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집: 선악과 흥망성쇠 1969년 06월 22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5 Search Speeches

지혜로운 사람이란

오늘날 이 땅 위에서는 어떠한 사람을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하느냐? 그 사람은 자기를 중심삼고 자기 나름대로의 생활을 잘 가려나가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한된 시대권내에서의 지혜로운 사람에 불과합니다. 지혜로 와서 자기의 일대에 소원을 성취하고 그 권위를 자랑한다 하더라도, 나라가 망하게 될 때 그는 망하는 운명에 놓이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근대사를 두고 볼 때에도, 우리가 일본 제국주의 지배하에 들어갔을 당시에는 아무리 잘나고 아무리 천운을 받들 수 있는 개인이 태어났다 하더라도 그도 역시 빈 껍데기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개체를 중심삼고 선악의 한계선을 긋는 데 있어서의 일반적인 기준은 공적이냐 사적이냐 하는 것입니다. 공적인 것은 남아지고 사적인 것은 없어지게 되므로, 사적인 것보다 공적인 것이 더 선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공적인 기준은 어떠한 기준이냐? 하나의 가정을 놓고 볼 때, 그 가정의 식구가 자기보다도 가정을 위한다면 그는 공적인 자리에 서는 것입니다. 또 민족과 국가를 위해서 나서게 될 때는 안 됐지만 가정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민족과 국가를 중심삼고 볼 때 그는 당당코 공적인 자리에 선다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애국지사나 역사적인 위인들을 보더라도 그들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개인은 물론 가정까지 포기해 버리고 나섰습니다. 선을 위해, 공적인 일을 위해 개인적인 것을 다 포기하고 나섰던 것입니다. 이것을 일대일로 보면 악(惡)처럼 보입니다. 마땅히 주위로부터 지탄 받아야 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더 공적인 국가의 것으로 남아지게 될 때에는 지탄 받게 하던 모든 사연과 경, 또 거기에 엉클어진 모든 악조건은 공정한 공적 기준에서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모든 어려운 환경을 참고 극복하여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싸워 나간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주위로부터 지탄 받아 어려웠던 그 모든 사실들이 그 사람을 구속하는 조건으로 절대 남아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도리어 그것이 해방의 조건이 되고 승리의 방패로 세워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적인 실증을 통해서 잘 아는 바입니다.

그러면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길과 세계 인류를 위하는 길,이렇게 두 길이 있다면 여러분은 어느 길을 가야 할 것이냐?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길은 세계적인 공적인 입장에는 설 수 없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을 중심삼고 충성을 하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안에 세계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계 안에 대한민국이 있는 것입니다. 세계를 위해서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지, 대한민국을 위해서 세계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자기의 나라만을 위하는 자리에 서게 될 때에는 그 민족의 자주성을 강조해서 세계를 제패하려는 독재주의의 출현이라는 결과를 반드시 가져 온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공인의 법도를 따라 우리 민족의 방향을 세계적인 대세에 결부시켜 현재 처할 수 있는 안일의 자리보다 십년백년, 혹은 수세기 이후에까지 이 민족이 머물 수 있는 안정된 자리를 위하여 책임지고 지도하는 지도자가 있다 할진대 그는 역사에 남을 세계적인 인물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런 지도자의 이념을 가진 민족이 있다 할진대 세계가 망하게 되더라도 그 국가를 통하여 세계는 치료 받을 것이며, 이것이 역사가 남길 최후의 결과인 것을 우리들은 알아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