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집: 불변의 모습 1969년 05월 25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99 Search Speeches

기도(Ⅱ)

아버지, 저희의 마음 자체를 아버지 앞에 솔직히 헤쳐놓고 하나하나 문답할 수 있는 이 시간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나 하나를 세워 놓고 아버지께서는 진정으로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것을 몰랐던 내 자신이거든 회개해야 되겠습니다. 진정 이 시간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무엇보다도 사랑받을 수 있는 내 모습이 되어야 되겠습니다. 천지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그 사랑의 인연을 내 생명을 들어 찬양할 수 있는 모습이 되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변치 않는 아버지의 사랑으로써 금후의 생애를 살아가는 동안 당신께서 영원히 사랑해 주신다는 것을 알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그러한 아버지 앞에 사랑의 대가를 이것으로써 대신하겠다고 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있사옵니까?

과거에 각자가 지녔던 생활 환경과 지금까지 살아온 생활무대에 있어서도, 이 자리에 참석한 마음의 바탕에서도 이것이 당신을 사랑한다는 증명서요, 이것이 당신에 대한 사랑을 통고하는 통고문이라고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갖고 있겠사옵니까? 만일 그것이 없다 할진대는 당신의 사랑을 유린한 자요, 당신의 사랑을 배신한 반역의 아들딸이요, 당신의 영원한 사랑을 사탄세계에 팔아먹는 역적인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되겠습니다.

내 손이 아버지께 사랑을 돌려 드린 적이 있었사옵니까? 내 발이 그럴 수 있는 무엇이 있었습니까? 내 몸 자체가 그럴 수 있는 내용을 지니지 못하고 있고, 내 마음 자체가 그럴 수 있는 영원한 안식의 터전이 되지 못한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될 때, 아버지를 사랑하는, 아버지로 모실 수 있는 자격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옵니다. 이와 같은 입장에 있기에 아버지께 사랑한다고 말하기가 두려운 자신이 것을 다시 느끼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저희의 눈은 자기 이상을 중심으로 하여 아버지를 뵈오려고 하였고, 저희의 입은 저희의 지각과 저희의 지식의 기능과 지능의 기준을 가지고 아버지 앞에 사연도 말하고 간구도 하였습니다. 아버지께 전부다 자기 이상을 추구하였사오나, 아버지께서는 우리 이상의 자리에 설 수 없는 아버지인 것을 생각할 때, 만약 그것을 몰랐으면 회개하게 허락하여 주옵소서. 아버지께서는 위에 계신 줄 알고 정성을 다하여 충성하는 마음을 갖고 찾아 왔사오나, 알고 보니 아버님은 저희의 발 밑에 계셨던 것을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느끼며, 부끄러운 자체를 감출 길 없어 통탄하는 신앙을 뼛골에 체험한 자들이 되어야 될 것을 이 시간 다시 한번 느끼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아버지께서는 인류의 앞에 서서 지도할 수 없는 불쌍한 아버지가 되신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이렇듯 낙오자의 처진 걸음을 걷고 계시는 아버지, 세상 그 무엇에도 의지할 수 없는 절망 속에 계시는 아버지인 것을 모르고 철없이 부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 자리에서 아버지께서는 당신이 불쌍하고 초조한 입장임을 잊어버리고 한 생명을 위하여 사경을 극복하면서 나오시는 아버지인 것을 저희들은 알아야만 되겠습니다.

저희의 세포와 감정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당신의 많은 사연이 이 역사 가운데 묻혀 있다는 것을 체험하고, 그 사연을 드러내지 못한 저희들은 천년 만년 한하여도 용서받을 수 없는 불효의 자식들인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아버지의 내정을 이 민족을 통하여 마음 깊이 느낄 줄 알고, 묻혀 있는 수많은 역사의 비밀과 더불어 체휼할 줄 아는 당신의 자녀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소서.

아버지, 이와 같은 아버지의 사정을 알게 될 때에 그 사연을 대하기에 부끄러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 아버지의 긍휼의 사랑 앞에 이 몸 다 드리기를 고대할 수 있고, 부모를 잃고, 하늘을 잃고,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것 이상의 슬픔을 가지고 아버지를 부를 줄 아는 당신의 자녀들이 되어야 하겠사옵니다. 그러지 않고는 하늘의 복귀의 궤도에 저희들이 접어들 수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허락하여 주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바울은 에베소 교인들에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변치 않는 자에게 은혜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저희가 언제 변하지 않은 적이 있었습니까? 저희가 십년 세월을 통일가의 문 안에서 아버지의 심정을 외치며 나왔사오나 변하기 일쑤였습니다. 하루에도 몇십 번, 몇백 번 변하는 저희들이었습니다. 그렇게도 불신할 수밖에 없었던 저희 자신들이기에, 아버지께서 가시는 길 앞에 동조자 되지 못했던 과거를 탄식하면서 아버지의 심정의 인연을 다시 묶어 달라고 할 수 있고, 쓰러진 모습이나마 아버지를 향하여 일으킬 수 있는 당신의 자녀들이 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을 확실히 깨닫는 이 시간 되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지여, 이 시간 당신의 사랑이 이렇다고 말하기 전에 당신의 사정이 이렇다 하는 것을 알게 허락하여 주옵소서. 당신의 현재 사정이 그렇다고 말하기 전에 그 이상 비참하였던 과거의 사정이 얼마든지 있었다는 것을 아는 자녀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소서. 내 모습을 바라볼 때 아버지 앞에 부끄러운 모습인 것을 알게 허락해 주시고, 아버지를 위로해 드려야 할 내자신이 되어야 할 것을 허락하여 주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금번에 이 서울 도성을 향하여, 또는 전국을 향하여 통일의 무리들이 새로운 역사적인 표어 아래 진군의 행보를 내놓는 이 한 시간을 가졌사오니, 오늘 그들 앞에 새로운 역사적인 심정의 인연을 두텁게 맺어 주시옵고, 가야 할 방향과 살아야 할 생활의 지침을 그들 마음 깊이 새로이 정하게 허락하여 주옵길 간절히 부탁드리고 원하옵니다.

이 시간 이후 나머지 전체를 아버지 앞에 맡기오니 친히 주관하여 주옵길 간절히 바라면서, 모든 말씀 참부모의 성호 받들어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