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집: 우리의 갈 길 1971년 02월 18일, 한국 동대문교회 Page #329 Search Speeches

신을 위주하- 가르쳤던 성인"

지금까지 역사노정에 왔다 간 사람들 중에 훌륭한 사람이라면 어떤 사람입니까? 성인들이 있지요? 성인들은 어떤 사람들이냐? 그들은 사람을 위주한 사상을 본받기 위해서 노력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이걸 알아야 됩니다. 4대 성인이 누구 누구입니까? 예수, 석가, 공자, 마호메트이지요. 소크라테스는 안 들어가지요. 소크라테스는 철인은 될 수 있고, 지식의 왕자는 될 수 있지만, 생명의 왕자는 될 수 없는 거예요, 소크라테스는 생사지권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여러분들이 알아야 돼요.

대학교 교수의 생명하고 유치원도 못 나온 저 강원도 산골 감자바위에 사는 할아버지의 생명하고 차이가 있어요, 없어요? 있다면 얼마나 있어요? 생명의 차이는 없습니다. 일자무식의 강원도 할아버지의 아들과 딸은 누구를 좋아하겠어요? '우리 아버지는 일자무식이니 학박사를 아버지로 모셔야겠다' 하는 말을 해요? 그러니 지식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생명의 가치에는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이걸 알아야 돼요.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철인으로서 지식의 왕은 될 수 있지만 성인은 될 수 없습니다.

생명은 누가 지배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 자체는 생명을 지배할 수 없습니다. 생명은 누가 지배하느냐? 인간이 아닌 어떤 초월적인 중심이 되는 주체가 지배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죽고 사는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합니까? 못하지요? 나를 내 마음대로 못하니 나는 어떤 주체에게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달려 있다는 것은 다른 곳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 말입니다. 생사지권은 인간이 마음대로 못하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성인들은 무엇을 중심삼고 가르쳤느냐 하면, 죽고 사는 문제입니다. 생사지권을 지배할 수 있는 입장에서 사는 도리를 가르친 것이 성인의 도리입니다. 생사지권은 누가 갖고 있는 것이냐? 그것은 사람이 갖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있다면, 하나님이 갖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갖고 있는 거라구요.

이러한 점에서 성인들을 볼 때 성인들은 대개 어떠한 사람들이냐? 종교의 뭐예요? 교주입니다. 석가도 불교의 교주이고, 공자도 유교의 교주이고, 예수도 기독교의 교주이고, 마호메트도 회교의 교주입니다. 이것을 알아야 됩니다.

결국 종교의 교주들은 무엇을 중심삼고 가르쳤느냐? 신을 중심삼고 가르쳤던 것입니다. 신의 사상과 뜻을 중심삼고 가르쳤다는 것입니다. 자기의 뜻이 아닙니다. 그들 자신들이 잘났다는 것이 아닙니다. 신을 위주한 세계관, 신을 위주한 인생관, 신을 위주한 우주관을 선포하다가 간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성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거룩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인간 자체를 두고 볼 때 어느 누가 어떤 사람을 보고 '저 사람은 거룩한 사람이다' 그럽니까? 그런 말을 합니까? 신과 더불어 있지 않고는, 거룩하다는 칭송을 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인간들끼리는 다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밥 먹고 사는 것은 다 마찬가진데 거룩은 무슨 거룩입니까?

거룩이란 명사를 중심삼고 보면, 그것은 인간 위주한 내용만을 중심삼고 가르친 것이 아닙니다. 신을 위주한 내용을 중심삼고 가르친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에, 우리 인간이 찾아 나가는 최고의 목적은 무엇에 귀결될 것이냐? 인간이 목적하고 바라는 욕망과 소망,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냐? 아닙니다. 그것이 마지막이 될 수 없다 이겁니다. 인간을 초월하여 신과 인간이 합동해 가지고 신도 좋고 인간도 좋은, 전체가 좋아할 수 있는 목적점을 모색하여 가야 하는 것이 최후에 인간이 찾아가야 하는 하나의 길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고로, 성인들은 반드시 신을 중심삼고 천륜을 가르쳤습니다. 천륜을 따라 인륜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것을 여러분은 알아야 돼요. 천륜이 있으면 천정이 있어야 됩니다. 오늘날 종교적으로 보면 천정이 있습니다. 천정이 있으면 인정이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종교는 이것이 막연했습니다. (칠판에 판서후 지적하시면서 설명하심) 일방적으로 이것이 구체적입니다. 이것이 구체적이어야 인격적인 신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사람 하게 되면 몸만 있어 가지고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사람이라면 마음이 있어야 됩니다. 눈물 흘릴 때에 웃으면 그게 사람입니까? 웃는 자리에서 우는 것이 사람이예요? 아닌 거라구요. 그런 것은 껍데기만 사람이지.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은 희노애락의 정서적인 면을 겸하여 가지고, 모든 감정을 체휼할 줄 알아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