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5집: 북한 방문 후일담 1992년 01월 20일, 한국 한남동 공관 Page #178 Search Speeches

책임을 질 줄 알아야 돼

그래서 이번에 고려연방제에 대해서도 무슨 말을 했느냐? 고려라고 하지 말고 코리아라고 해라 이거예요. 코리아 통일연방제라고 바꾸면 좋지 않나 이거예요. 통일이라는 것은 통일사상을 중심삼고…. 하나님주의, 두익사상, 김일성 주체사상을 전부 묶어 가지고 같이 교육하자고 하는 그 말이거든요. 같이 교육하면서 하나되자 이겁니다. 현정부는 고려연방제를 중심삼고 김일성이한테 삼켜 버리는 것을 무서워하지만, 우리는 그런 차원을 넘어섰다 이거예요. 김일성이가 나를 무서워하게 됐지, 내가 김일성이를 무서워하게 안 되어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만수대에 가 가지고 어차피 그 길을 가게 된다고 큰소리를 한 거예요. 두고 봐라 이거예요.

그럴 수 있는 얘기를 해 놔야 돼요. 지나가는 손님같이 하면 안 된다구요. 그거 전부 다 우리 땅 아니야? 주인을 선포해 버려야 된다구요. `내가 주인이다!' 남한에서는 그런 놀음을 안 하지만, 북쪽에 가서는 그런 놀음을 해야 된다구요. 그러지 않고는 하늘이 밑창에 대한 섭리를 못 합니다.

나무를 옮길 때의 삽질을 어떻게 해야 되느냐? 곧은 뿌리를 잘라서는 안 되는 거예요. 곧은 뿌리의 밑창까지 파서 헤쳐 가지고 옮겨야 그 나무가 완전히 사는 거예요. 그와 마찬가지로 책임을 진 사람은 그런 책임을 질 줄 알아야 돼요. 눈치를 봐 가지고, 사정을 봐 가지고 적당히 하는 그 선에서는 안 되는 거예요. 하나의 탕감복귀가 안 되는 것입니다. 전부 다 그렇게 되어 있잖아요?

복귀역사에 있어서도 그렇잖아요? 아브라함이 실수하면 아브라함 그 이상의 자리에 들어가야 탕감복귀가 돼요. 예수 이상의 심각한 자리에 들어가야 돼요. 로마와 싸우던 거와 마찬가지로 현대 로마 같은 미국을 소화하고 넘어가야 돼요. 그런 전부를 소화하고 넘어가야 된다구요. 그러지 않고는 돌아갈 수 없어요. 동쪽이 서쪽으로 갈 수 없고, 서쪽이 동쪽 갈 수 없어요. 틀어지지 않는 거예요, 이게.

그래, 할 수 없이…. 보희 같은 사람이 따라다녀도 그걸 아나? '내가 하와이에서 하늘의 명령을 직접 받으며 지낸다, 듣고 싶으면 듣고 말겠으면 말아라' 이거예요. 들이 제겨 놓는 거예요. 역사적 선언입니다, 이게. 이북 땅에 가 가지고 누가 그런 얘기를 했느냐? 나밖에 없다 이거예요. 그걸 남기고 가야 된다구. 김일성이 만나면 뭘 해? 팔십 노인이 된 거, 만나나 마나예요. 김일성 휘하에 있는 2천5백만 국민이 필요한 것이지, 김일성 그 일파에 대한 동정은 문제가 아니라는 거지요.

또 금강산 건설이라든가 앞으로 경제적인 모든 유대를 맺겠다는 것은 김일성을 돕고 북한 정권을 돕자는 것이 아니예요. 북한 백성을 도와야 된다는 거예요. 백성이 행복할 수 있는 유통구조,사업 기반을 준비해야 돼요. 그것이 전부 다 울타리가 되어 있다 이거예요. 울타리가 다 되어 있는 거예요. 전부 다 개인개인 통하지 못하는 그런 사회예요. 가 보라구요.

점심때 우리 가족들이 전부 다 모였는데, 정주 당위원장하고 부책임자하고 떠억 앉아 가지고 자기들이 판을 치고 있더라구요. 내가 한마디 하려다가 그만두었어요. 세상에 그런 실례가 어디 있어요? 친족끼리 모인 데 와서 뭐 이러고 저러면서 너저분하게 따라다니냐 이거예요. 나가라면, 별수 있어? 김일성이가 오라고 그랬으니, 나가라고 그러면 나가야지 별수 있어요? 그거 쫓아내려다가 그러면 안 되겠기 때문에 그냥 뒀어요. 앞으로 당위원장을 심부름시켜야 되거든. 왔다갔다 심부름시켜야 될 것 같고 부락도 다 보호하고 해야 되겠으니 알면서도 가만있었다구요.

거기 가 가지고 천주교하고 장로교가 만들어 놓은 두 교회를 내가 방문했다구요. 헌금들, 누가 그거 하나? 아마 천 불 이상씩 했을 거예요. 그러니 당장에 그 처녀들이 알아 가지고 통에 헌금 얼마 했는지 세고 있더라구. (웃음) 그런 사람들이에요. 내가 기도하는데 말이에요, 기도하는 것을 모르면 안 되겠으니까 와서 한마디라도 더 엿들으려고 이러고 있더라구요. 그 사회가 그렇다구요.

그걸 생각하면,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에 산다는 게 얼마나 행복하냐 이거예요. 굶고 살더라도 하루라도 자유스런 입장에서 내일의 한탄을 풀고 한번 멋지게…. 그렇게 자유행동을 하는 게 얼마나 복인 줄 몰라요. 보희가 내 뒤를 따라다녔지만, 공석에나 그랬지…. 나 타는 차하고 보희 타는 차가 다르고, 또 타고 따라다니는 사람이 달라지는 거예요.

김달현이하고 윤기복이가 나한테 기합받고 혼났지? 보희는 모르잖아, 무슨 얘기를 했는지? 옆구리를 찔러 가지고 `야, 너 동생 같은 녀석이 뭐야? 내가 너보다 유명하지, 네가 나보다 유명하나? 너는 북한에서 유명하지, 세계에서는 아무도 모르지 않아? 문총재의 바람이 얼마나 센지 한번 보라구. 얼마만큼 세계가 떠드나 보라구. 신문 다 들어오고 있잖아? ' 했더니 `대단합니다!' 하더라구요. (웃음)

그러니까 다 아는 거예요. 이거 뭐 북침했다고 윤기복이가 그러길래, 옆구리를 찌르며 `미친 영감탱이, 눈이 시퍼래 가지고…. 내가 공산주의를 똥싸개같이 아는 사람인데, 그런 말이 통할 것 같애? 집어치워!' (웃음) 쿠사레(くされ;비웃으며 몹시 욕하는 말)를 단단히 먹였어요. 아마 그렇게 당한 건 처음이었을 거라. 납작하게 됐어요. 나중에는 내 앞에서 말을 못 붙이더라구요. 말을 못 해요. (웃음) 그러니까 큰소리하고 거기 가서 두드려 패고 그런 거지요.

다 따르는 사람들, 부처 부서장들이 가 가지고 자기네들끼리 얘기하는 거예요. `이야…!' 하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구요. 멋진 사나이로 알지, 멋진 사나이로. 김일성이가, 그만하면 됐다는 거예요. 그렇게 욕을 퍼붓고 할 말 다하고 뭐 짓이겨 놨는데도, 오찬까지 대접하겠다고 하더라구요. 메뉴 짜는 데 자기가 지시해 가지고 전부 다 했다는 사실을 볼 때, 보통 남자가 아니더라구요. 그만하기 때문에 40년 동안 붉은 왕국의 왕 노릇을 해먹은 거예요. 배포가 그렇더라 그거야. 알겠어, 이 졸개 새끼들아?「예!」 이놈의 자식들! 너희들이 나 문총재가 가서 하고 온 것을 들으니까 기분이 좋아, 나빠?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