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집: 공적인 만물 1970년 06월 04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30 Search Speeches

만일 아담 해와가 타락하지 않았"라면

지금까지 역사를 거쳐오면서 세계적으로 기념하는 날들 가운데에는 어떤 국가의 특정한 사건을 중심삼고 기념하는 날은 없지만, 크리스마스처럼 특정한 사람을 중심삼고 기념하는 날은 있다는 것을 우리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온 세계가 하나되어 기념할 수 있는 참된 날은 나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크리스마스도 크리스찬에 한하여 기념할 수 있는 날이지 온 세계가 하나되어 기념하는 날은 아닌 것입니다. 더구나 세계뿐만 아니라 하늘과 일체화되어 기념할 수 있는 날은 지금까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인류 역사에 타락권이 생겨났기 때문에 그 타락권의 한계선을 넘을 때까지는 하나님을 중심삼고 온 인류가 희망의 한날로 세울 수 있는 때를 갖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러한 날들을 기념하고 축하하면서도, 진정한 의미에서 하나님을 대신하고 인류를 대신하고 역사를 대신하고 현시대를 대신하여 기념할 수 있는 날을 갖지 못한 것, 이 자체가 서럽고 슬픈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만 하겠습니다.

만일, 아담 해와가 타락하지 않았더라면 아담 해와가 태어난 그날은 세계사적인 기념일이 되었을 것이요, 또는 천주가 기념할 수 있는 날이 되었을 것입니다. 아담 해와가 태어난 날 말고도 그들이 성혼식을 올린 날이나 그들이 이 땅에 왔다가 돌아간 날 등은 시대를 거쳐 오면서 인류역사가 계속되는 한 온 세계 만민이 우러러 축하하는 날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날들을 생각하는 사람이 지금까지 한 사람도 없었다는 사실을 두고 볼 때, 이것은 말할 수 없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아담이 태어난 날과 성혼한 날, 그리고 돌아간 날을 기념하는 세계적인 통일권이 형성되었더라면, 그러한 날들을 기념하는 인류는 한 형제가 되고, 한 백성이 되었을 것입니다. 즉, 하나의 세계에 사는 인간이 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었더라면 아담이 생활하던 모든 풍습은 인류 역사에 계승되었을 것이며, 그때 형성된 문화는 영원히 계승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 세계를 횡적으로 바라볼 때, 대한민국에는 대한민국의 특정한 문화의 배경이 있습니다. 수많은 국가들은 각기 다른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비참한 사실인 것입니다. 원래 하나의 부모로부터 번식되고, 하나의 목적을 중심삼고 서로 통할 수 있는 하나의 생활권을 이룬 종족, 하나의 자녀의 인연을 존중하고, 하나의 부모의 인연을 존중시하는 하나의 종족권이 형성되었더라면 그 종족권의 문화는 아담 때에 형성된 것이 뿌리가 되어 계승되었을 것입니다.

아담이 생활하던 생활 풍습, 즉 언어라든가 예절이라든가 하는 모든 것이 그대로 계승되고, 이 세계의 언어와 문화는 일원화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각양각색으로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각양각색으로 나타난 이유가 뭐냐 하면 싸움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즉, 아담 가정에서 가인과 아벨간에 살육전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때서부터 갈라지게 되었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아야 되겠습니다.

이러한 역사의 전통을 이어받은 인류는 시대를 거쳐오면서 아무리 같은 형제끼리라도 대판 싸우고 나면 그가 좋아하는 것은 나는 무조건 싫다 하는 입장에서 갈라져 나왔던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인류의 문화는 여러갈래로 갈라져서 형성되어 나왔다는 사실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형님이 `밥'이라고 하면 동생은 `밥'이라고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밥을 대할적마다 형과의 나빴던 일이 회상되기 때문에 자기 나름대로 밥을 다른 말로 표현했던 것입니다. 또, 그래서 생활도 달리 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런 적대감에 의해서 문화가 분열되어 나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온 인류가 한 민족이 되지 못하고 여러 민족으로 갈라지게 된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느냐? 물론 바벨탑을 쌓다가 그렇게 되었다는 성경 말씀이 있기는 하지만, 서로서로가 자기를 위주한 목적을 제일시함으로써 분열이 벌어졌다는 것을 우리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온 인류가 남길 수 있고 온 인류가 가질 수 있는 본래의 문화권, 본래의 생활권을 갖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타락으로 인한 응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