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집: 참된 인생길 1971년 02월 17일, 한국 성북교회 Page #176 Search Speeches

성인의 가르침

세계면 세계, 대한민국이면 대한민국의 역사상에는 위인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위인 가운데 누구를 제일 좋아합니까? 이순신 장군을 좋아하지요? 그러면 이순신 장군은 참사람입니까, 거짓 사람입니까?「거짓 사람입니다」 여러분은 이순신 장군보다 훌륭해요? 이순신 장군은 대한민국에 있어서는 애국자입니다. 그렇지만 일본에서 보면 원수이지요?(웃음) 참은 일본에서나 한국에서나 같아요, 달라요?「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순신 장군은 참사람이 못 됩니다. 위인은 국가내에서만 있을 수 있는 사람 입니다. 위인이 죽게 될 때에는 비록 역적이란 말을 들으면서 억울하게 죽는 입장에 있더라도, 그 나라 국민의 3분의 1이 아니면 5분의 1이라도 그 위인의 죽음길에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그렇지요?

이와 같은 위인이 많은 세상에 있어서 성인은 어떠한 사람이냐? 진짜 사람을 찾아 올라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위인으로는 상대가 안 됩니다. 자기 나라를 중심삼고 이러쿵저러쿵하는 무리들과는 틀리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기분 나쁘다고 하겠지만, 나쁜 사람하고 비교해야 기분 나쁘지 좋은 분하고 비교하는데 기분 나쁠 게 뭐 있어요? 좋은 분하고 비교해서 이렇다 저렇다하게 될 때는 꼼짝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위인이 되겠어요, 성인이 되겠어요?「성인이 되겠습니다」 위인의 수는 부지기수입니다. 그렇지요? 위인은 나라마다 다 있습니다. 그런데 성인은 세계에 몇 사람밖에 안 됩니다. 누구누구인지 한번 꼽아 봅시다. 예수, 석가, 마호멧, 공자, 소크라테스입니다, 세계적인 성인은 소크라테스까지 해봐도 전부 다섯 분입니다.

지식과 생명의 가치를 두고 볼 때, 이들이 서로 대등할 수 있습니까? 여러분은 학박사가 되기 위해서 생명을 희생하겠어요? 생명을 학박사와 바꾸겠어요, 안 바꾸겠어요?「안 바꿉니다」 그러면 농촌에 사는 사람이더라도 생명의 가치를 알고 사는 사람과 아무리 학박사라도 생명의 가치를 모르고 사는 사람을 비교할 때, 누가 더 가치가 있어요?「생명의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명과 지식은 비교가 안 되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철인(哲人)이기 때문에 지식의 왕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지식은 원리적인 현상세계를 중심삼은 입장에서 논한 지식이지 전체의 내용까지 포괄한 입장에서 논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신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이 아닌 가상적인 입장에서 말을 했습니다. 긍정적인 입장에서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크라테스는 지식의 왕은 될 수 있어도 생명의 왕은 못 됩니다.

지금까지 4대 성인들은 전부다 억조창생을 구하기 위해서 인간이 갈길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인간을 중심삼고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철인과 성인은 어떻게 다르냐? 철인인 소크라테스는 자기를 중심삼고 학설을 주장했습니다. 즉, 그의 가르침은 인간을 위주로 했습니다. 그러나 성인들의 가르침은 자기를 위주로 한 것이 아니라 신을 위주로 한것입니다. 이것이 철인과 성인의 다른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의 교주가 아닌 사람은 성인 축에도 못 들어갑니다. 석가도, 공자도, 마호멧도, 예수도 모두다 신의 뜻을 중심삼고 인륜을 밝히려고 했습니다. 철인 (哲人)과는 사상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인간 세상에서는 인륜도덕을 중심삼고 살기 때문에 신을 중심삼은 도덕 관념과는 상치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는 성인들을 전부 다 원수시하고 쫓아내거나 잡아죽이는 비참상이 벌어졌던 것입니다. 성인이 몰려 죽어 갔던 그 길은 위인의 죽음길만도 못했습니다. 위인이 역적으로 몰려 죽을 때는 울고불고하며 동정하는 사람이라도 있었지만, 성인이 죽어 갈 때에는 전부다 '그놈 때려죽여라' 했던 것입니다. 위로부터 아래까지 민족 전체가 동원하여 환영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가운데 성인들은 억울하게 죽어 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죽어 간 성인 가운데 대표적인 분이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의 죽음길에서는 사랑하는 제자들까지도 다 배반하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이 얼마나 기가 막혔겠습니까? 만약 예수님의 아들이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예수님의 아내가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오 사랑하는 그대여, 어서 그렇게 가시옵소서'라고 했겠어요?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런 얘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더 하지 않겠습니다.

성인들은 모두 천륜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인륜도덕을 중심삼고 생활해 왔습니다. 우리가 인륜을 밝히면 인정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천륜을 밝히면 거기에는 천정이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종교의 교주들은 신을 중심삼고 천륜을 가르쳐 주고. 신을 중심삼고 인륜을 구체적으로 밝히려 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