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집: 아버지와 나 1959년 07월 12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44 Search Speeches

기도

요한복음 14:1-19

[기 도]

아버님! 30여년의 생애를 통해, 이스라엘의 선민됨을 자랑하는 유대백성을 대해야 했던 예수의 마음에는 그 민족에게 평화와 자유를 실현시켜 주려 했던 심정이 사라지게 되었던 것을 저희들이 어렴풋이나마 회상하지 않을 수 없사옵나이다. 4천년 동안 한 아들을 보내기 위하여 수고하신 아버지의 고역의 역사는 이스라엘 민족과 더불어 이루어 나왔옵고, 흘리신 피땀의 흔적은 이스라엘 민족사에 스며 있사옵니다. 그렇게 고역을 당하시고 피땀을 흘리셨건만 그 당시의 이스라엘 백성이 하늘과 관계를 맺을 수 없었던 것이 무한히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사옵나이다.

오늘날 저희들은 과거 역사상에 왔다 갔던 예수님은 알고 믿고 있사오나 그 당시 이스라엘 민족에게 몰리고 쫓기시던 처참한 예수, 이 마을에서 쫓기면 저 마을로, 이 고을에서 쫓기면 저 고을로 방황하던 그 예수와 그의 심정을 알고 믿는 자는 없사옵니다. 하늘의 심정을 대신하여 나타나셨던 예수님의 모습을 아는 자는 역사상에서 찾아볼 수 없사옵니다.

메시아를 고대하던 이스라엘 민족이 메시아를 맞이할 소망을 품고 수천년 동안 참으시면서 싸워 나왔고, 메시아가 어느 때에 오실 것인가 하며 고대해 나왔었으나 정작 그 소망의 표적이 나타났을 때에는 자기들의 사정과 자기들이 처한 환경에 치우친 나머지 하늘의 심정을 알지 못한 채깊은 잠에 빠져 있었던 것을 저희들은 상기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이러한 한탄스러웠던 역사가 있었던 것을 상기하여 오늘 저희들에게 아버님의 마음속에 사무쳐 있는 원한을 풀어 드려야 할 책임이 있다 할진대, 오신 예수님을 몰라봤던 이스라엘의 죄상을 저희들이 대신 감당하여 풀어 드릴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를 슬프게 하였던 이스라엘의 실수를 책임지고 대신 회개할 수 있는 저희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은 슬픈 30여년의 생애를 보냈사옵니다. 더우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3년 공생애가 있었으나 누가 그의 심정을 알았사오며, 누가 그의 사정을 알았사옵니까?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희로애락을 같이하고 슬플 때 같이 슬퍼하고 외로울 때 같이 외로워하며 스승이라고 모시던 제자들도 몰랐습니다. 스승이 죽음의 길을 갈 것을 염려하여 간곡한 심정으로 하늘을 붙들고 호소해야 할 제자들이 도리어 예수님이 누구인가 하고 반문하는 처지에 있었으니, 3년 공사(功事)가 허사였음을 느끼신 예수님의 심정, 슬픔이 있다 할진대 이 이상의 슬픔이 어디 있으며, 복통할 일이 있다 할진대 이 이상 복통할 일이 어디 있었겠사옵니까.

권능을 행하신 예수님을 숭상하고 모실 줄 아는 크리스챤은 없사옵니다. 아버님, 불쌍하신 예수님의 심정을 붙들고 나설 수 있는 아들딸들이 이만민 가운데 많이 나오기를 저희들은 피눈물로 호소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살아 계시어 역사의 배후를 조정하시는 아버지, 저희에게 은은히 갈바를 가르쳐 주심을 아옵니다. 아버지시여, 과거의 예수님을 그리워하는 저희들이 되지 말게 하여 주시옵고, 시대적인 예수님을 증거하기 위하여 허덕일 수 있는 저희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제 저희들, 아버지 앞으로 가야했던 예수님의 심정을 동정하고 그 심정 앞에 머리 숙일 수 있게 하여 주시옵고, 예수님이 기뻐하시고 소원하시던 그 무엇이 있사올진대, 그것이 이루어 드릴 수 있는 저희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2천년 전 인류의 생명문제를 해결해야 했던 예수님의 심정에 사무칠 수 있고, 그의 심정과 관계맺을 수 있는 아들딸이 되게 인도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사망의 세계에서 외로운 심정을 품고 허덕이다 모인 당신의 아들 딸들, 이제 앉은 그 자리에서 뉘우치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그 위에 아버지께서 생명의 채찍을 가해 주시어서 과거의 모든 그릇된 것을 부정하고 하늘과 새로운 인연을 맺을 수 있는 이 시간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지, 인간에게 말씀하시고 싶은 심정이 얼마나 간절하옵니까? 인간을 찾아 놓고 기뻐하시기를 얼마나 바라셨사옵니까? 이 한 시간 마음 문을 열고 몸의 모든 감촉을 새롭게 하여, 아버지의 세계의 모든 사실을 체휼하고 아버지의 심정을 동경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선의 뜻에 잠기어 아버지를 부를 수 있고, 말씀으로 다시 빚어지고 재창조함을 받을 수 있는 기쁨의 시간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나의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님! 이 한 시간이 헛되지 말게 주관하여 주시옵소서. 말씀을 하고자 하오니 말씀을 전하는 자와 받는 자 사이에 간격이 없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슬픈 심정을 느낄 때 같이 느끼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아버지 앞에 황공한 심정을 느낄 때에도 같이 느끼게 하여 주시옵고, 모인 사람은 여럿이오나 이들이 하나가 되어 하나의 제단, 하나의 산 제물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이날도 인류를 대신하여 모이는 수많은 제단 위에 축복하여 주시옵고, 불쌍한 처지에서 간곡히 호소하는 당신의 숨은 아들 딸들이 있다 할진대 그들의 깊은 심정의 의논자가 되시옵고, 은사의 인연을 그들과 더불어 맺으시어 그들을 생명의 해결점까지 나아갈 수 있게 인도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남아진 시간도 주관하여 주시옵소서. 모든 것 아버지 앞에 맡기오니 사탄이 틈타는 시간 되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