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집: 우리의 책임 1971년 02월 14일, 한국 중구교회 Page #139 Search Speeches

하나님을 닮은 인간

그런데 대관절 사람이 누구를 닮아서 이 모양이냐? 아버지를 닮았지, 그러면 네 아버지는 누구를 닮아서 그 모양이냐? 할아버지 할머니를 닮아서 그렇습니다. 이렇게 자꾸 올라가면 인간의 종지조상까지 올라가는 것입니다. 인간 조상이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인간의 조상은 누구를 닮아서 그렇게 됐어요?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주인이 있어 가지고 인간을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작품은 그것을 만드는 작가가 그렇게 만들겠다고 하는 작품에 대한 구상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지요? 그렇잖아요? 아마 이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누구를 닮게 마련이냐? 엄마 아빠를 닮게 마련입니다. 혹 그 부모를 닮지 않았다면 몇 대조상의 성품이 숨겨져 있다가 유전법칙에 의해서 어머니 아버지의 성품과 합하여서 한 인간이 생겨난 것이지 아무 근원도 없는 무관한 자리에서 그렇게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자기 혼자에 의해 자신이 되어 가는 줄 알겠지만 이미 여러분 조상세계의 양반들이 많이 왔다 갔습니다, 그 수천 대(代)의 조상들을 나쁘게 얘기하면 안 되겠으니 사장님이라고 합시다. 그 수많은 사장을 종합한 총사장으로서 남아진 것이 여러분 개체인 것입니다. 여러분, 이런 얘기를 들으니 기분 좋지요? 이렇게 멋있는 것이 사람이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뭐와 같으냐 하면, 수천 수만 대의 조상들의 갖가지의 모양, 자격, 가치들을 모아 놓은 것을 박물관에 전시해 놓은 전시품들과도 같은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이 오늘날 여러분들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조상들이 이 세계 앞에 '우리의 후손이 이렇다' 하며 전시품으로 세워 놓은 것이 우리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해 봤습니까?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이 천지간에 남자와 여자는 많디 많지만, 그 개인 자체를 두고 볼 때 자기 선조들의 모양을 전체로 총합해 가지고 열매를 맺어 태어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종교에서 말하는 천당이나 영계가 있다면 여러분의 선조들의 영이 영계에 가서 죽지 않고 딱 버티고 앉아서 여러분들을 바라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조상들이 자기의 아들딸, 손자, 손녀가 잘나기를 바라겠어요, 못나기를 바라겠어요?「잘나기를 바랍니다」 잘나기를 바라는데 얼마나 잘나기를 바라겠습니까? 세계에서 제일 가기를 바랄 것입니다. 세계에서 제일이라면 세계 대통령만 되기를 바라겠습니까? 세계 대통령보다더 높은 분이 있다면 그분 앞에 제일 사랑받는 손자, 손녀, 혹은 손자 손녀의 아들딸이 되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안 그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할아버지 할머니가 자기 손자 손녀를 좋아합니까, 안 좋아합니까?「좋아합니다」 나이를 많이 먹으면 주름살도 늘고 해서 손도 얼굴도 쭈글쭈글해지고 머리도 희끗희끗해집니다. 거기에다 할아버지들은 수염까지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또 늙은 사람들은 몸에서 냄새가 납니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손자 손녀가 귀엽다고 볼을 비비고 어루만지고 하면 손자 손녀는 싫다고 도망간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빵까지 사주며 손자 손녀를 좋아하는 것입니다. 나도 이런 감정을 느껴 왔어요. 여러분들은 못 느껴 봤어요? 손자 손녀는 싫다고 하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는 따라다니며 도와주려고 합니다. 그런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해서 그 후손들을 미워하겠습니까? 생각해 보십시오, 좋아 하겠어요, 싫어하겠어요? 여러분 선조들이 여러분을 좋아하면 기분 좋아요, 나빠요? 기분이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조상이 세상에서 용서할 수 없는 살인 강도라면 여러분의 기분이 좋겠습니까? 그럴 때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자기 조상 가운데 잘난 조상이 있으면 자랑하지요? 국민학교 아이들이나 유치원 아이들도 박대통령이 자기의 선조라면 '야 ! 지금 박씨가 대통령하기 때문에 박씨가 제일이다' 하고 자랑하는 것입니다. 한 치의 관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한종씨가 대통령 한다고 '우리 대통령'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얘기 하려면 한정이 없습니다. 하여튼 여러분은 누구를 닮았어요? 누구 닮기는 누구 닮아요. 종지조상을 닮았지요. 여기에 어떤 조각 작품이나 문학작품이 있다면 그 작품은 어디에서부터 나왔느냐 할 때 작가의 마음속에 구상한 것을 닮아 나온 것입니다. 그렇지요? 세계를 자기수중에 넣고 싶어하는 작가가 작품을 만들었다면 그 작품은 그런 소원을 가진 작품으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럴 것 아니예요? 그건 여러분들이 아무리 거짓말이라고 부정을 하더라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