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집: 과학의 조화와 절대가치의 탐구 -0001년 11월 30일, Page #222 Search Speeches

인간과 우주만상의 존재의 시원(始原)

절대적인 가치를 찾으려면 인간과 우주만상의 존재의 시원(始原)을 밝히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주의 시발(始發)이 유(有)에서부터냐 무(無)에서부터냐 하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만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자연과학도, 사회과학도, 철학이나 종교도 무(無)의 세계에서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유(有)의 세계에서 어떤 원인적 존재를 찾고, 거기서 시발, 생성(生成)한 인간을 포함한 삼라만상의 존재와 운행의 원리를 찾으려는 것입니다. 결국 존재의 내용을 밝히고 존재물 사이의 관계를 지음으로써 모든 존재의 이유와 가치를 찾아 세우자는 것입니다.

물질형성에 필요한 최소단위가 원소라 할진대 이것부터가 유(有)라는 것으로 규정되는 것이니, 그 원소 형성의 기본도 무(無)일 수 없으며 절대유(絶對有)에서 시작했다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현대 과학은 물질의 최소단위인 원자까지도 그 근본 되는 어떤 힘에 의하여 존재한다고 보고 있으니, 그 힘도 역시 유(有)에서부터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극소(極小)에서 확대한 대우주요, 원인에서 시발한 결과라는 관점에서 생각할 때, 우리 인간도 어디까지나 원인적 존재가 아니라 결과적인 존재이므로 그 원인적인 존재가 반드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無)에서 유(有)가 발생했다는 일부 학자들의 비논리성을 시정하고, 발원적(發源的)인 절대유(絶對有)에서 소유(小有), 대유(大有)에로 생성·발전되었다는 논리체계를 세운다는 것은 지극히 과학적 존재가 선유(先有)하여 가지고 만유(萬有)의 원인이 되어 그 결과인 소유에서 대유까지를 연결하여 유기적으로 작용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종래의 진화론은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진화하려면 작용하여야 하며, 작용하려면 힘에 의해서만 되는데, 그러면 작용하면서 보다 큰 힘을 낳을 수 있느냐? 작용에서는 힘을 소모할 뿐 보다 큰 존재를 만들어 내는 힘이 생긴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것입니다. 힘은 작용하면 소모하게 되는 것이 원칙인데, 퇴화(退化)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진화(進化)될 수 있느냐가 문제이며, 보다 가치 있고 고차원적인 것으로 발전하는 방향성을 가질 수 있느냐가 문제입니다.