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집: 학사교회의 역할 1988년 08월 22일, 한국 한남동 공관 Page #260 Search Speeches

남자가 한번 결정했으면 해봐야

내가 이런 거 다 얘기하는 것은, 젊은 놈들에게 선생님이 과거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남자가 한번 결정했으면 다 해봐야 한다구요. 선생님 말 들었으면 선생님이 고생하고 나가 활동하라면 그거 다 해봐야 된다구요. 남의 동네에 가 가지고 주인 노릇 하려니 할아버지 할머니 전부 찾아다니며 말도 다 들어야 되고 말이예요, 농토도 따라다녀야 되고, 못이 있으면 못에 가서 물도 퍼주고 낚시질도 해보고, 산에 가서 풀도 베어 보고 소도 먹여 보고 다 해보라는 거예요. 그걸 해보고 나서 농촌에 가서 농촌을 대표해 가지고 일해야 믿는다는 거예요. 논도 갈아 보고 말이예요, 김도 매 보고…. 여기 김매 본 사람 있어요? 「예」 김매는 데 무슨 김이 제일 힘들어요? 「논 매는 게 힘듭니다」 논 매는 게 힘들게 뭐야, 논 매는 게? 제일 힘든 것이 말이예요, 삼복지경에 조밭, 그다음엔 뭐냐 하면 목화밭이예요.

논이야 뭐 시원한 데 들어가서 철벅철벅 하는데 덥기나 하나 어떤가요? 허리가 좀 아파서 그렇지. 이건 뙤약볕에서, 들이 찌는데, 삼복지경에…. 그건 늦다구요. 옛날에 세 벌까지 맬 때는 말이예요, 제일 못할 것이 그거라구요. 아침에 가게 되면 이슬 맞아 가지고 쓰려요, 자꾸 스치니까요. 그리고 목화밭, 목화, 목화밭 매는 것도 그래요. 그런 거 다 해보고….

그래, 여러분들 벼하고 피하고 분간 못 하지요? 보통 사람은 모른다구요. 그건 가운데 대가 달라요, 대가 굵다구요. 빛이 나고 뻔득 뻔득하고….

재미나는 것이 말이예요, 김을 매 봐야 사람을 기를 때, 사람을 선발할 때…. 사람들 보게 되면 그 당시에 좋은 것을…. 조밭 같은 거 매려면…. 조그만 조를 많이 뿌리거든요. 많이 뿌리니까 조 고랑이 이렇게 있다면 이것이 그냥 한 줄로 안 선다구요. 그러니 몇 줄로 쭉 해서 엇바꿔 나가야 된다구요. 이럴 때는 큰 놈을 뽑아야 돼요. 큰 놈을 놔 둬야 할 텐데 큰 놈을 뽑아야 할 때가 있거든요. 김 잘 매고 농사 잘하는 사람은 그거 뽑아 줘야 된다구요. 크다고 남겨 두는 게 아니예요. 그걸 뽑아야 돼요. 하나 뽑음으로 말미암아 두 대가, 세 대가 잘 큰다구요. 하나 때문에 세 대가 지장받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벌써 김 매는 걸 쓰윽 보면, 조밭 같은 걸 매 나가는 걸 척 보면, 그 옆에 뽑아 놓은 것 보면 조그마한 것만 뽑아 놓은 사람은 김 못 매는 사람이예요. 쓱 볼 때, 뽑아 놓은 것이 큰 놈 작은 놈이 층층이 다 섞여 있어야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