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집: 답답하고 민망하신 예수 1960년 07월 03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79 Search Speeches

우리가 고생해야 할 이유

우리는 예수님보다 많은 물질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보다 편안합니다. 우리는 예수님보다 잘 살고 있습니다. 주님의 가신 길이 그러했고 또 불쌍하게 보냈거든, 그의 제자가 되고 자녀가 되어야 할 우리는 밥을 먹어도 그 이상 먹을 수 없다는 마음, 옷을 입어도 그 이상 좋은 옷을 입을 수 없다는 마음, 잠을 자도 그 이상 잘 수 없다는 마음을 가져야 되겠습니다. 만일 형편과 사정이 어려운 자리에 있거든 눈물을 갖고 먹고 눈물을 갖고 입고, 눈물을 갖고 사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무리가 오늘날 교계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기독교를 바라볼 때 우리는 분개하여야 합니다. 우리의 피가 아직까지 식지 않았고 우리의 심정이 아직까지 식지 않았거든, 이러한 무리가 없이 안타까워하시는 하늘 앞에 그러한 무리가 되어 드려야 하겠습니다. `내가 갖춘 자식이 없고, 내가 가진 무엇이 없다 하더라도 일편단심의 심정과 마음만은 이 민족 앞에 보여 주겠다'고 하는 무리를 하늘은 찾으신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아야 되겠습니다.

우리들은 때가 가까와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세계가 최후의 생사의 기로에서 허덕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어디로 가야 되겠습니까? 가신 예수님, 이념의 세계를 남기고 십자가를 지고 가신 예수님은 지금 우리에게 통고하고 계십니다. 영광의 길이 아니라 십자가의 길을 가라고 하십니다.

우리들은 이제 비장한 각오를 해야 되겠습니다. 과거의 생활을 정비하여야 되겠습니다. 주위 환경을 수습하여야 되겠습니다. 재수습하여야 되겠습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있습니까? 주님이 품고 사랑할 수 있는 아내로 만드십시오. 사랑하는 자녀가 있습니까? 부디 주님이 무릎에 앉히고 품에 품으시고자 `아무개야 이리 오너라'하실 수 있는 자녀로 만드십시오. 여러분이 살고 있는 지금의 자리가 그러한 자리입니까? 아닙니다.

가신 주님이 그렇게 가셨으니 오시는 주님도 십자가로 오실 것이어늘, 오늘 우리들은 비장한 각오를 하여야 되겠습니다. 마음과 심정을 무장하고 몸이 맞는 자리로 나아가야 되겠습니다. 몸이 답답하고 민망한 자리에 나아가야 되겠습니다. 그러니 농촌으로 전도하러 가는 자는 곡괭이를 먼저 메어야 되겠습니다. 노동판으로 전도하러 가는 자는 짐짝을 먼저 멜 줄 알아야 되겠습니다. 수고하는 자들 앞에 나가는 자는 그들 앞에 서서 그들보다 더 수고해야 되겠습니다. 학자들 앞에 나가는 자는 그들 이상의 힘을 들여 배워서 그들을 지도해야 되겠습니다. 땅 위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져야 하늘의 답답함이 풀리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하늘의 민망함이 풀린다는 것을 알고 여러분은 비장한 각오를 해야 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몸이 귀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을 책임지고 지도하는 저도 여러분을 고생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분을 고생시키는 것은 저의 본의(本意)가 아닙니다. 민족을 위하여, 세계를 위하여, 철석 같은 기초를 닦아 놓아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멀지 않아 우리들은 뜻을 위해 나아가야 되는데, 모든 것을 저버리고 가야만 되겠습니다. 피난민 이상의 처지가 되는 한이 있어도 이 길을 가야만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