼자 다 먹겠다고 해 가지고 고구마를 소쿠리째 갖다 놓고 앉아서 먹었습니다. 고구마가 그렇게 잘 넘어갈 수가 없어요. 그걸 다 먹고 나니 배가 부르지요. 기분이 좋아서 다음 해엔 우리도 심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래 가지고 다음 해에 심으려고 했었는데 심지 못하고 그 다음 다음 3년째 되는 해에야 우리집에서도 고구마를 심었지만 말이예요.

그 다음해부터는 고구마 절기만 되면, 사흘이 멀다 하고 저녁 때가 되면 20리길을 '엄마 나 잠깐 어디 갔다 올께요' 해 놓고는 마라톤을 했습니다. 그래서 고구마를 먹고 오곤 했습니다. 그리고는 엄마가 '어디 갔다 오냐'고 하면 '놀러 갔다 왔어요' 하고…. 놀러 갔다 온 것이 외가집에 가서 고구마 삶아 먹고 온 거라구요. (웃음) 그 맛이 정말 꿀맛이었어요.

그때는 그렇게도 맛있던 것이 지금은 왜 맛이 없느냐는 거예요. 사람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고구마가 달라진 것이 아니라 사람이 달라졌다는 거예요. 그때를 연상하면서, '야, 고구마야, 너를 내가 옛날에는 참 맛있게 먹었는데, 내가 정이 없어졌든가 네 맛이 달라졌든가 둘 중의 하나겠지!' 하면서 쓱 하나를 집어서 맛보고 하면 그 이상은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렇잖아요? 고구마를 구워 가지고 종이에 싸서 선반에 딱 놓아 두었다가 강의를 하고 나서나 궁금할 때 먹는 겁니다. 거기다 놓아 두면 누가 먹지 않거든요. 설교하고 나서 물 한 컵을 들고 고구마를 꿀떡꿀떡 먹으면서 생각을 하는 겁니다. '오늘 누가 왔던고…' 그거 아주 기분이 좋은 것입니다. 먹으면서 생각하면 생각하는 게 전부 가족적인 것이라구요.

이런 저런 문제나 자기 자신의 생활을 중심삼고 기쁘게 살아야 됩니다. 왜 얼굴을 찡그리고 살아요. 그러면 하나님이 오시다가도 도망갈 거예요. (웃음) 자기의 타고난 팔자가 그렇다면, 운명을 그렇게 타고 났다면 이왕에 사는 데는 울상을 하지 말고 기쁜 상을 하고 웃고 살자는 거예요. 동산을 바라보며 콧노래도 부르면서 말예요.

통일교회의 교회장이란 사람이 저렇게 못살고 뭐 어떻고 동네에 소문나기 시작해 보라는 것입니다. 우리 아들딸은 절대 저래선 못 쓰겠다고 해보라는 것입니다. 저절로 고개가 푹 숙여지고, 길을 갈 때도 힘없이 가게 되는 거예요. 아무리 못살아도, 아무리 굶고 다니더라도 콧노래를 부르라는 것입니다. 동네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유행가도 부르고, 달이 솟거든 달뜬 동산을 바라보면서 달 노래도 부르고, 비가 오면 비노래도 부르고, 농촌이면 농촌노래도 부르고 말이예요. 레코드라도 하나 사 가지고 동네 마이크에 대고 더울 때는 더운 노래를 틀고, 시원할 때는 시원한 노래를 틀어 가지고 동네에 울리게 해주면 일하던 사람들도 그 곡조에 맞추어 노래하게 되면, 동네사람들이 얼마든지 좋게 얘기할 수 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