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집: 21세기 한국의 비전과 남북통일 1986년 03월 20일, 한국 서울 힐튼호텔 Page #268 Search Speeches

보다 전체를 '심삼" 사람이 참된 사람

그런데 오늘날 우리 인간에게서 참이라는 요소를 찾아보게 될 때에 신이 있다고 인정할 수 없습니다. 왜 그러냐? 내 자신의 몸과 마음이 싸워요. 헤겔 같은 사람이 변증법을 세우게 되었는데, 아무리 봐야 사람이 모순이더라 이거예요. 양심을 가만히 보니 둘이 싸우고 있거든요. 이것을 인간의 본성으로 생각한 거라구요. 암만 봐야 우리 조상도 그랬고, 지금 나도 그렇고, 앞으로 천년 후, 만년 후의 사람도 그럴 성싶으니 모순적 와중에서 신음하는 자체를 부정할 수 없습니다. 신음하고 있다구요. 그렇다면 신이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희망스러운 것은…. 만일에 인간이 그렇게 된 것이 신의(神意)에 합당한 자리에 서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고 잘못되어서 그렇게 된 것이다 할 때는 신이 있을 성싶다는 논리적 추리 방법을 세울 수 있습니다. 안 그래요? 있을 성싶다구요. 이렇게 보게 되면 신을 발견하는 데 있어서 종교에서 타락이라는 말을 하고 잘못되었다는 말을 하고 구원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것이 신음하는 인간에게는 복음이예요, 복음. 교수님들 그런 생각 해봤어요? '오! 종교에서 말하는 타락이라는 말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참된 하나님이 있을 성싶다. 타락해 가지고 완성할 수 있는 자리에 아직까지 미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지, 미칠 수 있는 자리에 가서는 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거예요. 이거 심각합니다.

이런 문제를 중심삼고 역사 이래 누구보다도 고통받고 누구보다도 몸부림쳤다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 레버런 문을 빼놓고는 없을지 몰라요. 왜 그러냐 하면, 영계의 사실을 내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 영계의 사실을 알아요? 섭섭히 생각하지 말라구요. 하나님이 있는지, 영계의 사실을 전혀 모르잖아요?

우리 같은 사람이 한국 사람으로서 세계를 풍미하며 이런 문제를 제시해 놓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여 세계적 문제의 사나이가 됐는데, 그거 레버런 문이 한 게 아니예요. 그 누가 그렇게 만들었느냐?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런 말을 하게 되면 '아, 그거 목사니까 그런 말 하지!' 하겠지요? 나 목사 되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한 것 아니예요. 사람들이 갖다 붙여 주니 목사라고 이름을 붙이고 다녔지, 내가 뭐 목사인가요? 장사도 하고, 사업도 하고, 싸움도 하고, 별의별 짓 다 하는데 말이예요. 나쁜 의미의 싸움이 아니라 선의의 싸움을 하는 거예요. 그거 무슨 목사가 그래요? 그저 죽어 다니고, 조용하고, 싸움을 싫어하고, 사라져 버리고, 그늘같이 살아야 할 것이 목사인데 나 같은 목사가 어디에 있어요, 세상에? (박수)

그런데 목사 같은 사람들은 세계에 꽉찼는데 그들을 하나님이 좋아하지 않아요. 그들에게 찾아가 가지고 못살게 하지 않지만 나 같은 사람은 세계에 내세워서 욕먹게나 해 놓고 말이예요. 다른 사람들이 보면 잡되게 함부로 사는 것같이 보이는데, 하나님이 찾아와 가지고 나를 못살게 몰아댄다 이거예요. 이게 어쩐 일이냐? 여기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사고방식의 길과 하나님의 사고의 방향이 다르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타락한 인간들은 무슨 생각을 하느냐? 자기의 몸뚱이를 중심삼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의 사고방식은 전체를 중심삼는다는 겁니다. 이걸 알아야 돼요.

여러분, 공적인 인간이 뭐예요? 사적, 공적이 뭣이 달라요?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전체를 표준해서 하는 것은 공적이 되는 거요, 자기를 위주로 하게 될 때는 사적, 악이 되는 거예요. 우리 인간생활에 있어서 이러한 상반된 환경의 틈바구니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을, 교수님들, 오늘 저녁에 가서 한번 생각해 보라구요. 다시 이것을 심각하게 생각해 본다고 손해는 안 볼 것입니다.

종교는 주장하기를 '몸뚱이가 원하는 것을 제거시켜라! 금식을 해라! 고행을 해라! 그리고 온유겸손해라' 하는데, 교수님들은 온유겸손 죽어도 못 하지 않소? 나도 그래요. 온유겸손 좋아요, 가서 머리 숙이고? 높은 곳도 기어올라가 가지고 내가 한 가지 더 안다고 꼭대기에서 놀고 싶은 것이 학자들 세계 아니예요? 누가 단어 하나 더 아느냐 해 가지고 자랑하더라구요, 학자들은. 내가 세계적인 석학들 거느려 보니까 거 아무것도 아니예요. 단어 조그만 거 하나 안다고 '너는 나보다 못하다. 내 말 들어!' 이러고 있더라구요. 미안합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