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집: 과중한 임무 1972년 10월 15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69 Search Speeches

남북통일을 위한 민족 주체성을 고취해야

그러면, 과연 이 민족을 수습해서 하늘 앞에 하나의 제물로서 바쳐 드릴 수 있는 그런 민족적 속성, 즉 민족성이 갖추어져 있느냐?그렇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교회와 정부는 서로 반목질시하는 입장에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예수시대의 이스라엘 나라와 유대교를 상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를 중심삼고 유대교가 완전히 하나되고, 하나된 그 주체 앞에 이스라엘 민족이 완전히 하나되어야만 로마제국을 중심삼은 국가의 터전을 발판삼아 새로이 출발할 수 있는 소망의 기준이 생겨날 것이었는데, 예수와 교회와 이스라엘 민족이 분립됨으로 말미암아 모든 것이 깨졌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이스라엘 민족은 뒤로 떨어졌지만 예수는 전진하였습니다. 유대교는 뒤로 떨어졌지만 예수는 전진했습니다. 전진해야 할 책임을 짊어진 하늘은 역사시대에 있어서 새로운 문화세계를 창건하면서 세계사적인 탕감복귀의 노정, 혹은 발전의 노정을 거쳐온 것입니다. 그 발전이 확대되면 될수록 그에 비례하여 기독교의 수난의 비율도 점차적으로 증가 되어 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의 국가 국가를 두고 볼 때 그 가운데는 기독교 국가도 있을는지 모르고 또 어떤 나라에서는 탕감의 희생이 없었다고 볼는지도 모르지만, 하나님을 중심삼고 볼 때 지금까지 나온 역사에 있어서 통계를 잡아 본다면, 발전과 더불어 역사시대의 그 어떤 때보다도 기독교가 가중된 탕감을 치러 나왔다는 사실은 틀림없는 사실(史實)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기독교가 이 민주세계를 창건하였고, 이제 공산주의와 대결해 가지고 최후의 승패를 결해야 할 시대상을 맞이한 것입니다. 그러니 민주세계가 우세한 자리에서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 것인데, 지금에 와 가지고는 열세한 입장에 있어야 할 공산권이 오히려 우세한 자리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입장에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오늘날의 기독교 문화권에 있어서 비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미국을 위시한 민주세계가 기독교 문화권에 예속되어 가지고 이와 같은 입장에 처해 있는 한, 기독교 문화권은 비참한 운명에 처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직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게 될 때, 그 비참한 운명이 어떠한 나라에 집중되게 되어 있느냐?그것은 가면 갈수록 최후의 종말적인 현상들을 중심삼고 볼 때, 그 나라는 한국이 아닐 수 없다는 결론이 지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한국문제를 한국 국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차원은 지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국민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해서, 외국의 어떤 세력 있는 강국이 한국을 위해 책임을 지고 이 나라의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나라가 나올을 수 있겠느냐?없습니다. 왜?세계의 주도적인 책임을 지던 민주세계를 대표한 미국이 후퇴하기 때문에 그 어떤 나라도 없다는 것입니다. 만일에 손을 댄다면 이 나라를 삼켜 버리기 위해서, 이 한국을 몽땅 사로잡기 위해서 오는 그런 강대국은 있을는지 모르지만 진정으로 한국을 위해, 한국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찾아오는 강국은 없다는 결론을 짓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있는 것이 현재 한국의 입장인 것을 여러분이 잘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처지에서 해결점을 어디에서 찾아야 될 것이냐?자주적인 국민을 어떻게 형성하느냐가 문제입니다. 남북이 통일될 수 있는…. 세력균형상에 있어서 열세한 한국 민족이 남북으로 분단된 가운데에서 민족의 주체성을 고취하기 위하여 어떻게 단결해 가지고 이 환경을 타개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한 주체적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갖지 않고는 금후에 있어서 한국이 갈 길은 불행한 처지가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러면 남한이 그런 주체적인 책임을 질 수 있겠느냐 할 때, 그러한 비준을 얻을 수 있는 자신을 아무리 찾아보더라도 갖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 만일 북한 공산권이 주체성을 쥐었다 하게 되면 한국은 여지없이 파탄되고 마는 것입니다. 왜 그러냐?북한과 중공, 북한과 소련은 본질적인 입장에서는 같은 노선이다 이겁니다. 체질적인 입장에서는 다르다고 하지만, 공산주의라는 본질적인 관점에 있어서는 서로 협조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기에 중공이라든가 소련으로부터 언제라도 협조받을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한 자리에 서 있습니다. 이러한 정세를 앞에 놓고 우리 한국 민족, 자주적인 한국 민족으로서 금후의 한국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문제를 두고 볼 때, 그야말로 비참한 운명에 놓여 있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하겠습니다. 어떠한 제 3세력을 통해 가지고 이 나라의 해방을 기원할 수 있는 때는 지나갔다 이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주도적인 역량을 배양해 가지고 이북을 능가하고, 공산세계를 제압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을 찾느냐 하는 것이 이 민족이 살아 남을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을 여러분이 똑똑히 알아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