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집: 21세기 한국의 비전과 남북통일 1986년 03월 20일, 한국 서울 힐튼호텔 Page #210 Search Speeches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 것을 좋아해

그래서 우리는 이제 21세기의 모든 비전을 해결하기 이전에, 미래의 모든 비전을 해결하기 이전에 오늘날 당면한 우리 자체의 비전을 해결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각도에서 통일된 자신, 참된 자신을 발견하느냐 하는 것이 보다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해결 안 됩니다. 철학은 참사람을 추구해 나왔습니다. 참사람이 되려면 이 변하는 인간들 가지고는 안 되겠다는 거예요. 자고로 모든 사람들이 말하지 않았어요? 성현들이 말하기를 '인심(人心)은 조석변(朝夕變)이요, 산색(山色)은 고금동(古今同)이다. 만물지중(萬物之衆)에 유인(惟人)이 최귀(最貴)라. 만물 중에 인간이 제일 귀하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사람의 마음은 조석변이라고 했어요. 전부 다 갈래를 못 찾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참된 나' 이것이 문제라구요. 참된나를 어디서 발견하느냐? 철학이 아무리 노력을 했지만 참된 나를 발견하지 못했고, 참된 세계를 찾을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참된 나' 이런 것을 생각할 때 여기서 문제 되는 것은 오늘날 살아 있는 인간 자신들이 원인적인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아무리 고명하신 교수님이라 하더라도 '아, 나는 고명한 교수가 되기 위해서 태어났다'라고 의식해 가지고 태어났어요? 그럭저럭 부모님의 사랑 가운데서 자기도 모르게 태어난 것이 아니냐?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어디까지나 원인적인 존재가 못 된다구요. 제 2의 결과적 존재임을 부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 결과적 존재가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은 원인적인 존재가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 원인, 원인을 추구해도 결국 그 신 자체도 불완전한 신으로 귀결되고 마니 그런 불완전한 신은 우리 인간에게 필요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게 될 때, 오늘날 이 성서 가운데 한 가지 참 좋은 복음이 있다면 그것이 뭐냐? '인간은 타락을 했다'는 말입니다, 타락을 했다는 말. 타락하지 않았다면 참사람이 되었을 것이고, 참의 제2의 존재가 되었더라면 참의 제1의 존재와 원인과 결과로 결합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참의 존재에 미치지 못하고 고장났다는 사실은, 우리가 노력해서 참과 일치될 수 있는 기반을 회복하는 날에 다시 참의 원인과 일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안 그래요? 원인과 결과는 과정을 거치지만 서로 통하기 마련입니다. 하나되기 마련이고, 돌기 마련입니다. 순환작용을 하게 마련이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종교사에 있어서, 우리 인류 역사에 있어서 타락이라는 명제는 논리적인 기준에서 참을 추구하는 우리 인간에게 완전한 신이 있다고 하는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놀라운 복음이라는 거예요.

자, 그러면 보자구요. 여러분, 사람은 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변하는 것을 좋아해요? 선생님이 어제는 요렇게 말했다가 오늘은 이렇게 말한다면 학생들이 좋아해요? 십 년 전에 한 말과 십 년 후의 말과 백 년 후의 말이 변하지 않아야 누구나 존경하는 거예요.

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귀한 보물이 있잖아요? 다이아몬드 하게 되면 굳은 데 있어서 그 어떠한 힘의 침범도 받지 않아요. 변치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보물이라고 해요. 굳은 데 있어서는 절대적이예요. 또, 황금하게 되면 다이아몬드처럼 굳지는 않아요. 손톱으로 금을 쭉 그으면 금이 그어진다구요. 그러나 24금이라는 그 금은 누런 빛에 있어서는 절대적입니다. 역사를 극복하고 시간을 초월할 수 있다는 거예요. 시간성을 초월해 가지고 자기의 권위를 유지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다음에는 진주, 아내들은 진주를 좋아하지요? 진주는 뭐냐 하면 조화의 빛깔, 화합의 빛깔, 하모나이즈 칼라(harmonize color)입니다. 이것은 아무리 갈고 갈더라도 밑에 들어가나 겉에 가나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도 그 빛을 점령할 수가 없다는 거예요.

이렇게 변치 않는 불변의 내용, 절대적인 내용을 지니고 있으며 유일적인 특성을 가진 것들을 인간들은 보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 우리 인간의 본성은 변치 않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안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