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1집: 우리가 살 길 1986년 02월 19일, 한국 리틀엔젤스예술회관 Page #78 Search Speeches

한민족을 배달민족이라고 하" 이유

실례지만 오늘 나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한번 손들어 보시자구요, 처음 보는 분들은. (웃음) 「책에서 많이 봤어요」 뭐예요? 「책이요」 책에서 본 것이 본 것인가요? (웃음) 책에서야 뭐 세계 사람들이 다 봤지요. 내 얼굴을 처음 보니까 소개해야 되겠기에 '나'라는 사람을 앞에서 약간 소개했어요. 이렇게 보면 한 남자에 지나지 않아요. 여기에 체구로 보나 혹은 얼굴 생김새로 보나 미남자들이 많으신데, 비교해 보고 '문총재도 못생겼지만 저만하면 남자 축에서 빠지지 않겠군' 하고 평할 사람도 있을 거예요. (웃음)

자, 말이 났으니, 이제는 내 차례니 말을 안 할 수 없다구요. 오늘 제목을 잡는다면…. 내가 할 말이 많습니다. 그걸 전부 펼쳐 가지고 얘기하려면 뭐…. 본래 말해 먹고 사는 사람입니다. 60평생 어디 가나 말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죄의 짐을 진 것같이 말을 안 하면 안 되는 책임 부서에서 몰리는 생활을 하며 말을 많이 한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역사가 굉장할 것 아니예요?

그래 처음 보는 분들 앞에 어떻게 얘기해야 될 것이냐? 제목을 잡는다면, 지금 한국 실정이라든가 세계 정세를 봐 가지고 실감날 수 있는 제목이 무엇이겠느냐 하면 말이예요, '우리가 살 길'입니다. '우리가 살 길', 그 말은 내가 살고, 우리 가정이 살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 민족이 살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 나라가 살고, 우리 세계가 살 길입니다. 이것을 더 크게 보면 우리라는 말 가운데는 인간세계뿐만이 아니라, 신이 있단다면 신을 중심삼은 영계가 살 수 있는 길이 무엇이겠느냐? 제목이 얼마나 커요. '우리가 살 길'이라는 제목 한마디가 전체에게 긍()하여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한국 사람입니다. 고향이 평안북도 정주지만, 그곳도 한국 땅이예요. 나는 배달민족임에 틀림없어요. 배달민족 할 때, 왜 배달민족이라 했을까요? 내가 생각할 때 '아하! 배달민족이란 그 이름이 세계사적인 사명을 중심삼고 무엇인가 세계 앞에 배달하기 위한 사명이 있어서 배달민족이라 했구나!' 하고 언제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무엇을 배달해 주느냐 이거예요. 먹는 것을 배달해 주겠느냐? 배우는 것을 배달해 주겠느냐? 무엇을 배달해 주겠느냐? 그런 문제를 볼 때, 배달해 주려면 너나할것없이 제일 귀한 것을…. 참된 사람이 됐고, 위대한 사람이 됐고, 성인이 되었다면 그가 배달해 줄 수 있는 것은 역사적으로 가장 귀한 것을 배달해 줘야 됩니다. 그렇게 생각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걸 배달해 주는 데 있어서는 전세계, 현재 40억 인류가 살고 있는 전세계 앞에 무엇을 배달해 주겠느냐? 더 나아가서는 이 시대뿐만이 아니라, 사람은 살다가 가는데 후세를 남기고 가느니만큼 미래세계에 무엇을 배달해 줘야 되겠느냐? 이것이 배달민족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우리 한국 민족이 언제나 생각해야 할 중요한 문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면 오늘날 한국이 세계 앞에 배달해 줄 것이 뭐 있어요? 현재 미국의 원조를 받지 않으면 국가 운명을 지탱할 수 없는 이런 입장에서 허덕이고 있는 신세임을 잘 알아요. 군사적인 면에서, 혹은 과학적인 면에서, 혹은 정치적인 면에서, 경제적인 면에서, 더 나아가서는 문화적인 면에서 세계 앞에 배달해 줄 것이 있겠느냐? 없다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