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집: 하나님의 섭리와 동기적 성현들 1970년 11월 01일, 한국 남산성지 Page #333 Search Speeches

고진감래

이러한 공인을 받기 위해서는 고(苦)와 대결해야 합니다. 고(苦)가 진(盡)해 가는 과정에서 그 고(苦)를 극복할 수 있어야 됩니다. 고가 진한 뒤에 감(甘)을 인계받을 수 있는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야 된다는 것입니다. 또 가정이 그러려면 가정적으로 그런 과정을 거쳐야 되는 것이요, 종족이 그러려면 종족이 그런 과정을 거쳐야 되는 것이요, 민족이 그러려면 민족이 그런 과정을 거쳐야 되는 것이요, 국가가 그러려면 국가도 그러한 과정을 거쳐야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수난의 민족사를 짊어지고 있고 격동하는 세계의 풍파를 홀로 지는 주체적인 입장에 있지만, 나는 이것을 서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극복하여야 할 수난의 과정이라면 그러한 천지 운세가 우리 앞에 다가오거든 그 환경은 우리가 갈 길 앞에, 민족과 국가가 갈길 앞에 정성을 다할 수 있는 기회요, 하나의 정상을 향하여 달리는 길에 있어서 가까운 거리가 되지 않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이 민족이 잘살지 못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도리어 복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참을 추구하는 마음이 강한 사람은 반드시 부정적인 과정을 거쳐 그 경계선을 넘어가야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자유스럽지 못한 환경에 처해 있고 모든 것이 남보다 못한 불쌍한 입장에 처해 있다고 해서 외로와할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희망을 가지고 그 부정적인 환경을 밟고 넘어서게 될 때는 새로운 천지를 향하여 넘어설 수 있는 하나의 길도 있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아야 되겠습니다.

국가적인 시련기를 맞게 되었을 때 하나님을 위하여 충성할 수 있는 민족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오늘날 삼천만 민족이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되느냐? 시련 도상에 서서 이 민족을 대신하여 책임지고 선도하면서 이 민족의 갈 길을 개척하는 개척자의 사명을 할 수 있어야 됩니다. 그렇게 한다면 이 민족은 그 길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것입니다. 1970년부터 1972년까지의 세계 사조를 바라보면서 우리에게는 그것을 해야 할 중차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참은 하루이틀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역사적인 과정을 거치고, 시대적인 모든 것을 총합해 가지고 끝을 보아야 되는 것입니다. 산을 보더라도 높은 사는 그 산맥이 길게 뻗어 있습니다. 어디서 시작되었는 지도 모를 정도로 아주 먼 곳에서부터 그 산맥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그것이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여러분, 제주도를 가 보세요. 마치 제주도 섬 전체가 한라산을 만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평지까지도 전부 다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그에 속해 있는 모든 것은 그 하나의 산을 표준으로 하여 닮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각도는 어디 가든지 맞아떨어지게 되며 그것은 그 산에 속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도 정상이라고 하는 하나의 표준을 향해 나가는 데있어서 각자가 서로 먼 거리에 있다 하더라도 정상과 각도가 들어맞을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참이라는 것은 일시에 되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교회가 지금까지 수난의 길을 걸어오면서도 변명하지 않았습니다. 별의별 수모를 다 당하고 별의별 환경에 몰려서 반대를 받으면서도 그것을 변명할 새가 없다 이겁니다. 그것보다도 우리의 갈 길이 더 바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과정이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정상을 향하여 지금 언덕길을 달려 올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1972년도까지가 세계적 사조를 중심삼고 민족적인 한의 고비를 넘어가야 할 역사적인 기간입니다. 축복가정이 출발한지 만 12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민족적인 한을 지고 넘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1972년도까지 가정적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할 책임노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우리는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