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집: 사랑의 기관차 1986년 01월 31일, 한국 한남동 공관 Page #143 Search Speeches

나쁜 것은 제거하고 좋은 것을 "구해 나가" 인류-사

그러면 어떤 것이 역사가 바라는 정상적인 것이냐 하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역사라는 것은 인간들 끼리끼리 엮어 나가지만, 그 인간들 끼리끼리 엮어 나가는 것만이 아닙니다. 역사의 결과는 반드시 좋고, 나쁜건 다 지나간다는 겁니다. 반드시 결과가 좋지 않으면 나쁘다구요. 좋지 않으면 나쁜 것으로 귀결되는데, 나쁜 것은 역사와 더불어 흘러가는 거예요. 나쁜 것은 역사와 더불어 어느 사회에서나 제거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좋은 것은 추구해 나가려고 합니다. 좋은 것, 더 높은 것, 더 높은 것, 이렇게 추구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보통 사람은 수평선을 향해서 평면적으로 가려고 합니다. 더 높은 것을 찾아가야 좋은 것이 나올 텐데, 현재 있는 입장에서 볼 때 좋은 것이 그냥 그대로 현재의 입장에서 연결될 줄로만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착각하고 있다는 거예요. '좋은 것이 우리와 더불어 그냥 그대로 환경적 여건과 같은 상태에서 연결될 것이다'라고 일반 사람은 생각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것은 좋은 것이라도 별반 차이가 있지 않다는 거예요. 악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수직으로 나타난다고 할 때에 어떻게 되겠는가 생각해 보라구요. 수직적인 조건, 즉 평행선이라든가 혹은 각도를 갖추었지만 몇 도밖에 차이가 안 나는 것으로 인해 거기에 대한 각도 차이의 비례에 의해 핍박이 있을지 모르지만 '수직적인 것이 백 퍼센트 좋은 것이다' 할 때는 사회의 규탄을 받게 마련인 것입니다. 거기에 개척자들의 고독이 있는 거라구요. 선각자들에게 참 어려움이 있다는 겁니다. 혁명가들에게는 그런 투쟁의 노정이 기다리고 있다는 거예요.

그렇지만 후퇴한다고 해서…. 그 일이 인간만으로서 시작한 일이라면 거기서 그건 끝나는 거라구요. 그러나 인간 외에 어떤 제3의 힘이 이것을 조종한다고 할 때 그 제3의 힘은 인간세계에 기준한, 대한민국이면 대한민국의 환경적 여건이라든가 오늘날 이 시대의 세계사조를 중심삼은 여건 가운데는 소화가 안 돼요. 현재의 입장이 제3의 힘을 움직일 수 없는 것입니다. 또, 막을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한 사람은 희생하는 겁니다. 역사이래 희생하고 쓰러지고 또 흘러가면 그것으로 끝나는 줄 알지만, 그 일을 이어받아 가지고 하나가 희생되면 둘이 생기고 둘이 희생되면 몇 배…. 이렇게 점점 확산돼 가지고 세계적으로 양심이 있는 사람들은 자연히 비교해 보는 것입니다. 여러분, 양심 있잖아요? 양심이 있어 가지고 좋으냐 나쁘냐 하고 대번 비교한다는 거예요. 그 좋다 나쁘다 하는 것을 누구를 중심삼고 재느냐? 이거 심각한 문제입니다. 누구를 중심삼고 재느냐? 자기가 자기를 중심삼고 잰다구요.

여러분들, 사회의 환경여건을 중심삼고 가만히 보게 되면 '저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다' 하는 것을 무엇 가지고 재느냐? 그것을 지금까지 지내온 역사적인 환경 또는 습관성이라든가 풍습이라든가 막연한 선의 기준, 막연한 어떠한 기준을 중심삼고 재고 있다는 거예요. 대한민국 사람이면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도의적인 면으로 보게 되면 인륜관계라든가 모든 사회제도를 이끌어 가는 하나의 보편적인 기준을 중심삼고 좋다 나쁘다 한다 이겁니다. 그러면 대한민국의 보편적인 기준이 도의를 측정하는 데 있어서 절대적이냐 이겁니다. 민족이 다르면 민족에 따라 전부 각도가 다르다는 거예요. 위치가 다르다는 겁니다.

자, 이러한 것을 볼 때에 절대적인 선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가 제일 심각하고 큰 문제입니다. 악이 도대체 뭐고 선이 도대체 뭐냐 이겁니다. 그러면 선한 것은 좋은데 그 좋은 일을 언제나 쉽사리 접할 수 있느냐? 선한 것은 좋은 것으로 다 알고 있는데 접해서 화하기란, 선의 자리에 들어가기란 쉽지 않다는 거지요. 어렵다는 거지요. 그러나 나쁜 것은 지극히 쉬워요. 나쁜 것이 오늘보다도 더 나빠지려면 문제없다는 거예요. 즉각적으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언제나 나쁜 것은 준비도 없이, 또 눈감고 마음대로 행동하려고 하면 할수록 나쁜 것에 연결됩니다. 그러나 좋은 것은 아무리 주의해도 갔다 하면 떨어지고 갔다 하면 떨어지고….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의 생활실상입니다. 환경을 중심삼고 사는 우리의 생활실상이라는 거예요. 우리는 그러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 결론을 지으면 좋은 사람은 어렵게 사는 사람입니다. 이런 결론이 나옵니다. 이런 보편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어렵게 사는 사람이다, 과거도 어렵고, 지금도 어렵고, 내일도 어려워야 된다 이거예요. 나쁜 사람은 뭐냐? 과거도 쉽고, 오늘도 쉽고, 미래도 쉽습니다. 함부로 사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