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7집: 고향 1989년 02월 12일, 한국 본부교회 Page #291 Search Speeches

평생 잊지 못하" 정서적인 교재를 남겨 주" 곳이 고향

이와 같이 우리 인생살이에 여러분이 어느 환경에 있느냐 이거예요. 나라는 사람이 70이 넘다 보니 10대가 어떻고 20대가 어떻고, 이러한 사연이 많아요. 많겠지요? 고향에서 어떻게 했다는 것, 고향의 산천, 무슨 산 무슨 산, 무슨 산은 어떻고 어떻고…. 어렸을 때 거기서 전부 다 편답하면서 살던, 산에 올라가 가지고 야생화를 꺾고, 혹은 나물을 캐고, 이런 여러 가지 그 느낀 사실은 빼 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나 어렸을 때 자기 집에 가까운 거리에 있던 나무, 혹은 밤나무가 있었다든가, 혹은 아카시아 나무…. 그 아카시아 나무는 가시가 많은 나무이기 때문에 기분 나쁜 것 같지만, 철따라 꽃이 피는 거예요. 그 아카시아 꽃이 피게 될 때는 향기가…. 그 향기는 참 고상한 향취 아니예요? 이런 모든….

그러면 그 아카시아 나무도 자기가 바라보기만 하지 않는다구요. 가지마다 올라다니고 말이예요, 올라가서…. 대개 까치 둥지는 아카시아 나무에 많이 틉니다. 그 까치가 영리한 새라구요. 그 높은 꼭대기에…. 그 아카시아 나무가 보통 나무와 다릅니다. 질긴 나무예요. 참 질긴 나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까치 둥지를 틀어도 제일 높은 데에 틉니다.

그리고 그 까치라는 것이 참, 여러분, 까치가 울게 되면 좋은 소식이 있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침에 깍깍깍깍 하면 좋고, 뭐 어떻다 이렇게 말하고 말이예요. 그와 마찬가지로 까치는 뭐라 할까, 천문학에 대해서, 기후에 대해서 아는 거예요. 금년에는 비가 어디로 많이 올 것인가 하는 것을 아는 거라구요. 까치가 문을 내는 것을 봐 가지고 `아, 금년에는 무슨 바람이 많이 불겠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아, 금년엔 농사에 있어서…. 이거 전부 태풍이 불겠기 때문에 안 되겠구나' 해 가지고…. 바람 안 부는 데로 반대쪽에다 구멍을 뚫는다구요.

그런 까치 둥지에 올라가 가지고 내리고 말이예요, 이런 거…. 그리고 까치들이 전부가…. 참, 새끼 사랑하는 그 동물들의 강한 모성애, 부성애라는 것은 대단한 거예요. 어떤 때는 이거 생각하면 안스러워요. 까치가 알을 낳기 위해서 둘이 언제 만나겠노 할 때는 말이예요, 만나기는 언제 만나? 둘이 쌍쌍이…. 까치는 절개가 있는 새입니다. 한 쌍이 이래 가지고 알을 낳고….

일반 새를 보게 되면 알을 깔 때 만나는 새들도 있다구요. 그렇다고 만난 게 몇 달밖에 안 됐는데 그 모성애는 차이가 있을 것이냐? 차이가 없다구요. 내가 새 같은 것을 많이 잡아 봤어요. 안 잡아 본 새가 없지요, 이 한국에 있는 새는. 그래서 보면, 모성애라는 것은 오래 쌍쌍이 돼 사는 비둘기 같은 새나 무슨 새나, 전부 다 새끼를 사랑하는 데는 마찬가지예요.

까치 같은 건 둥지를 내리러 쓱 올라가게 되면 말이예요, 와서 쪼는 거예요. 쪼는 겁니다. 그래서 보통 나무에 올라갔다간 문제가 생겨요. 그런 걸 알아야 돼요. 그 높은 까치 둥지 같은 것을 말이예요…. 아, 이거 궁금하거든요.

그래서 보니까, 둥지를 나무 위에 갖다 틀고는 그다음엔 여기에 감탕을 물어다가 전부 다 때우는 거예요. 감탕을 갖다 때우고는 그다음엔 검부러기를 갖다 넣고 그다음에는…. 거 보면 참 새끼는 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요. 어디서 솜 같은 것, 포근포근한 것을 집어다가…. 아주 사람들이 잘 꾸며낸 안방보다 낫다구요.

이렇게 보금자리를 만들어 놓고는 말이예요, 이젠 암놈이 들어가 가지고 알을 낳는 거예요. 하나 낳고…. 그 까치알이 참 곱습니다. 아, 요것이 요렇게 생겼구만! 파르스름한데 금이 살살 갔다구요.

그게 관심이 있어서 매일같이 올라가네! 맨 처음엔 까치들이 죽겠다고 야단해요. 그렇지만 매일같이 올라왔다 가더라도 이상이 없거든요. 이상이 없다구요. 그러니 그다음에는 매일같이 올라가니까 쓱 까치들도 와 가지고 깍깍 하고 인사하는 거예요. `또 왔구만. 잘 보고 가' 그거예요. (웃음)

이래 가지고 오르내리면서 보면, 이것이 커 가지고…. 알 까고 난 다음에 자라는 건 새가 참 빨라요. 그러면서 정이 드는 거예요. 그러다 까치가 새끼 다 까 가지고 나가게 된다면 말이예요, 얼마나 서러운지…. 여러분, 그 까치 새끼들이 다 커 가지고 전부 다 날아갈 때 울어 봤어요? 얼마나 서운한지 몰라요. 그 철부지할 때 말이예요. 그걸 보고 아하, 나도 어지간히 정이 많은 사람이다 하는 걸 느껴 봤어요.

그런 것, 그러한 아카시아 나무, 가시 돋치고 보기 싫은 나무지만 자기가 인연되었던 건 일생 잊혀지질 않아요. 어떤 때는 가지까지도…. 지금도 그래요. 가지가 요런 가지가 있고 요런 가지가 있고, 올라갈 때 어떤 때는 후루루룩…. 어머니는 참 걱정이지요. 그 높은 곳을…. 그 높이가 얼마나 될까? 50미터, 한 70미터 이렇게 높은 나무인데, 순식간에 올라갔다 내려갔다하는데 한번 잘못하면 야단나겠거든요. 거 그러지 말라고 그래도…. 그러지 말라는 것보다도 내가 재미가 더 있는데요 뭐. 이래 가지고…. 그러한 잊을 수 없는 모든 사실….

그런 한 가지를 중심삼아 가지고 모든 새면 새에 대해 비교해 가지고 생태를 연구할 수 있는 이런 교재가 많은 것입니다.

또 개울이 있다구요. 고향에 가게 되면 또 거기에 사는 고기라는 고기는 다 잡는 거예요. 미꾸라지가 있고, 뱀장어가 있고, 게가 있고 뭐 별의별…. 오만가지 담수고기를 다 잡는 거예요, 큰놈 작은놈….

이걸 잡아다가는 말이예요, 먹기 위한 것보다도 큰 못이 있으면…. 요즘엔 다 그렇잖아요? 집에서도 고기를 다 그렇게 기르고 그러지 않아요? 그럴 수 있는 못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나! 그랬으면 다 잡아 가지고 길러 봤으면 좋을 텐데 기를 수가 있어요?

그래 가지고, 그때는 뭐 철이 없으니까 구덩이를 파 가지고, 물구덩이를 파 가지고 말이예요…. 고기는 물 안에서는 다 사는 줄 알았지요, 이래 놓고 잡아 넣으면, 하룻밤 자고 나면 다 나가자빠져 죽어 가지고 있어요. 그걸 잘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왜 죽었느냐고, `정성들여서 널 살려 주려고 하는데 왜 죽었노?' 하는 거예요. 사정도 모르고 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