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집: 성약시대 선포 1998년 02월 03일, 한국 중앙수련원 Page #72 Search Speeches

맛있게 먹으면 '이 안 나

할머니가 감춰둔 열매는 손자들은 도적질해 먹고 싶다는 것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나이 많으니까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얼마나 감정하겠어요? 감정할 줄 아니까 먹고 싶은 것을 다 쌈지에 싸둔다구요. 자기가 제일 바쁠 때, 혼자 있어서 외로울 때, 기가 막힐 때 먹으려고 딱 숨겨 놓은 것을 먹으면 얼마나 맛있겠어요? 그래, 손자들은 할머니 쌈지 할아버지 쌈지를 면도칼로 째서라도 도적질해 먹고 싶다는 것입니다. 도적질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에요.

그러니까 얻어먹고 빌려 먹고 하는 데 있어서는 맛있게 먹기 때문에 병이 안 난다 이겁니다. 결론은 나쁘지 않지 않지 않다는 것입니다. 좋다는 거예요. 그러면 천하에 어려울 게 뭐가 있어요? 세 사람이 있는데 배고프면 말이에요, 배를 만지고 '배가 이렇게 고프니, 몇 끼를 안 먹었으니 세 사람에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은 그만두고 달라.' 하면 말이에요, 사흘 굶었는데 밥 한 끼 안 주겠느냐 이거예요. 만약 안 주면 '이 자식, 내가 너희 사돈 중의 사돈인 줄 어떻게 알아? 네 이름이 이렇지?' 이러면 '예.' 그러는 거예요. 밥도 얻어먹는 방법이 여러 가지 많다구요.

선생님도 밥 얻어먹었겠어요, 못 얻어먹었겠어요? 여기서 밥 얻어먹고 빨리 배 채우고 돌아오기를 하면 내가 일등 할지 모릅니다. (웃음) 입에 떠 넣기는 뭘 떠 넣어요? 밥을 물에 말아서 후루룩 마시는 겁니다. 전쟁할 때 한 순간의 행동으로 죽고 사는 것처럼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심각하지 않으니까 그렇게 생각을 다 못 하고 그러지요.

선생님이 안 해본 게 없다구요. 도적질을 해봤겠어요, 안 해봤겠어요? 나 도적질 해봤어요. 어떻게 해봤느냐? 삼촌어머니(작은어머니)가 욕심이 많아요. 그래서 하루는 '아줌마, 욕심 많구만.' '어떻게 알아?' '상통을 보니 욕심이 많아요. 형님이 있지만 큰집 것을 후려가서 자기 것 만들려는 욕심이 있지요?' 하니까 '히히히! 그렇지.' 웃는 거예요. '내가 삼촌네 집에 들어가서 삼촌어머니 모르게끔 재산이고 무엇이고 다 빼앗아 갈 텐데 안 빼앗길 자신 있어요?' 하니까 자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 빼앗기고 난 다음에 후회하거나 욕하거나 반대하면 안 돼요'. '그러자.' 하고 약속해 놓고는 삼촌네 참외밭에 밤에 친구들을 데리고 가서 부대자루에 큰 놈들을 다 담았어요. 밤이니까 만져 보고 큰 것이면 익었든 설었든 집어 따내서 집어넣으라고 한 것입니다.

하루 저녁 참외밭에 들어가서 녹여 놨다구요. 그러니 문제가 벌어질 것 아니예요? '누가 그랬느냐?' 하고 말이에요. 누가 따긴 누가 따? 자기 조카가 땄지. 누가 얘기해 줘요? 자기 조카가 그렇게 했다는 것은 생각 안 한다구요. '누군지 몰라요? 내가 가르쳐 줄까요?' 하고 데리고 가는 것입니다. 좋은 구경을 시켜 주겠다고 해서 가을 싸리밭이 큰데 거기에 데리고 가서 참외 도적질한 사람 찾지 말고 참외나 찾아가라고 했습니다. 가지고 가야 몇 개 가지고 가겠어요? 나머지는 다 놓아두고 가야지요. 두 번씩 나를 수는 없는 거라구요. 그런 놀음도 해봤습니다. 그러니까 선생님이 도적질해 봤어요, 안 해 봤어요?

선생님이 지금도 나이는 이렇지만 담도 척 넘어간다구요. 지금 내 나이가 몇이에요? 여덟 살이지요? 여덟 살이나 여든살이나 이웃사촌이지. (웃음) 80에서 0이 없으니 8세 아니예요? 그런 말을 할 때는 대꾸하면 지는 거예요. 그럴 때는 농담으로 들으면 살아남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