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집: 하나의 하나님과 하나의 세계종교 1972년 03월 20일, 영국 후렌즈미팅하우스 Page #84 Search Speeches

인간은 하나님의 최고의 대상

만일 하나님이 계시다면 그 하나님도 주체적인 입장에 계시기 때문에 대상적인 존재를 필요로 하시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 절대적인 분이 대상을 필요로 하신다면 이 우주 가운데에서 과연 어떤 것을 대상으로 삼으시겠느냐 하는 것을 생각해 볼 때, 그것은 광물도 아니요 식물도 아닙니다. 동물 가운데 최고의 기준에 서 있는 우리 인간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을 두고 보면 우리 인간은 이 우주 가운데 최고의 걸작품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절대적인 하나님 앞에 있어서 상대적 가치를 지니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인간을 창조하신 것을 한 작가에 비유해서 말해 봅시다. 어떤 작가가 자신이 구상한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자신이 구상했던 것 이상의 작품이 되었다면, 그 작가는 그 작품을 영원히 보존하고 싶어할 것입니다. 아무리 비상사태가 벌어지더라도 그것만은 보관하고 자랑하고 싶어할 것입니다.

만일 자기가 만든 작품이 주인의 사정을 알고 주인의 상대가 되어 이야기를 하고 혹은 기뻐할 수 있는 대상적인 입장에 선다면, 주인이 그 얼마나 기뻐하겠어요? 그러므로 하나님이 작가와 같은 입장에서 이 세상을 지으셨다면, 그 가운데 최고의 걸작품인 인간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도록 지으셨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좋아하시는 그 작품이 하나님을 좋아한다고 해서 하나님이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만일 그 작품이 하나님께서 생각지 않는 행동을 한다고 해도 하나님은 그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하시기보다 오히려 재미있고 신기하게 생각하실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계셔 가지고 인간을 지으셨다면 하나님과 인간이 상충될 수 있는 입장에 서게끔 지으시지 않았다고 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