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집: 전통을 세우자 1971년 07월 01일, 한국 남산성지 Page #225 Search Speeches

우리가 가야할 심정의 길 사'의 길

그래서 진리심판, 인격심판, 심정심판이라는 말을 하지요? 말씀과 인격과 심정이 문제라는 거예요.

말씀이라는 것은 무엇이냐? 심판의 규정이 되는 것입니다. 법은 심판의 기준으로 선악을 구별할 수 있는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참된 진리라는 것은 선악의 기원을 결정할 수 있고, 그 선악의 내용을 결정할 수 있는 하나의 표준이 되어야 됩니다. 그 표준이 우리 교회의 '원리'여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것을 절대시할 수 있느냐?

그 말씀에 반항하거나 상치될 때는 그 말씀에 제재를 받는 것입니다. 그 말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원칙이 아니겠습니까? 말씀의 도움을 받지 않고 말씀의 환영을 받을 수 있는 입장에 섰을 때, 비로소 인격 기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자기를 중심삼은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이 생활하는 데에 있어서, 모든 것을 말씀대로 했다고 해서 그 결과가 자신에게 맺혀지기를 바라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하늘 앞에 맺혀지게 되는 것입니다. 나를 중심삼을 것이 아니라 전체를 중심삼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관점이 달라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정문제에 있어서도 상대적 요인을 중심삼아야 됩니다. 심정은 정서적인 것입니다.

사랑의 근거지가 어디냐 할 때, 여러분이 아니라는 겁니다. 지금까지 '사랑'하게 되면, 사랑은 상대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기에게 그 사랑의 근거지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게 사고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자신도 사랑의 주체이시지만, 하나님 자체가 출발 기점이 되고 하나님 자체만 사랑을 갖게 되면 사랑의 대상은 필요 없는 것입니다. 사랑의 대상을 필요로 하는 근거지가 어디냐 하면 자체 같지만 자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결실이 없는 출발이라는 것은 아예 출발하지 않은 것만 못합니다. 물론 그 자체가 동기는 되겠지만 그 결과는 상대에게 맺혀지는 것입니다. 열매라는 것은 반드시 상대와 관계를 맺어야 맺혀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의 열매를 중심삼고 볼 때, 사랑의 결정적 근거지는 자기 자체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상대에게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의 가치를 백 퍼센트 인정하는 데서만이 백 퍼센트 사랑의 가치가 드러나는 것입니다.

사랑의 길에서는 왜 희생해야 되느냐? 그것은 자기의 것이 아니기 때문 입니다. 상대라는 근거지를 두고 있기 때문에, 그 근거지에 완전히 일치될 수 있는 여건을 제시하지 않고는 사랑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완전한 사랑을 하려면 완전한 희생을 해야 됩니다, 완전한 희생을 넘어서 가는 사랑의 길에는 완전한 통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심정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이냐? 역사적인 과정을 통해서 발전하는 시대 시대에 둘 수 없기 때문에, 천주의 주체이신 하나님에게 두는 것입니다. 뜻은 상대적 관계에 있습니다. 그 뜻이 가는 길에 있어서, 개인의 뜻이 가야 할 길은 가정이요, 가정의 뜻이 가야 할 길은 교회요, 교회의 뜻이 가야 할 길은 나라요, 나라의 뜻이 가야 할 길은 세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으로부터 뜻의 동기와 결과가 나타나야 하는 것입니다.그러니 동기를 사랑하는 만큼 결과를 사랑하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가는 길입니다.

동기를 사랑하는 만큼 결과를 사랑하는 데에 있어서, 개인적인 입장에서 사랑하는 동기와 개인적인 입장에서 사랑하는 결과가 같아야 됩니다. 가정적으로 볼 때도 그것이 같아야 됩니다. 변함이 없어야 합니다. 그래야 심정적 희생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리, 인격, 심정의 심판에 있어서 하나님만 사랑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하나님의 상대적 권의 세계에서 상대 이상의 입장에 서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라. 또 하나님을 사랑하듯 세계를 사랑하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성품을 다해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 하라'고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이웃을 사랑하기를 내 몸같이 하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 사람을 내 몸같이 할 수 있는 거기서부터 뜻이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에게 갈 수 있는 첫 출발은 하나님을 사랑하듯이 자기 이웃을 사랑하는 데에서부터 벌어집니다. 이런 사람이 뜻의 세계를 대할 수 있는 인격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귀결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가는 데에 있어서 자기 개인을 중심삼고 하나님의 뜻과 가정을 중심삼은 하나님의 뜻, 그리고 교회를 중심삼은 하나님의 뜻, 나라를 중심삼은 하나님의 뜻이 서로 엇갈려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종합적인 기준을 중심삼고 우리가 넘어야 되겠습니다. 그러한 때가 71년도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