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집: 어제와 오늘 1978년 04월 30일, 미국 Page #85 Search Speeches

권력이 인간의 문제를 해결 못 해

그다음에는 뭐예요? 그다음에는 권력이예요. 어느누구나 이 나라의 대통령이 한번 되었으면 하고 꿈을 꾸지요? 무엇이 한번 되었으면 하고 꿈 꾸지요. 권력, 힘, 그런 힘을 쥐어 봤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게 만년을 가요? 여기 미국 대통령은 4년, 4년 동안 권력을 쥔다고 생각해 보라구요. 역사과정에서 눈을 한번 깜박이는 것을 보는 거와 마찬가지예요. 그것에 지나지 않아요. 거기서 먹고, 춤을 추고, 뭐가 어떻고 어떻고, 그거 미치광이 같은 기분이다 이거예요. 좋다고 해도 한번 거기서 딱 끝나면 아무것도 아니라구요. 누가 찾아와 가지고 그것을 알아 주나요? 도리어 평민만도 못하다는 거예요. 어디에 가서 마음 놓고 술을 마시고, 춤을 추고, 마음대로 다녀 보라구요. ‘아이고 대통령 하는 것이…’전부 다 그런다구요. 그런 사람은 구석에서 사는 거예요. 모든 사람이 주목을 하니 주목받는 것이 괴로운 거라구요.

케네디 대통령 부인이 누군가요? 재키! 여러분들 생각해 보라구요. 미국 여자들 가운데 재키를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없습니다」 왜 없어요? 마음대로 시집도 가고 잘되고 말이예요. (웃음) 이렇게 보면 도대체 이것이 뭐예요? 권력도 10년 가는 권력이 없다는 거예요. 그렇다고 그 권력을 쥔 그때에 내가 진짜 행복했느냐? 그렇지도 않다는 거예요. 골칫거리라는 거예요. 그것이 얼마나 골칫거리예요? 여기 지금 카터 대통령도 가타 부타 해 가지고 골칫거리를 안고 있으니 얼마나 괴로워요. 차라리 산중에서 조그마한 집을 짓고 잠도 실컷 자고, 찬물로 세수도 하고, 신선한 공기도 마시고, 쓱 들어앉아 가지고 자연 가운데서 우는 새소리를 듣고 ‘하, 좋다’하는 것이 도리어 멋지다는 거예요.

그 따분한 백악관에 앉아 가지고 그저 사람들 눈치를 보아야 되고, 뭐 비서들, 가이드들이 따라다니고, 변소도 마음대로 못 가고, 다리를 쭉 펴고 마음대로 못 쉬고…. 그것을 한번 생각해 보라구요. 얼마나 부자유스러운가. 찬물로 세수하고, 공기 좋은 데서 산책하고 말이예요, 여기 메그놀리안 꽃이 피는 것도 감상할 수 있고…. 여기서는 하루 이틀 마음 대로 감상할 수 있지만, 백악관은 어디 그래요? (웃음) 그런 권력을 갖고 있다고 좋은 것이 뭐예요? 파헤쳐 보면 좋은 것이 뭐 있어요? 없다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