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8집: 분단된 세계에서의 언론의 책임 1987년 09월 21일, 한국 서울 롯데호텔 Page #235 Search Speeches

유신론 대 무신론(有神論對無神論)

한편에서는 하나님에 의해 부여된 신성불가침의 권리, 곧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편에서는 인간의 운명은 국가에 의해 결정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인간의 삶을 신성한 것으로, 그리고 인간을 모두 하나님의 자녀로 인지(認知)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인간을 움직이는 물체 그 이상 아무것도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한편에서는 영원한 존재와 절대가치를 인정하고 있으나 또 다른 편에서는 모든 것을 물질로 보기 때문에 일시적이며 상대적인 것으로 고집하고 있습니다. 이 두 세계는 마치 고대 투사들이 죽을 때까지 싸우던 것처럼 죽음의 투쟁에 고착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두 세계가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그와 같은 낙관론에 공감할 수 없음을 유감으로 생각하는 바입니다. 본인도 그것을 원하지만, 우리 우주 가운데는 도저히 공존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본인은 간파하고 있습니다.

빛과 어둠은 공존할 수 없습니다. 빛은 어둠을 일소(-掃)합니다. 진리와 거짓은 공존할 수 없습니다. 진리는 거짓을 극복합니다. 또한 생명과 죽음이 공존할 수 없습니다. 죽은 자는 묻혀야만 하고 산 자는 계속 생을 영위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