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집: 수욕의 상처 1969년 12월 07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49 Search Speeches

수욕의 동기와 그 회복의 동기

우리 인간적인 정을 중심삼고 볼 때, 그리고 인간세계에서 영원히 통하는 의리를 중심삼고 볼 때, 하나님과 우리 인간 사이는 어떻겠습니까? 여기에서 하나님이 바라시는 것은 최고의 중심입니다. 그것을 찾기 위해서 하나님은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을 세워 지도해 나오셨습니다. 어떤 때에는 갑이라는 사람을 세워서 지도해 나오셨고 어떤 때는 을이라는 사람을 세워서 지도해 나오셨습니다.

참을 구하기 위해 수고하시는 하나님은 그들을 한갓 꼭둑각시로 대하신 것이 아닙니다. 참되지 못한 것을 참 이상의 자리에 세우려 하시는 입장이시기 때문입니다. 참의 자리를 떠나 참의 가치를 잃어버린 인간을 다시 참의 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데는 인간이 그 동기가 될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하나님이 그 동기를 일으켜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당하신 하나님의 상처와 수모가 얼마이겠습니까?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이 수모를 당한 부모, 수치를 당한 군왕의 입장에서 인간에게 `이 치욕은 너희가 씻어라' 하신다면 인간이 참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타락한 인간이 하나님을 찾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아무리 몸부림친다 해도 본연의 행복의 기준을 찾아 갈 수 없는 입장인 것입니다. 이런 인간에게 스스로 본연의 기준을 회복하기 바란다면, 그 하나님은 영원히 인류와 관계를 맺을 수 없는 입장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인간을 최고의 중심 위치까지 올려 놓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누가 그 동기가 되어야 되느냐? 수욕의 동기는 인간으로 하나님이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수욕의 상처를 회복시킬 수 있는 동기는 하나님이 아니고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비참한 것입니다. 불효막심한 아들로부터 치욕을 당한 부모가 그 아들을 다시 찾아 나서야 하는 것, 이것은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것은 천지(天地)가 지천(地天)이 된 놀음이요, 상하(上下)가 하상(下上)이 된 놀음입니다. 거꿀잡이 놀음이예요. 그럴 수밖에 없는 하나님의 입장이라는 것은 너무나 비참한 것입니다. 여러분도 생활하는 데 있어서 그런 일을 당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수치니 수욕이니 하는 말은 그런 자리에서 성립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지금까지 우리 인류를 대해 나오신 길은 어떤 길이었느냐? 수치뿐만이 아니라 수욕의 길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이걸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경계선을 만들어 그 거리를 멀게 한 것은 인간인데도 불구하고, 그 거리를 단축시키는 일은 하나님이 하셔야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하나님은 영원한 절대자의 자리에서 상대적인 인간을 대신하여 하나의 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 그 길을 개척하시는 개척자의 입장에 서신 것입니다. 그러한 하나님을 사탄은 조롱합니다. `그것이 당신이 할 일입니까? 당신은 선하고 충효의 도리를 다하는 본연의 인간을 바라보고 기뻐해야 할 입장이 아닙니까? 그런데 당신은 당신에게 상처를 준 인간을 위해 정성을 들이다니요? 그것은 당신의 본래의 뜻이 아니지 않습니까?' 하면서 조롱한다는 것입니다.

타락한 자식을 찾아가는 부모는 타락한 자식이 당하는 수모 이상의 수욕을 당하는 것입니다. 자식이 당하는 부끄러움 이상의 부끄러움을 당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 부모를 바라보는 자식들은 타락한 인간 이하의 평을 받더라도 거기에 아무런 조건도 제시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이상의 비참한 일을 당하더라도 그런 자식을 찾아간 부모 앞에서는 변명할 도리가 없는 것입니다. 분하기는 하지만 거기에 반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반박하면 할수록 더더욱 비참해질 뿐입니다.

그런 사연을 바라보게 될 때, 하나님은 지금까지 잃어버린 아들딸, 진정한 의미에서 잃어버린 아들딸을 찾아 나오시는 것이요, 인간 역시 가운데 역사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참된 사람, 우리 모두의 행복의 기원이 될 수 있고 희망의 기점이 되는 자리에 설 수 있는 아들딸의 모습을 찾아 나오시는 것입니다. 잃어버린 당신의 세계를 다시 찾아 나오시는 것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을 사탄은 무한히도 괴롭히고 무한히도 조롱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