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집: 우리를 위하여 당하신 일들 1960년 10월 16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28 Search Speeches

하나님이 닦아 나오신 길과 그 목적

하나님이 계신다 할진대 하나님은 반드시 이렇게 얼크러진 인간들을 수습하고 구원해야 합니다. 수습하는 데는 인류 앞에 무엇을 제시하실 것이뇨? 천지에는 중심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거기에는 이 중심을 대할 수 있는 목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인간을 지으셨으니 우리가 하나님의 목적이 될 수 있고, 동시에 하나님이 우리의 목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과 우리는 원인과 결과의 관계이지만, 이 원인과 결과의 관계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상대적인 조건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는 소망이 있고, 새로운 창조적인 목적이 있고, 새로운 뜻이 있는 연고로 하나님과 우리는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래야 할 뜻이 있다는 거예요.

아무리 내 몸과 마음이 하나되어 있더라도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몸과 마음이 하나 된 내 자신이 선의 이념세계와 화할 수 있도록 생활권내에서 전체적인 가치와 더불어 즐길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지으신 것은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에서 뿐만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하여 온 천주를 품고 즐거워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지으신 목적은 온 하늘땅과 화하여 하나가 되기 위해서라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타락하여 천 갈래 만 갈래로 갈라져 수습할래야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얼크러진 이 인류의 역사노정을, 혼돈된 이 세상을 수습하기 위하여 어느 한 곳에서부터 손을 대어 길을 닦아 나오신 것입니다. 그러면 어떠한 길을 닦아 나오셨느뇨? 참는 길을 닦아 나오신 것입니다. 여러분, 종교의 길은 참는 길입니다. 참고 희생하고 죽을 때까지 가는 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을 추구해 나오는 사람 중에는 참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참지 않으면 선한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습니다. 봉사와 희생을 목표로 삼지 않고는 선의 터전을 넓힐 수 없습니다. 이같이 하나님께서는 복잡하고 얼크러진 이 땅 위에 참는 길, 희생하는 길, 죽는 길을 닦아 나오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목적이 아닌 과정적인 현상입니다.

그러면 목적은 무엇이겠는가? 기쁨과 만족을 느끼는 행복한 세계입니다. 그 세계는 봉사 대신에 높임을 받을 수 있고, 희생 대신에 소생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러한 세계를 향하여 하늘은 이끌어 나오신 것입니다.

이러한 역사노정을 개척하여 나오시는 하나님이라 할진대, 앞으로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민족은 어떤 민족일 것이뇨? 참는 민족, 봉사하는 민족, 선을 위해 죽을 수 있는 민족입니다. 이 세계의 역사노정에서 참아 나오는 민족이 있으면 하늘은 붙들 것입니다. 희생하는 민족, 죽음의 자리까지도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하게 나갈 수 있는 민족을 하늘은 붙들 것입니다.

그것은 무엇 때문이뇨? 하나님께서 목적을 이루시기 위하여 그러한 노정을 거쳐 오셨기에 하나님과 같은 목적으로 따라 나오는 사람도 필시 그러한 길을 걷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기에 개인을 찾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고통, 민족을 찾기 위해서는 민족적인 고통, 국가를 찾기 위해 서는 국가적인 고통, 세계를 찾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고통이 따르는 것입니다.

오늘 이 시대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시대입니다. 마음의 방향이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하고 어디를 가더라도 마음을 의지할 수 없는 혼란과 혼돈의 시대입니다. 이것 가지고도 안 되고 저것 가지고도 안 됩니다. `아, 나는 되었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그 마음속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의 물결이 뒤넘어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고통을 참고 견디어 낼 수 있는 사람, 이런 복잡한 과정에서도 끝까지 참으면서 희생하고 봉사할 수 있는 사람, 어떠한 위험과 공포가 휘몰아친다 할지라도 넘어갈 수 있고 죽음의 고개까지도 넘어갈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있다 할진대 하늘은 반드시 그 무리를 통하여 새로운 시대를 형성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