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집: 선악과 흥망성쇠 1969년 06월 22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1 Search Speeches

기도(II)

아버님, 당신 앞에서는 어린 아이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저희들은 알았습니다. 어린 아이가 되어 당신의 품에 안겨서 당신에게 사무쳐 있는 사랑의 은사 가운데 영원히 잠길 수 있는 인연이, 참을 중심삼고 당신의 자녀로서의 인연이 맺어지지 않으면 안 될 것을 저희들은 알고 있사옵니다.

또한 저희들은 그 어린아이의 시대를 지나서 소년시대, 청년시대, 장년시대, 노년시대를 거쳐 아버지 앞으로 돌아가야 할 인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당신이 참된 사랑의 마음으로 저희들을 품고 사랑해 줄 수 있는 그 한 때를 그리워하고 있사옵니다.

아버님, 당신께서는 그렇게 하여 자란 저희들이 당신의 아들 딸로서 당신편에 서서 효성의 도리를 다하고 능력을 갖추어, 원수가 있으면 당신대신 맞서서 그들의 굴복시키는 책임을 다하기를 바라고 계시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승리의 영광을 가지고 `이 모든 영광은 당신 것이오니 당신이 받으시옵소서' 할 수 있는 승리의 영광의 실체가 되기를 바라시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아는 저희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당신의 온전한 사랑과 일치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렇지 않는 자리에서는 당신이 저희를 이 땅 위에 태어나게 한 보람을 찾을 수 없고, 저희 자신들 또한 생의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이 시간 다시 한번 깨달아야만 되겠사옵니다.

아버님, 남아진 시간을 당신 앞에 맡기오니 친히 함께하여 주옵시고, 그 누구도 이 단에 서서 자기를 자랑하는 시간이 되지 말게 허락하여 주옵소서. 길고 높으신 당신의 거룩함만이 여기에 임하시어서 당신이 경륜하시는 대로 당신의 사연이 엉클어져 저희 개체 개체의 심정과 더불어 그 한 몸들이 당신의 은사 앞에 화하게 하여주시옵소서. 그리하여 당신은 주체가 되고 저희들은 객체가 되어 하나를 이룰 수 있는 영광의 은사가 이곳에 나타나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 자리에 저희들이 모인 것은 세상의 어떠한 학식을 나누기 위해서가 아니요, 세상의 어떤 물질적 요건을 논의하기 위해서도 아니옵니다. 텅 비어있는 내적인 심정세계, 메마른 사막과도 같은 저희들의 심정을 윤택하게 하기 위하여, 당신의 사랑과 더불어 화동의 터전을 맞이할 수 있는 봄날이 그리워 모인 것이옵니다. 개개인의 사정도 당신과 더불어, 깊은 사연도 당신과 더불어…. 당신이 아니고는 시작도 끝도 볼 수 없는 인연이 이 시간 여기에서 출발될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부모를 잃은 자식이 부모를 그리워하는 이상 부모를 그리워하는 간절한 마음을 가져야 되겠습니다. 나라를 잃은 사람이 나라를 찾기 위해 생명을 걸고 싸우는 이상 나라를 사랑하는 간절한 마음을 가져야 되겠습니다. 온 우주의 주인을 잃은 저희 인간들이니 우주의 주인 되시는 당신을 누구보다도 간절히 사모하고 간절히 사랑하여야 되겠습니다.

자기 자신은 물론이요, 자기의 가정과 가계를 통하여 영원한 후대들까지 당신이 원하는 그 나라 그 세계를 위하여 충성하게 하는 조상이 되겠다고 몸부림치는 저희가 되어야겠사옵니다. 비록 그런 성과는 가져오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것을 위한 내연의 감정을뿌려 놓을 수 있고 심어 놓을 수 있는 당신의 아들딸이 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사오니, 아버님, 부디부디 찾아와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지 앞에 내놓을 아무것도 갖지 못한 부끄러운 저희들이오며, 그 부끄러움을 가릴 수 있는 그 무엇도 갖지 못한 저희들이오니, 당신이 은사의 두루마기로써 저희들을 가리워 주시옵고, 굶주린 저희를 풍요로운 당신의 양식으로 채워 주시옵소서. 내일의 소망을 잊고 있던 이들 앞에 그 소망의 한 뜻을 일러주시어 있는 힘을 가다듬어 다시 한번 그곳을 향하여 달음질칠 수 있는 폭발적인 계기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깊은 심정의 동산에서 당신은 몇천만 번 불러 주셨사오나 저희들은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몇천만 번 오라고 손짓하셨사오나 저희들은 거기에 따르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긍휼의 마음은 인류 역사 노정 위에 영원히 함께하신다는 것을 아오니, 그 긍휼의 마음을 발휘하여 부족한 당신의 자녀들을 다시 한번 불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지, 이 시간 오로지 당신의 뜻 가운데서 모든 것이 시작과 더불어 끝을 맺게 허락하여 주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또한 이곳을 향하여 흠모하고 있는 수많은 당신의 자녀들에게도 사랑의 손길을 펼쳐 주시어 같은 은사의 자리에 동참시켜 주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면서, 모든 말씀 참부모의 성호 받들어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