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집: 태평양시대의 기수 1988년 02월 18일, 한국 한남동 공관 Page #219 Search Speeches

아시아인을 소"해야 세계를 리"할 수 있어

그런데 국회의원 120명 하라고 내가 지시했는데, 120명 못 하고 새해를 맞았구만. 「죄송합니다. 반밖에 못 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 양반들만 하나되면 틀림없이 살릴 수 있습니다. 이제 막 우리가 무슨 보고를 가졌느냐 하면, 전국 통·반 격파 운동에서 전남이…. 며칠 동안에 그렇게 했나요? 출발한 지가 한달 됐지요? 「예, 한달 동안입니다」 한달 동안에 세상에 없는 조직을 통해 통 반 결성대회를 다 끝냈다고 하는 보고를 받았다구요.

이제 우리의 조직편성이 나무와 같이 딱 되어야 됩니다. 앞으로 김일성이 어차피…. 국제 정세로 보게 된다면 한국의 정세가 강대국 앞에 딱…. 지정학적으로 보면 중요한 입장에 있어요. 엊그제도 잠깐 얘기했지만 말이예요. 여러분이 알아야 할 것은 한국이라는 나라가 묘한 나라라는 것입니다.

인종별로 볼 때도 오천년 역사를 지내온 우수한 민족이지만 세계 국가들 틈에서 자리를 못 잡고 허덕여 나왔습니다. 앞으로 세계정세로 보게 된다면, 지금 시대는 태평양시대로 접어들고 있어요. 하천문화권으로부터 지중해문화권, 그리고 대서양문화권에서 태평양문화권 시대로 이동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대서양 문화권시대에서 태평양문화권시대로 이동해 오는데 여기에 주역을 하겠다고 바람을 피우고 있는 것이 소련과 미국입니다. 그들이 주역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세계를 지도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인을 소화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고는 지도하지 못합니다. 아시아 인구가 세계 50억 가운데서 30억에 가까워요. 5분의 3이 넘는 수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인을 소화 못 하는 주의는 세계를 리드할 수 없습니다.

소련을 위주로 한 공산주의가 중공을 중심삼고 아시아를 제패하려 했지만 민족을 초월하지는 못했어요. 슬라브민족 제일주의를 중심삼고 세계 제패를 위한 공산주의였기 때문에 중국 민족을, 아시아인을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이 민족기준, 이것이 언제나 문제예요. 미국도 자유세계의 지도적인 체제를 갖추어서 지금까지 나왔지마는 앵글로색슨 제일주의를 못 넘고 있습니다. 못 넘어요. 전쟁도 해 나오고 그랬지만, 지금도 이게 문제입니다.

세계는 하나의 세계로 가고 있습니다. 하나의 세계가 안 되면 망하는 거예요. 인류는 다 멸망합니다. 금후에 있어서 과학무기를 중심삼은 전체체제의 위협이 휘몰아치는 환경권 내에 있어서 하나 안 되면 망하는 거예요. 어차피 하나되어야 됩니다. 어떤 주의를 가공으로 만들어서라도 국제적인 조직편성을 하든가 해야 돼요. 신이 없다면 신을 만들어서라도 전체를 통합할 수 있는 구상적 체제를 갖추어야 됩니다. 유엔이 가공적으로 형성해서라도 규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규합하더라도 아시아인을 소화 못 하면 안 된다 이거예요.

이런 관점에서 볼 때에, 세계는 지금 아시아를 두고 최후의 결정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세계가 전부 다 아시아에 모였습니다. 소련도 아시아에, 중공도 아시아에, 일본도, 그다음에 미국도 모였습니다. 이 4대강국이 어디에 달려 있느냐? 한국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에 달려 있다 이거예요. 이것은 무얼 말하느냐? 아시아를 어느 나라가 소화하느냐 이거예요. 이것이 문제입니다.

자, 한국은 지금 남북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남북으로 갈라져 있는 것은 중공도 원치 않습니다. 중공 자체를 지금 가만 보게 되면 말이예요, `남북이 하나되면 얼마나 좋아?' 이러고 있습니다. 중공은 금후 과학기술 발전이라든가 국가 경제부흥을 위해서 중소기업을 발전시켜야 할 단계에 들어가는데,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이냐 이거예요. 서구의 모든 현대 과학문명은 체질적으로 맞지를 않아요. 적응하기엔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립니다. 그러면 그것에 대처하기 위한 하나의 길로 일본을 통해서 하는 길이 있는데, 일본은 40년 전의 침략국가라는 낙인이 찍혀 있다 이거예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이 제일 적격입니다. 그런데 남북으로 갈라져 김일성이 물고 늘어지고 있다는 거예요. 보면, 중공하고 한국은 딱 붙은 거와 마찬가지거든요. 중공 어디든지 사방팔방으로 연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공도 통일을 원하고 있어요. `통일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겠나?' 이런다구요.

소련도 그렇습니다. 소련도 `북한뿐만이 아니라 남한, 일본까지 손에 넣었으면…. 제2차대전 때 미국을 총공격했던 그 주동국인 일본을 주머니에 넣고 맘대로 해야 태평양 연안을 휩쓸 수 있을 것인데…'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한꺼번에 때려잡고 싶은데 이게 둘로 갈라져 있으니 야단이라는 것입니다. 먹고는 싶은데 야단이예요.

일본도 그래요, 일본도. `북괴 이거…. 일본이 대륙으로 가야 할 텐데…' 하지만 그냥 대륙으로 가면 안 되는 거예요. `어차피 대륙으로 가야 할 터인데 미국이 달려 있고 소련이 달려 있으니 이걸 다 소화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이렇게 된 거예요.

그러면 한국은 어떠냐, 한국은? 중공도 그런 어려운 입장에 있고, 소련도 일본도 그런 입장에 있습니다. 또 미국은 어떠냐? 미국도 그렇습니다. 미국도 지금 민주당, 공화당 정세로 보게 될 때 남북이 통일될 수 있는 입장이 되게 되길, 하나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자, 이렇게 볼 때에 한국은 어떠냐? 한국을 바라보는 강대국들은 주변국가 어느 나라보다도 한국이 하나된 자리에서 자기들 품에 들어오기를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다 바라고 있다 이거예요. 한국 사람은 어때요? 남북으로 떡 갈라져 가지고 40년 동안 대치해 있었기 때문에 이건 완전히 풍토가 다릅니다.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체제가 다릅니다. 체제가 달라요. 언어마저도 달라요, 언어마저도. 그들이 말하는 평화와 자유의 개념이 다르다구요. 요즘 민중민주주의란 말을 많이 하는데 근본적으로 다르다구요. 그것은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중심삼고 거기에 위반된 반동분자들을 전부 다 제거한 입장에서, 반대 없는 자리에서 평화기준을 주장하는 민주주의예요. 그런 술어의 위장법을 남한이 모르고 있다 이거예요. 남한은 밤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