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집: 세계와 한민족의 결의 1983년 12월 14일, 한국 마산 실내체육관 Page #325 Search Speeches

위기의 상황- 처한 오늘의 세계

먼저 오늘의 위기상황에 대해서 말씀하고자 합니다. 오늘의 세계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대혼란의 세계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의 남과 북을 가리지 않고 또 선진국과 후진국의 구별 없이 오늘날 사회는 모두 병들어 있어서 부정, 부패, 살인, 강도, 착취, 억압, 폭력 등이 끊길 날이 없으며, 날이 갈수록 더욱 증대해 가고 있습니다. 또 국제적으로는 나라와 나라 사이에, 민족과 민족 사이에, 종교와 종교 사이에 분쟁, 충돌, 반란, 전쟁 등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KAL기사건, 랑군폭파사건, 베이루트폭파사건 등의 대량학살 만행까지 속출하고 있습니다. 한편, 선진국 국민들이 풍요한 생활을 즐기고 있는 반면에, 아프리카와 같은 후진국의 여러 나라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기아선상에서 허덕이고 있으며, 드디어 굶주리다 못해 죽어 가는 무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혼란과 참상 중에서도 특히 개탄스러운 것은 종교가 제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서로 싸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북아일랜드에서의 신·구교의 싸움, 이스라엘의 유대교와 아랍의 회회교의 싸움, 이라크와 이란의 회회교파 상호간의 싸움, 개신교 내부의 교파싸움 등이 그것입니다. 인류의 정신을 선도하고 싸움을 말려서 서로 화해시켜야 할 종교가 도리어 싸움을 일삼고 있는 것입니다.

이리하여 세계는 지금 무법천지로 화하여 인류는 갖가지의 폭력과 살륙, 파괴와 난행의 바다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공산주의의 야만적인 책동에 의하여 혼란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리하여 인류문화는 지금 절망적인 위기상황에 놓여지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