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집: 추억의 날 1970년 02월 15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9 Search Speeches

하늘과 땅이 공인하" "억의 날을 가지려면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이 종교역사 가운데에서 추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 하면 그 종교의 목적을 위하여 죽어간 수많은 충신열사들입니다. 이것에 의해서 종교가 발전해 나오는 것이요, 그 목적을 이루어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전해 나오는 그 과정에 있어서 희생된 그들을 추억으로 남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기독교 역사로 두고 볼 때, 스데반은 무식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누구도 예수님을 따를 수 없는 시대였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쫓기고 몰리는 예수를 위해서 단 하나밖에 없는 자기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렸던 것입니다. 그러나 스데반의 죽음 그 자체는 위대한 것이 아닙니다. 그 생명의 핏줄이 끊어진 것은 아무것도 아니지마는 그 죽음이 하나님의 심정과 결부되었고, 역사와 연결되었다는 점에서 스데반의 죽음이 위대한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역사적 인연과 심정적 내용을 중심삼아 가지고 피를 흘림으로 말미암아 그것이 역사에 물들게 되었고, 하나님의 심정에 물들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 피를 씻지 않고는 가지 못할 인간이므로 하나님께서도 이 길을 보여 주고 땅의 인간도 이것을 추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이 세계사에서 추모할 수 있는 하나의 사람을 가졌느냐, 혹은 하나의 나라를 가졌느냐, 하나의 가정을 가졌느냐? 그렇지 않으면 그럴 수 있는 하나의 개인이 되어 있느냐? 이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는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자리를 원해야 되겠습니다. 나 개인보다도 가정을 붙들고 추억을 남길 수 있다면 그는 보다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가정보다도 민족을 중심삼아 가지고 추억의 한 시간을 남길 수 있다면, 그는 가정에 추억을 남긴 사람보다 더 위대한 사람인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국가를 넘고 세계를 넘어 하늘땅이 인정할 수 있는 추억을 남긴다면, 그는 성현의 반열에 동참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은 이 땅위에서 아무리 비참하게 쓰러져 간다고 하더라도, 또 아무런 근거를 남기지 않고 간다 하더라도 세계와 더불어 있게 되면 망하지 않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